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또다시 전화 통화를 하고 가자지구 휴전 방안과 인질 석방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 활동을 재개합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기존 3개 의석을 모두 잃는 참패를 당했습니다.구소련 국가인 조지아에서 ‘외국 대리인’ 법안 반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가자지구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지금 7개월 가까이 가자지구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다시 사태를 논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통화하고, 아직도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의 석방 문제와 휴전 협상에 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통화는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두 정상의 대화 내용도 공개됐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통화 후 보도문을 내놨는데요. 보도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과 드론 수백 대를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고요. 이에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확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이 이스라엘의 추가 공세가 없으면 대응하지 않겠다고 물러서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은 이스라엘의 맹방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불어 두 정상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즉각적인 휴전과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 내용과 과정을 검토했는데요. 사실상 이날(28일) 전화 통화의 주요 의제였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날 통화 내용의 약 4분의 3이 휴전과 인질 협상 문제였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 대화에서 좀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백악관 보도문에는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 촉구, 인도주의적 지원의 시급성 등 원론적인 이야기만 담겨 있고요. 자세한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과 인도주의적 구호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하마스가 즉각 남아 있는 인질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앞서 요구했던 공동성명을 언급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국제 사회 지도자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을 말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등 18개국 지도자들은 지난주 인질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인질들은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다고 강조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타결되면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 적대행위 종식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일단 인질 석방이 먼저라는 입장인가요?
기자) 그렇게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28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계획에 관해서는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는 지금 100만 명 넘는 난민들이 몰려 있는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지상전을 전개하면 참혹한 인도적 재앙을 맞게 될 거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하마스 측에서는 새로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네. 한 하마스 고위 관리는 28일 AFP 통신에, 하마스는 최근의 휴전 협상과 관련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AFP에 “이스라엘의 새로운 장애물이 없다면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는데요. 협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이 제안한 6주 휴전에 하마스가 남아 있는 인질 가운데 약 40명을 석방하는 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하마스와 아랍 국가들은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다시 중동을 방문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이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이스라엘을 잇달아 방문하고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합니다. 사우디에서는 걸프협력회의(GCC) 외무장관 회의와 세계경제포럼(WEF)의 가자 분쟁 관련 특별회의가 열립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의 주요 발언 내용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29일 GCC 외무장관들에게 이스라엘에 포위된 가자지구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재앙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질들을 석방하는 휴전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요한 국제구호단체가 인도적 구호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구호단체인 월드센트럴키친(WCK)이
이달 초 이스라엘의 오폭으로 구호요원 7명이 사망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활동을 중단했었는데요. WCK는 29일 구호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활동을 중단하기 전,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가자지구에 4천300만 끼 이상의 식사를 배급했는데요. 이는 국제 NGO 전체 지원의 약 62%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WCK 측은 지금 약 800만 명분의 식량을 실은 구호 트럭 276대가 준비됐다며, 요르단을 통해서도 가자지구로 들어갈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이 보궐선거를 치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8일 일본에서 중의원 보궐선거가 있었습니다.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이날 치른 3개 보궐선거 중 1개 선거구에만 후보를 내놨었는데요. 하지만 여기서 입헌민주당(민주당) 후보에게 지면서 후보를 내놓지 않은 2개 선거구를 포함해,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보궐선거를 치른 3개 지역이 어디였습니까?
기자) 시마네현 1선거구, 도쿄도 15 선거구, 나가사키현 3선거구 등 세 곳이었는데요. 모두 기존에 자민당이 보유한 선거구들입니다. 이 가운데 시마네 1구는 호소다 히로유키 의원이 사망하면서 공석이 됐고요. 다른 2개 선거구는 기존의 자민당 의원들이 비자금 의혹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나 공석이 됐습니다.
진행자) 집권 자민당이 1개 선거구에만 후보를 내놓은 게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자민당은 현재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서 워낙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자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고요. 시마네 1선거구에 집중해 후보를 내놓기로 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 보궐선거는 자민당 비자금 파문에 대한 일본 유권자들의 심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보궐선거에서 유일하게 후보를 내놓은 선거구마저 자민당이 패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시마네는 일본에서는 자민당의 텃밭으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선거 유세 기간 시마네현을 방문해 적극적인 지원 활동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자민당이 내세운 후보가 제1야당인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패하면서 기시다 총리 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2개 선거구에서는 누가 승리했습니까?
기자)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기시다 내각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올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오는 9월에 3년 임기 총재 선거를 치릅니다. 하지만 일부 매체는 자민당 내부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얼굴을 내세워 다음 총선을 치르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죠?
기자) 네. 스가 전 총리도 지난 2021년 4월 열린 중의원,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하면서 그해 9월 열린 당총재 선거 출마를 포기한 바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대규모 당 부패 스캔들이 터진 후 급락하는 지지율과 싸워왔는데요. 일부 장관과 당 간부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치 개혁을 다짐하고는 있지만,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이는 퇴진 위기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자민당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기자들에게, 엄중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정치 개혁과 과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구소련 국가인 조지아로 가보겠습니다. 논란 많은 법안 때문에 나라가 연일 시끄럽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국 대리인’ 법안을 둘러싸고 시위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시위는 수도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학원가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28일에도 트빌리시 도심에서는 수천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이 왜 논란이 되는 거죠?
기자) 법안은 해외에서 자금의 20% 이상을 지원 받는 조직은 ‘외국 대리인’으로 의무적으로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조지아 야권과 시민 운동가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많은 비정부 조직이 폐쇄되는 등 정치적 탄압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도 비슷한 법이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많은 나라에 외국 대리인의 활동이나 범위 등에 관한 규정이나 관련 법이 마련돼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외국 대리인법을 계속 개정하고 단속을 강화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외국 대리인법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과 단체, 민주화 운동가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 시위자들도 그런 일을 우려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아 야당은 아예 해당 법안을 ‘러시아 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시위자들은 이 법안이 권위주의적이며, 러시아로부터 영감을 받은 거라고 비난하고 있는데요. 한 시위자는 로이터 통신에 “조지아를 위해 많은 좋은 일을 해온 수백 개의 비영리 단체(NGO)들이 오명을 쓰고 폐쇄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이 법률로 확정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거죠?
기자) 조지아 의회에서 세 번의 독회를 거쳐야 하고요. 이 법안에 반대하는 대통령의 거부권이라는 관문도 통과해야 합니다. 현재 조지아 의회는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친미, 친유럽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하지만 조지아 의회는 재표결을 통해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화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의 외국 대리인 법안은 지금 어느 단계에 놓여 있습니까?
기자) 지난 17일 1차 독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지 않은 소동도 벌어졌는데요. 법안 추진을 강행하는 ‘조지아의 꿈’ 대표가 연단에서 관련 설명을 하고 있을 때, 한 야당 의원이 갑자기 올라가 얼굴을 가격한 겁니다. 여기에 다른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더 큰 소동으로 비화했습니다. 법안 반대자들은 의회가 1차 독회를 승인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주일 넘게 밤마다 의회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조지아의 꿈’은 지난해에도 이 법안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을 추진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에도 법안을 추진했다가 국내의 거센 반발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철회한 바 있습니다. ‘조지아의 꿈’은 이 법안이 NGO 들의 투명성을 증진시키고, 외국인들에 의한 소위 ‘사이비 자유주의 가치’와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조지아는 유럽연합(EU)가입을 희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구소련 국가인 조지아는 오래전부터 EU 가입을 추진해왔습니다. EU는 지난해 조지아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는데요. 가입 협상에 앞서 조지아의 선거제도 개혁, 언론자유 신장 등의 선행 조건이 요구됩니다. 앞서 EU는 1차 독회 후 발표한 성명에서, 해당 법안은 조지아가 EU로 가는 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이는 EU의 핵심 규범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