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가자지구 전쟁 학살 아냐, 하마스는 휴전협상에 복귀해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아이들이 냄비를 들고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작전 중에 발생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인명 피해를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로 보지 않는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 말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우리(미국)는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제노사이드라고 믿지 않는다”며 “그렇게 규정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거부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제노사이드의 의미는 ‘의도성(intent)’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위험한 상황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하마스는 민간지역 지하에 대규모 군사용 터널망을 구축했다”고 지적하고 “그것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포화 속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전례없는 부담을 지고 싸우고 있다”면서 “하마스는 인질을 활용하고, 학교를 비롯한 민간 시설을 군사적 목적에 끌어들였다”고 비판했습니다.

◼︎ “인질 석방하면 지금 휴전 가능”

설리번 보좌관은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해법에 관해 “하마스가 인질을 풀어준다면 가자지구에 지금 바로 휴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는 하마스가 협상에 복귀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격퇴를 위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을 벌이겠다고 예고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라파 침공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1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주민이 이스라엘 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 앞에 앉아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작전을 벌이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2국가 해법’ 강조

설리번 보좌관은 이에 관해, “하마스를 격퇴할 더 나은 방법을 놓고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은 하마스를 격퇴하고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에게 정의가 실현되기 원한다는 점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분명히 했다"면서 “이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적 압박은 필요하지만 하마스를 완전히 물리치기에는 충분치 않다"면서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계획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테러리스트는 계속 돌아오고 이스라엘은 여전히 위협에 시달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궁극적으로 2국가 해법이 강력하고 안전한 유대인의 민주주의 국가를 보장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존엄과 안보, 번영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방안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측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