‘방패’ 역할에 머물러왔던 일본이 미국의 역할인 ‘창’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전직 미국 고위 관리들이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위협 속에 미일 군사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훨씬 긴밀히 운용돼 온 미한 군사동맹도 여기에 융합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13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이 ‘지휘 및 통제 구조’를 현대화하고 군의 상호 운영성과 계획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이 미일동맹이 맺어진 후 가장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강력한 미일동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하는 겁니까?
리처드 롤리스 전 부차관) 바이든 대통령의 말과 표현 방식을 살펴보면 우리는 이전까지는 없었던 미일 관계를 운용할 기회를 얻게 됐는데요. 사실 우리가 이를 잘 이행한다면, 장관급 2+2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가 될 겁니다. 또 이 고위급 합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운용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동맹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건 실제로 미한동맹이 훨씬 더 잘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역량 측면에서 훨씬 더 심도 있게 운용되고 있죠. 이제 미일 관계도 온전히 작동하는 동맹이 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해야 할 때입니다. 약 6개월에서 9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따라서 향후 몇 달 동안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진행자) 방금 롤리스 전 부차관이 말한 건 미일동맹을 미한동맹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건가요, 아니면 미한동맹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건가요?
시드니 사일러 전 국장) 롤리스 전 부차관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것이 실제로 우리 동맹인 일본과의 지휘 및 통제 소통방식을 통합하고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하지만 이것이 이렇게 오래 걸린 건 그걸 소홀히 했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현장에서의 실제 관계가 그랬기 때문이죠. 반면 정전협정 70년째를 맞은 한국에선 오늘 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있고 연합군 사령부가 정례 훈련을 실시해 통합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어요. 우리는 전쟁 계획이 있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방법과 다양한 연결 조직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미일동맹과 미한동맹을 비교하는 건 전혀 다른 것들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쪽이 다른 쪽보다 낫다거나 한쪽이 다른 쪽을 따라잡는다고 말하는 건 더 나쁘겠죠. 하지만 분명히 롤리스 전 부차관이 언급한 운영화 측면이 이번 미일 관계 진전에서 확실히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죠.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보호의 동맹’ 시대의 종언과 ‘투사의 동맹’ 시대를 선언했는데요. 그동안 전수방위에 묶여있던 일본 자위대에 기회를 허용하는 걸까요? 필요하다면 전쟁을 할 수 있는 군대로 말이죠.
롤리스 전 부차관)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투사’란 용어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건 단지 우리가 전통적으로 이런 상황이었단 걸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일본은 방패를, 미국은 검을 제공하는 상황요. 우리가 지금 깨닫고 있고, 일본이 이미 깨달은 것은 북한과 중국, 타이완 상황 하에서 일본이 단순히 방패 역할만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일본은 검의 일부가 돼야 합니다. 만약 검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면 통합 지휘 체계로 실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은 국방부 차원에서 통합군사령부를 창설함으로써 그들의 몫을 했어요. 관건은 우리도 거기에 통합돼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 동남아로 간다는 의미에서의 ‘투사’가 아니라 우리와 하나가 돼 실시간으로 함께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의 ‘투사’인 겁니다.
진행자) 미국과 일본은 새로운 협력 분야로 방위산업협의회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방위산업에 있어서 절대 강자인데도 일본과 이런 공조를 하는 이유는 뭐죠? 미국이 향후 한국과도 이런 협력을 하게 될까요?
사일러 전 국장) 일본과의 협력에서 핵심은 일본의 고유한 역량과 첨단기술 전문성을 활용하는 겁니다. 현대전에 직접 적용할 다양한 기술에서요. 미일 양국의 군사력 향상에 매우 중요하죠. 그리고 ‘방위산업협력획득지원에 관한 포럼(DICAS)’을 통해 우리는 속도를 낼 수 있죠. 이것은 매우 다른 접근 방식입니다. 그처럼 촉박하게 국내 기술을 군사력 강화에 활용한다는 측면에서요. 미국은 이런 분야에서 한국과는 오랫동안 협력해 온 경험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DICAS는 일본과 미국 군사기술협력에 적용되는데요. 한국과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형태는 다르지만요.
진행자) 한국은 일본과 과거사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은 군국주의를 추구했고, 지금 다시 국방력 증강을 꾀하고 있는데요. 그런 변화가 미일 관계, 한일 관계, 미한 관계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을까요?
롤리스 전 부차관) 좋은 지적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기 전에 그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일본인들과 한국인들이 훨씬 더 가까워질 기회가 지금 왔습니다. 이미 진작에 그렇게 됐어야죠.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정치가 거기에 미치지 못했죠. 정치적 상황이 있고, 위협이 존재합니다. 중국과 북한은 매일 우리에게 그 점을 상기시킵니다. 한국을 안심시킬 수 있는 길은 일본이 기꺼이 나서는 것입니다. 한국을 안심시킬 방법은 오늘날 한국인들과 일본인들 사이에 더 깊은 통합을 구축하는 겁니다.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사일러 전 국장) 그런 우려는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한 국가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걸 마주 앉아 얘기할 때면 말이죠. 일본 군국주의화에 대한 역사적 우려를 고려하면 특히 그렇습니다.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한국을 점령하겠다고 위협하는 북한과 역내에 위험을 야기하는 중국을 마주한 상황에서요. 그래서 전 이것이 진보 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미국과의 협력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요. 또 대중국 정책과 일본의 군사 대국화 가운데 한일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마주 앉아 새로운 위협과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긴밀히 논의할 수 있어요.
진행자) 사실 일본과 한국의 대중 접근법이 미국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는데요. 그래서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균형점을 모색하려는 거고요. 미국은 일본과 한국이 중국과 갖는 특수 관계를 무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한중일 협력에 있어서, 그 선을 넘으면 ‘미국의 이해를 해친다’는 레드라인이 있다고 보세요?
사일러 전 국장) 레드라인 설정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려해야 할 부문이 있죠. 특히 경제 안보와 공급망 영역에서요. 단기적 경제적 이익 때문에 장기적 전략적 의미를 보지 못하는 영역도 있고요. 미국, 한국, 일본을 포함해 중국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들이 중국과 맺는 관계에 있어서 말이죠. 지난 수년간 일어난 일들은 대부분 중국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예요. 중국의 행동이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의 협력을 끌어냈어요. 이건 군사 블록을 구축해 중국을 봉쇄하려는 게 아녜요. 인도 태평양 전역에서 더 평화롭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중국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견해 차이는 국가적, 상업적 이익의 차이를 반영하죠. 하지만 저는 미한일 3국의 방향과 의견 차이가 90도 벌어져 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이 모든 분야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요. 우리가 반도체와 다른 영역에서 한국과 함께 이미 증명해 보였듯이요. 이 모든 분야는 해결할 수 있어요. 우리가 단합해 중국에 대응하면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요. 우리가 중국을 일대일로 상대할 때 비해서 말이죠.
진행자) 몇 년 전 한국 고위 관리들이 한국은 협력 국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미국 정부는 한국의 선택은 미국과 동맹을 맺을 때 이미 정해졌다고 단호히 말했죠.
사일러 전 국장) 그건 맞는 말이죠. 심지어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규칙에 기반한 질서, 국제 자유주의 세계 질서의 근간이 되는 가치와 원칙이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 인권을 존중하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에 매력적이죠. 당연히 자본 측면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고요. 그 부분에 있어선 (미중 간) 도덕적 등가성이 없죠. 한국은 오랜 세월 동안 미국에 국방 안보 협력을 의존해 왔어요. 우리는 또한 가치도 공유하고 있고요. 그래서 한국인들은 항상 미국을 동맹으로 선호할 겁니다.
진행자) 한국이 미국 일본과의 강화된 안보동맹에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앞서 일부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미국, 일본과 같은 입장을 취하지 않은 적도 있고요. 미국이 일본이나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거는 기대나 신뢰 수준이 다르다고 보세요? 미국의 진짜 속내요.
롤리스 전 부차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한국 정치권은 현실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은 말이죠, 북한이 한국을 침략하면 일본은 첫날부터가 아니라 바로 첫 시간부터 개입할 겁니다. 우리는 한국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힘을 투사해야만 합니다. 그게 오늘날 현실이에요. 그리고 북한은 한국에서 누군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까 봐 한국을 장애물이자 적, 말하자면 ‘제1의 적대국’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죠. 그들은 의심의 여지를 없앴어요. 혹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핵심은 일본은 항상 한국 방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늘 그럴 거고요. 그래서 우리는 미일 관계를 개선하면서 우리는 한국과 어느 정도 동반자적 통합을 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 단기적 목표가 돼야 합니다.
사일러 전 국장) 분석적으로 덧붙이자면 남북 관계, 납북자 문제, 북한 인권과 비핵화 문제 등 이 모든 중요한 문제들은 다른 세 분야에서 진전이 없다면 어느 한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납북자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린 북한이라면 한국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또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무대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도 검토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비핵화 결정을 하지 않은 북한이라면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일시적인 양보를 끌어내려고 이런 방안들 중 하나 이상을 추구하면서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대화에 진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진행자) 중국 덕분에 일본, 한국, 필리핀,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에서 미국의 촘촘한 동맹 체제가 강화됐는데요. 비용을 따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도 과연 지속될 수 있을지 회의론도 있습니다. 동맹의 결속이 약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같은 생각인가요?
롤리스 전 부차관) 꼭 그렇진 않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과 그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사실 거의 경험에 따른 건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엇을 하려는지 예상하려는 사람들이 대개 그러죠. 그가 어떤 결정을 할지 확실하게 예상할 수 없어요. 저는 그가 적시에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하노이에서 있었던 일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요.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건 지극히 합리적이었어요.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하지만, 북한이 그 회담을 폐기해 버렸어요. 타협하거나 적절하게 협상하려는 모든 노력에도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협상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형편없는 협상이란 걸 간파하고 일어서서 정중하게 협상 테이블을 떠났습니다. 바로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북한을 상대해야 해요.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시 한국에 많은 비용 분담을 요구했는데요. 오히려 미국이 실제로는 한국을 동맹으로 원한다는 방증 아닐까요?
사일러 전 국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네요. 한국과의 동맹과 미국의 해외 안보 공약은 미국인들에게 어느 정도 정당화돼야 합니다. 외교 정책은 국가 안보 전문가들이 앉아서 얘기할 때 전후 맥락이 있어야 해요. 우리는 동맹의 가치와 글로벌 위협,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와의 협력, 다자 외교에 대해 이해하죠.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겐 당연해요. 그러나 일반 미국 시민들은 ‘한반도에 미군 2만 8천500명을 주둔시키는 게 왜 미국에 이익이지?’라고 말해요. 우리가 그에 대해 답할 준비가 돼있는 게 나쁠 건 없죠.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던 건 맞아요. 그건 매우 이례적이었고 쉬운 협상은 아니었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국제적 시각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였어요.
진행자) 미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북한에 관한 언급을 보면요. 기시다 총리의 북한과의 대화 개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처음으로 지지를 표명한 건데요.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보세요?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는 건가요?
사일러 전 국장)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죠.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접촉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지속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김여정과 최선희 외무상 모두 공개 성명을 통해 납북자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란 점을 매우 분명하게 밝혔는데요. 만약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계속 고집한다면 북한 입장에선 그런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제 분석으로는 그렇습니다. 만약 북한이 어떤 다른 진전을 낸다면 그건 즉각적 이득을 취할 목적일 거예요. 실제로는 일본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그러는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는데요. 동맹의 접근법을 지지하고 북한과의 대화에 항상 열려있다는 이 정부의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있어서요. 대화의 문으로 나오길 거부하는 쪽은 북한입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려는 주된 이유로 납북자 문제를 꼽는데요. 하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일본에 가장 큰 불똥이 튀는 만큼 일본이 국내용인 납북자 문제보다 오히려 안보 문제 때문에 북한과 대화하려는 건 아닐까요?
롤리스 전 부차관) 좋은 질문이네요. 사실 일본 총리 주변의 국가 안보 참모들은 모두 북한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북한과 어떤 진전을 이룰 거라는 헛된 희망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납북자 문제는 정치권 전체의 관심사입니다. 따라서 일본에선 누가 집권하든 납치 문제는 공개적으로 제기돼 논의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일본의 진보 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북한과 관여할 때 납치 문제를 내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득 될 게 없어요. 그래서 일본이 그렇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말씀드렸듯이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단 걸 인정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북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일본이 납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걸 달가워할까요? 미국은 일본이 북한에 긴장 완화나 비핵화에 관해서도 얘기하길 원하지 않을까요?
사일러 전 국장) 흥미로운 질문인데요. 왜냐하면 정상들 간의 논의에 어떻게 화제와 쟁점들이 제시되는지 그리고 일본에 대한 위협을 다루지 않고 북한과 어떻게 신뢰할 만한 대화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인데요. 북한이 일본에 야기하고 있는 위협을 다루지 않고 말이죠. 특히 중거리 탄도미사일, 그리고 북한이 한국에 가한다고 주장하는 핵 위협이 일본에도 똑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루지 않고 말이에요. 특히 북한은 일본에 무엇을 요구할까요? 한국 방어에 필수적인 주일미군기지를 사용 못 하게 해달라고 할까요? 일본은 납북자 문제가 핵심 이슈이자 주요 이슈가 될 거라고 얘기하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슈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되는 건 아닙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수십억 달러의 배상금, 즉 1965년 한일 협정에 따라 한국이 받았던 것처럼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배상금이 북한에 지급되기 전에 위협 감소에 있어서 어떤 신뢰할 만한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배상금이 더 강력하고 질적, 양적으로 진전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일본도 그것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지 않을 겁니다.
진행자) 만약 정상회담이 성사돼 북일 관계가 정말 가까워지고 심지어 관계 정상화까지 논의한다면 그런 진전은 미국이 견제하지 않을까요? 수십 년 전에 그런 분위기가 있었잖아요.
롤리스 전 부차관) 지금은 아시아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사람들은 훨씬 더 현실적입니다. 사람들은 훨씬 빨리 핵심을 파악하죠. 일본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 우리보다 너무 앞서 나가거나 우리와 보조를 맞추지 않을 가능성이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국도 북일 간 대화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그저 표현처럼 이득을 취하려는 것일 뿐이에요. 모두가 훨씬 더 영리합니다.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북한을 상대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