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올해 나토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2%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는 나라가 23개국에 이를 전망입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왕실모독죄로 기소됐습니다.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최근 남중국해 긴장 상황에 관해 논의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백악관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이번 방문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맹 결속과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진행자) 나토 정상회의가 다음달 워싱턴에서 개최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7월 9일부터 11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리는데요. 올해 정상회의는 특히 나토 창설 75주년을 맞은데다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가 새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처음 열리는 정상회의기도 합니다. 현재 나토 회원국은 총 32개국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회동에서 어떤 논의를 했나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창설 75주년을 축하하면서, ‘기록적인 수’의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적어도 2%를 방위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리가 배운 교훈은 침략을 방어하고 억제하기 위해 함께 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지도력 아래 나토는 어느 때보다 크고 강하고 단결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는 나라들이 크게 늘었군요?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올해 GDP의 최소 2%를 방위비에 할당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회원국이 23개국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불과 6개국만 목표를 달성했던 2021년에 비하면 거의 4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들이 제 몫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판했던 대목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나토가 구시대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회원국들이 방위비 분담을 제대로 하지 않고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은 나토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고 있는데요. 나토에 대한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군요.
기자) 딱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나토 방위비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만일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회원국을 러시아가 침략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인지 물었던 익명의 유럽 지도자를 언급하면서, “나는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올해는 GDP 2% 방위비 목표를 달성하는 나라가 23개국으로 크게 늘었는데요. 회원국 가운데 특별히 주목할 만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네. 폴란드, 그리고 작은 나라인 에스토니아는 모두 올해 GDP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이 4%를 넘어섰거나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미국보다 높은 겁니다. 미국의 GDP 대비 국방비는 3.4%대입니다.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모두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들인데요. 이 같은 국방비 증액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주요 발언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17일) 백악관 방문에 앞서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에서 연설했는데요. 다음달 나토 정상회의의 목적은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예측 가능한 지원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나토 동맹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과 훈련 제공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역설적이게 보일 수도 있지만 평화를 향한 길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신뢰할 수 있는 더 많은 장기적인 지원은 모스크바로 하여금 우리를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할 것이며 결국 더 빨리 전쟁을 끝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휴전의 한 조건으로 제시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신속하게 가입하길 바라고 있는 상태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실상 조건부 ‘신속 가입’을 약속했습니다. 나토 정상들은 당시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회의 공동성명에서 “회원국들이 동의하고 가입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에 가입 초청장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명시했는데요. VOA 기자가 17일 스톨텐베르그 총장에게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빨리 원하는 바를 실현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답변이 나왔습니까?
기자) 원론적 답변이 나왔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초청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는데요. 또 반면, 러시아와 갈등이 있는 한 그렇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갈등을 계속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나토가 요구한 조건을 충족하고 나토와 상호 운용 가능한 표준을 충족하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적절한 때가 되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태국으로 가보겠습니다. 태국의 정국 혼란이 또 시작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18일 국왕 모욕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태국 법무부는 이날(18일) 탁신 전 총리를 국왕을 모욕한 왕실모독죄와 허위 정보를 유포한 컴퓨터범죄법 위반 혐의로 공식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탁신 전 총리 기소 과정에 한국 언론이 언급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태국 현지 언론매체들은 탁신 전 총리가 지난 2015년 한국 `조선일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문제가 됐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시 탁신 전 총리는 부정부패 의혹 등 각종 혐의와 함께 쿠데타로 물러나 해외도피 중이었는데요,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 연사로 초청됐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탁신 전 총리는 “태국 왕실 추밀원이 2014년 쿠데타를 지원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당시 총리도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왕실모독죄가 인정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최대 15년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올해 74세의 억만장자 탁신 전 총리는 기소 직후 보석을 신청했고요. 태국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재판 전 구금은 면했습니다. 태국 매체는 법원이 1만3천600달러의 보석금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태국 헌법재판소에서는 현 총리 해임 청원에 관한 심리가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태국 헌법재판소는 18일, 세타 타위신 총리와 제1야당인 전진당 관련 사건 심의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친군부 성향 상원의원 40명은 세타 총리가 탁신 전 총리 측근이자 과거 뇌물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을 각료로 임명하자 헌법에 위배된다며 총리 해임을 청원했습니다.
진행자) 태국 전진당 관련해서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전진당도 왕실모독죄 혐의입니다. 전진당은 지난 총선에서 개혁과 왕실모독죄 개정 등을 공약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며 제1당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당을 이끌었던 피타 림짜른닷 대표는 군부와 기득권 세력의 반대로 총리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후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군주제 훼손 혐의로 헌재에 전진당 해산을 청원했습니다.
진행자) 전 현직 총리 모두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고, 주요 정당도 해산 위기에 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헌재는 또 상원의원 선출 절차의 적법성 여부도 판단할 예정인데요.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선택한 정당과 정치인들이 왕실과 군부, 강력한 사법체계 아래서 반복적으로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일 헌재가 세타 총리 해임을 결정하면 새 총리 선출은 물론 내각을 구성하는 데도 몇 개월이 걸릴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번 주 남중국해(필리핀명: 서필리핀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이 충돌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는데요.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관련 논의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마리아 테레사 라자로 필리핀 외무차관이 17일 통화하고 중국의 ‘점증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캠벨 부장관은 또 미국과 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재확인했다고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의 골자가 뭔가요?
기자) 1951년 체결한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은 주요 분쟁에서 서로를 방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캠벨 부장관은 이 방위 조약이 “필리핀 군대, 공공 선박 또는 해안 경비대, 항공기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확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남중국해 어느 곳이든 적용된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필리핀 선박이 충돌한 당일, 바로 양국 정부가 대화를 가진 건데요. 당시 정황을 좀 전해 주시죠.
기자) 필리핀 정부 발표에 따르면, 17일 오전 식량과 보급품을 실은 필리핀 고무보트 2정이 남중국해에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중국명: 런아이자오)에 있는 군사 전초기지로 향하고 있었는데요. 중국 해군이 고의적인 고속 충돌로 고무보트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일대는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 해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중국해의 거의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은 이 수역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충돌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관리는 AP 통신에 적어도 8명이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그중 1명은 엄지 손가락을 잃었다고 합니다. 중국 해군은 고무보트 2정을 견인해 갔다가 내용물을 모두 파기한 후 바다에 버렸고요. 필리핀 해군이 나중에 이를 회수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해안경비대는 전적으로 이번 사건은 필리핀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필리핀 선박이 “중국의 반복되는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정상 항해 중이던 중국 선박을 향해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외국 선박과 외국인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소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 진입하는 모든 외국 선박에 대해 ‘치명적인 힘’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15일부터 강화한 방침을 적용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