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스라엘 방공 전략서 교훈 얻어야∙∙∙미한일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 필요”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이 14일 이란의 공격 뒤 가동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습을 효과적으로 방어한 것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협력해 오랫동안 방공망을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점증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한일이 통합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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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스라엘 방공 전략서 교훈 얻어야∙∙∙미한일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 필요”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6일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사태가 한반도 안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도 이스라엘처럼 미사일 방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srael has been developing missile defense capabilities along with the United States for more than two decades. And you know, frankly the alliance on the Korean Peninsula has been slow to develop. And of course, Koreans in the South have protested against Thaad deployment. And so you know, people need to realize the importance of missile defense and that's something that South Korea should be emphasizing with the Korean people in the South, every single missile defense capability, South Korean, US and Japan can contribute to the defense of all the Korean people in the South.”

맥스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란의 공습을 방어해낸 이스라엘처럼 한국도 북한의 공습에 대한 방어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20년 이상 미국과 함께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개발해 왔지만, 이에 비해 미한동맹은 관련 발전이 더디게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7년 4월29일 한국 서울의 미국대사관 주변에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어 과거 한국이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반대 시위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는 미국, 한국, 일본이 보유한 모든 미사일 방어 역량이 한국 방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또 북한이 장사정포와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인공격기 드론 등을 이용해 공습한다면 한국의 피해는 막심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미국∙일본과 함께 통합 미사일 방어에 기여하고 참여하기로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e Korean people in the South have to realize that you must invest in these defensive capabilities, and the Korean Government must decide to contribute and participate in integrated missile defense with the United States and with Japan. (중략) And we need to integrate with Japan and the US so that all of our intelligence, all of our targeting systems and all of our missile defense capabilities are integrated to be able to optimize the ability to destroy North Korean incoming missiles.”

아울러 “한국은 미국, 일본과 모든 정보 및 표적 시스템, 미사일 방어 역량을 통합해 북한의 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4일 이스라엘 중부에서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아이언 돔 지대공 요격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란이 지난 주말 드론 185대와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미사일 110기 등 300기 이상을 발사했지만 이 가운데 99%를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에 이어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각종 미사일을 동원한 소나기 공격을 퍼부은 것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망 돌파를 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이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다수의 장사정포를 배치하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과 드론 공격을 시도하는 북한 역시 유사 시 한국에 이와 비슷한 형태의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이란 공습이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망이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라면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에도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은 북한의 드론 공격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n the case of this last Iranian attack against Israel, most of the drones were destroyed by aircraft, not by missile interceptors. But of course the aircraft had it took the drones several hours to reach Israel, so that gave the defenders, gave the fighter planes much more time to destroy them over Saudi and Jordanian air space before they even got close to Israel. Obviously that wouldn't be the case with North Korea because the drones would enter into South Korean air space very quickly. So that makes the task of defending against them is more difficult.”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은 대부분 미사일 요격기가 아닌 항공기에 의해 파괴됐으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 비행 거리가 길어 드론이 이스라엘에 도달하기도 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상공에서 격추됐다는 것입니다.

반면 “북한 드론은 한국 영공에 매우 빠르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방어가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2월 북한 드론 5대가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침공해 한국군이 코브라 공격 헬기로 기관포 사격을 가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또 드론보다도 한국에 대한 더 큰 위협은 비무장지대에 집중 배치된 장사정포와 로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배치한 포와 로켓이 너무 많기 때문에 아이언 돔 같은 요격 시스템이 있더라도 모두 요격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요격 시스템이)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만 많은 포탄과 드론이 타격 목표물과 서울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ut the big threat to South Korea is really artillery and rockets, and that there are so many that North Korea has deployed in the DMZ that it would be, you know, very difficult to intercept all of them, even with an Iron Dome type system, which would certainly be helpful. But it, you know, couldn't stop many artillery and drones from reaching targets and Seoul.”

실제로 북한은 1천100여 문의 장사정포를 DMZ 인근 최전방 지역에 배치해 놨고, 수도권을 겨냥한 장사정포는 개전 1시간 내에 최대 1만6천 발의 포탄과 로켓탄을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나 아이언 빔 같은 요격 시스템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북한의 대규모 포 공격에 큰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ure, it could be that the problem that South Korea faces is that it's facing a large number of missiles and artillery as well, and the large number of artillery is such that it just the numbers are a problem. I mean, Iron Dome is just not, it's not inexpensive. And so one has to ask, even with Israel, to what extent did this attack exhaust a lot of the interceptors that Israel had available and that they need to now be replenished?”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과 포가 많다는 것”이며 “포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이 보유한 아이언 돔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비용 문제가 뒤따를 것이라면서 “아이언 돔은 저렴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 이란이 이번 이스라엘 공습에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북한 노동 미사일 계열의 ‘샤히브 31’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그럴 경우 방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북한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question is, does North Korea launch an attack with more advanced missiles like the KN-23 an Iskander like missile or with a hypersonic missile? Or does it launch older Scud and Nodong missiles if it launches the latter like what I suspect happened with the Iran, many of those are going to get shot down, but if North Korea uses its much better missiles and they're really good, as Kim Jong-un is suggesting, they would be, then that's a different challenge.”

북한이 지난 2019년 7월25일 호반반도 일대에서 KN-23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을 고려할 때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미사일’로 공격한다면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미 국방장관실 대량살상무기(WMD) 특별 고문을 역임한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주는 핵심 교훈은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가 작동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드론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요격 체계가 있고, 그것이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think the key lesson is that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s work. You know that I mean to me that's the biggest lesson is between Ukraine and between what happened over the weekend is if you're able to feel the credible architecture that can intercept drones, cruise missiles, ballistic missiles, aircraft, it can be highly successful.”

피터스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을 통해 “한국도 이지스 구축함과 사드(THAAD), 패트리엇(PAC-3), 애로우(Arrow∙화살) 시스템과 같은 것들이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또 이스라엘은 이란과 거리가 멀어 대비할 시간이 있었던 데 반해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한국은 공격에 대비할 시간은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리적으로 방어망 구축에 유리한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도시화가 잘 돼있고, 사드, 이지스, 패트리엇 등 하층 및 지점 방어 시스템과 전국 주요 거점 주변의 다른 방공 체계를 갖춘 상대적으로 조밀한 국가”라며 “투자만 한다면 한국 주변에 거의 뚫을 수 없는 방어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f I were South Korea looking at the expansion of the North Korean ballistic and cruise missile program, I would continue to invest in missile defenses for South Korea. The geography works to South Korea's favor. They'll have much less warning than what the Israelis did Saturday night. But that said the geography because Korea is a relatively compact nation that's highly urbanized having an underlayer and point defense system with Thaads and aegis and patriots as well as some other systems around key nodes around the country. You can darn near create an almost impenetrable shield around South Korea if they make the investments.”

피터스 연구원은 “한국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드론은 심각한 문제이지만 관리 가능한 문제이고, 15킬로톤(kt)의 탄두를 실은 순항미사일보다는 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값싼 드론의 벌떼 공격 등과 관련해선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에서 전자기파를 방출해 드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이 같은 방어 전략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대응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