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북한의 자사 캐릭터 무단 사용 가능성에 “심각하게 인식”

‘토이스토리’의 캐릭터 ‘랏소 베어’. 사진 = Disney Store 웹사이트 캡처.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미국의 월트 디즈니가 북한의 자사 캐릭터 무단 사용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적재산권 무단 사용에 강력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디즈니가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디즈니, 북한의 자사 캐릭터 무단 사용 가능성에 “심각하게 인식”

디즈니사는 북한이 자사의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단 도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침해 의심 보고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디즈니 법무팀] “We protect our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vigorously and we take reports of suspected infringements seriously. However, as you can appreciate, investigations are confidential. We neither reveal our sources nor generally correspond further with them about any investigation.”

이어 다만 “조사는 기밀”이라면서 “당사는 조사 출처를 밝히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어떤 조사와 관련해서도 그들과 더 이상 접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발간한 ‘2024 봄철피복전시회’ 사진에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캐릭터 ‘랏소 베어’가 그려진 티셔츠가 포착됐습니다.

미키 마우스와 백설공주 등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사는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매우 강력하게 대응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제품이 포착되면서 무단 도용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평양 시내 촬영 영상에서는 한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출동! 슈퍼윙스’의 등장인물들이 그려진 풍선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극장에서 상영된 '옥토넛' 영화 속 캐릭터들. (자료사진)

또 3월에도 북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러시아 여성이 자신의 사회연결망 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양 쇼핑몰 내부 모습을 공개했는데, 어린이용 대형 미끄럼틀에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었습니다.

이에 대해 ‘옥토넛’의 원저자 ‘메오미’ 측은 VOA에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면서 “추가 조사 진행을 위해 해당 정보를 저작권 보유 업체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뽀로로 인형 앞에서 사진을 찍는 어린이들(자료사진)

또 한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가 북한에서 아동용 인형과 보육시설의 미끄럼틀에 사용되고 있는 모습이 2011년과 2014년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습니다.

아울러 지난 2022년 공개한 기록 영화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어린 아이들에게 제공한 식기에 미국과 영국, 일본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모습이 포착돼 저작권 침해 사례로 지적됐었습니다.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각국의 법률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저작권법을 통해 원저자의 허가나 라이선스 계약이 없는 저작권의 무단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