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원을 겨냥한 신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북한 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의 흐름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이사회가 31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 관련 제재 회피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그리고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에 연루된 개인 6명 및 기관 3곳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EU 관보에 따르면 개인 제재 대상자로는 김경남과 안세호, 송림, 김철석, 림용혁 등 북한인 5명과 러시아인 올레그 코제먀코가 명단에 올랐습니다.
김경남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는 북한 주요 외환은행인 조선무역은행(FTB) 대표로 북한 불법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EU는 밝혔습니다.
안세호는 지난해 12월 폐쇄된 아프리카 기니 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 출신의 외교관으로 2022년 아프리카 말리 탄약공장 건설에 관여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김철석은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정찰총국 소속 정보원으로 2020년 중반부터 캄보디아에서 불법 활동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등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과 북한 불법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EU는 지적했습니다.
림용혁은 북한 무기수출회사로 유엔 제재 대상인 시리아 주재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 부대표이고, 송림은 북한 로켓 공업성 산하 합장강무역회사와 직접 연결된 비류강해외기술협력회사 소속 기술정보(IT) 개발부 책임자로 북한 불법 프로그램에 직접 관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개인 제재 대상자인 올레그 코제먀코는 러시아 연해주 주지사로 2023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김 위원장에게 무기류 및 군복을 선물로 전달했으며 이런 물자는 간접적인 대북 기술 이전으로 간주된다고 EU는 밝혔습니다.
기관 제재 대상으로는 핵과 미사일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기관인 합장강무역회사와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을 담당하는 조선남강무역회사 등 북한 기관 2곳과 북한 무기 및 탄약의 러시아 이전에 연루된 러시아 항구 터미널 운영사 보스토치나야 항만회사 등 러시아 기관 1곳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제재 대상은 EU 내 자산 동결 조치를 받게 되며 명단에 오른 개인에게는 EU 회원국 입국 금지 조치가 적용됩니다.
EU는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부품과 금융 및 지식의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국제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관련국과의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The EU is determined to prevent the flow of components, finance and knowledge that could be used by the DPRK to support the development of its nuclear,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The EU urges the DPRK to cease destabilising actions, comp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international law and resume dialogue with relevant parties.”
북한이 올해 들어서 최소 2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보도자료] “From 1 January 2024 until 30 May 2024, the DPRK launched at least 22 ballistic missiles. The EU has repeatedly condemned the DPRK for such activities, and called on Pyongyang to cease these illegal and dangerous launches, which blatantly violat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undermine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s well as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이어 “EU는 북한의 이런 활동을 반복해서 규탄했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 및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이런 불법적이고 위험한 발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제재로 EU가 북한 관련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개인은 총 77명, 기관은 20곳으로 늘었습니다.
EU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별도로 2009년부터 대북 독자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7일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해 실패했습니다
이어 사흘 만인 30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의 구체적인 무기 거래 정황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