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답변에 이스라엘 "휴전안 거부하는 것"...프랑스 공화당 대표, 극우정당과 연대 지지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오른쪽)과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 지야드 알나할라즈가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집트, 카타르 중재자들과 만나기 앞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자료 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가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여전히 각자 입장을 내세우며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공화당 대표가 프랑스 정치권의 오랜 암묵적 합의를 깨고 극우 정당과의 연대 의사를 밝혀 프랑스 정가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는 소식, 함께 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휴전 결의안을 채택하고, 가자지구 휴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별 진전이 없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는데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답변이 거부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하마스 측의 답변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 거죠?

기자) 답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는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다고만 밝히고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지하드 타하 하마스 대변인은 ‘AP’ 통신에 자신들의 답변에 “휴전, 철수, 재건, (수감자) 교환을 확인하는 수정안”이 포함됐다고만 말했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영구적인 휴전, 라파를 포함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대 철수를 위한 새로운 일정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휴전 과정에 하마스가 원하는 일정이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는 1단계 휴전에 앞서 종전과 이스라엘의 철군 시점을 분명히 하길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마스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답변에는 가자지구에서의 적대 행위 영구 종식, 이스라엘 군의 철수, 팔레스타인 영토 재건,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석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하마스가 요구해 온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 관계자는 팔레스타인의 오랜 요구를 반복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이전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며 이제 공은 이스라엘 쪽에 넘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지도부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있습니까?

기자) 네. 하마스 정치국의 이자트 알리쉬크 위원은 12일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답변은 “책임감 있고 진지하며 긍정적”이며, 합의를 위한 “넓은 길을 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답변을 사실상 거부로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는 11일 중재국들을 통해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다며, 하마스가 “중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모든 변수를 변경했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또 ‘로이터’ 통신에 “하마스가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인질 석방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시 말해 하마스가 새로운 조건으로 역제안을 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이스라엘이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 하마스만 찬성하면 된다고 말해왔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계속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스라엘 안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요?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 계획의 모든 내용을 공개한 게 아니라면서 하마스를 분쇄하기 전까지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부터 이스라엘이 휴전안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중재국들은 하마스의 답변에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중재국들인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정부는 일단 하마스의 답변을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하마스가 카타르와 이집트에 전달한 답변을 접수했으며, 지금 이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동을 순방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1일 이스라엘에 이어 12일에는 카타르를 방문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총리 겸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합의의 광범위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우리는 합의 이행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나는 그러 격차가 메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프랑스로 가보겠습니다. 유럽의회 선거 후 프랑스 정계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에 참패를 당한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전격 발표했는데요. 그러자 좌파와 우파 야당들이 공동전선을 꾀하며 연합세력을 규합하고 나서 프랑스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서도 중도 우파 ‘공화당’은 프랑스에서 가장 전통 있는 주류 정당인데요. 공화당도 극우 세력과의 연대 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공화당 전체 의견은 아닙니다. 에리크 시오티 공화당 대표가11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총선에서 “마린 르펜 의원이 있는 국민연합(RN)과의 연대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곧 실시되는 총선의 공화당 후보들이 국민연합과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해 공화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정치인들은 시오티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프랑스 주류 정당들 간에는 극우 세력이 득세하지 못하도록 힘을 합치는, 수십 년간 이어진 암묵적 합의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오티 대표가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과 연대 의사를 밝히자 공화당을 붕괴시키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필립 고셀린 공화당 의원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소한의 합의, 심지어 개인적 동맹조차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시오티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민연합(RN)은 시오티 대표 발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르펜 의원은 “극우 정당과의 협력을 거부하는 전통적인 우파 정당의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환영했습니다. 국민연합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30%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르펜 의원은 현재 보수적인 우파 의원들을 만나면서 공동전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좌파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좌파 정당들도 이념과 정치 색깔은 다르지만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동맹전선 구축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녹색당과 사회당, 공산당,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10일 동맹을 이루기로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누가 대표가 될 것인지 등 세부적인 합의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조기 총선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죠?

기자) 네. 이달 마지막 날인 6월 30일 1차 투표가 실시됩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선거구는 7월 2일 2차, 즉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 참패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는데요. 만일 패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프랑스는 대통령제로서 대통령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제1당에서 총리를 내기 때문에 만일 국민연합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정치 성향이 전혀 다른 총리와 함께 국정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승리를 자신하면서, 조기 총선은 국익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총선 전망과 관련한 여론조사가 있습니까?

기자) 네. 10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연합은 235석~265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는 현 88석에서 의석을 크게 늘리는 건데요. 하지만 전체 577석 가운데 과반인 289석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자동차 전시장에서 방문객들이 중국 BYD사의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결정했군요?

기자) 네. EU 집행위원회가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EU는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회사들에 보조금을 지원해 EU 회원국들의 자동차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고, 지난해 9월 조사에 들어갔었습니다.

진행자) 관세 인상 폭이 크다고요?

기자) 중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는 현행 10% 수준인데요.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최대 38%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추가 관세는 회사에 따라 다른데요. 예를 들어 ‘비야디(BYD)’는 17.4% 추가 관세가 적용되고요.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회사로 유명한 ‘지리(Geely)’는 20%, ‘상하이자동차(SAIC)’는 약 38% 추가 관세가 책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적용되는 건가요?

기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적용될 수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 당국과 “해결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접촉했다”고 밝혔는데요. 만일 논의가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새 관세율은 7월 4일부터 잠정적으로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당국과 아직 협의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군요.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EU 조사를 ‘전형적인 보호주의’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많이 보인다고 하죠?

기자) 네. 최근 몇 년간 EU 국가들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EU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가격이 싸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EU 관리들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덕분에 이들 회사가 유럽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 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경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착수한 조사 결과, 중국의 전기차 분야가 정부 보조금의 혜택을 누리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이는 유럽의 전기차 생산업자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결정했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전지, 철강, 알루미늄, 의료 장비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는데요. 전기차의 경우 현행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은 중국 기업들이 이익을 낼 필요가 없게 만들어 글로벌 무역에서 불공평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