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일 차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과 불법 난민 문제, 인공지능(AI) 등 현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가자 전쟁 발발 이래 처음으로 이슬람교 최대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에서 정기 순례(하지)가 시작됐습니다.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관리들은 참석할 수 없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정상회의가 오늘(14일)로 2일 차에 접어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3일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일째 진행됐습니다. 실질적인 회담은 오늘(14일)이 마지막 날인데요. 중국 관련 현안과 난민 문제, 인공지능(AI) 등의 의제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련 현안,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 보죠.
기자) 네. 우선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문제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해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과잉생산으로 글로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도 유럽연합(EU)이 불법 보조금 문제를 들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죠?
기자) 맞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1일, 다음 달부터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대해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서고 나왔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피하고 싶어 하는 모양새고요.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대응하는 방법을 놓고도 G7 안에 이견이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련해서 또 어떤 내용이 주목됩니까?
기자)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직접 제공하는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 방위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하며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주, 러시아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중국 기반 기업들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타이완 간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한 논의도 있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타이완의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했는데요. 라이 총통은 전임 차이잉원 총통과 마찬가지로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소속입니다.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 사흘 만에 타이완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등 무력시위로 타이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과 대치하는 빈도가 잦아지는 형국인데요. 점점 더 공격적인 중국에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둘쨋 날 의제에 인공지능(AI)도 포함됐다고요?
기자) 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AI에 관해 연설했습니다. 가톨릭 교황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AI 킬러 로봇 사용을 금지하자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은 오랫동안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불법 이민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주요 경로로,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G7 지도자들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입되는 불법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의 대응책을 촉구하고, 난민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 개발의 필요성에 관해 논의했고요. 가자지구 분쟁과 기후변화 문제 등도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정상회의 첫 날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최대 의제였는데요. 여러 가지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죠?
기자) 네. 우선 G7은 러시아의 동결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대출 형식으로 500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G7정상회의와 별도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새 안보협정이 체결됐고요. 일본과 우크라이나도 새 안보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새 안보협정이 10년짜리 장기 협정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정에 따라 미국은 향후 10년간 우크라이나 군에 지속적인 훈련을 제공하고 무기와 군 장비 생산 협력, 그 밖의 군사적 지원과 정보 공유 등을 진행할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는 특히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협정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양자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했는데, 주요 발언 내용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 안보협정은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신뢰할 수 있는 국방 및 억제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싸우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 동결자산에 관한 G7의 합의를 언급하면서,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도 알아보죠.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국의 안보협정을 “미국과 우크라이나 독립 이래 가장 강력한 합의”라고 말했는데요. 양국 간 협정은 안보에 관한 것이고, 인간 생명에 관한 합의이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조처에 관한 합의라면서, 전 세계에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G7정상들에게 따로 연설하는 시간도 있었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G7정상회의 연설에서 특히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 방향에 관한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폐허가 된 유럽을 재건하고 공산권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운용된 미국의 원조계획 ‘마셜 플랜’을 언급하면서, 그와 비슷하게 우크라이나 회복을 위한 명확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G7 정상회의 일정이 하루 더 남은 거죠?
기자) 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여러 지도자들은 14일 늦게 이탈리아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동성명 초안은 이미 만들어졌고요. 일부 문구에 이견이 있어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5일에는 주최국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가 G7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보겠습니다. 이슬람교의 정기 성지순례 (Hajj)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4일부터 ‘하지’가 시작됐는데요. 하지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반드시 행해야 하는 5가지 의무 중 하나입니다. 무슬림들은 신체 건강하고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반드시 일생에 한 번은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해야 합니다.
진행자) 메카와 메디나는 이슬람교의 성지들이죠?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와 메디나, 그리고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교의 3대 성지인데요. 예루살렘은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가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중동 갈등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올해 하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리고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통상 가자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집트 국경 라파 검문소를 거쳐 하지에 참가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라파 국경 검문소가 폐쇄됐기 때문에 메카 순례 여행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마찬가지 상황인가요?
기자)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서안지구에서는 약 4천200명이 메카에 도착했습니다. 또 사우디 정부는 특별히 가자전쟁에서 사망하거나 부상한 팔레스타인 가족 1천 명을 초청했습니다.
진행자) 가자 전쟁 와중에 열리는 하지인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위로와 연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순례자는 ‘AP’ 통신에 “우리는 무슬림들과 우리 나라, 국민, 무슬림 세계, 특별히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우디 당국은 하지 기간 어떠한 정치적 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하지에 참가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사우디 당국에 따르면 14일까지 이미 전 세계에서 150만 명 이상이 입국했는데요. 앞으로 사우디 국내 순례객들까지 합류하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사우디 당국은 올해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올해 하지는 19일까지 진행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지 기간, 각종 사고 소식도 들리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한된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압사 사고 등 인명 피해 소식이 종종 전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열리고 있어 일사병 등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회 소식 보겠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다음 달 파리 올림픽에 여성 3명, 남성 3명, 성별로 평등하게 구성된 팀이 출전하며, 파리 올림픽에 탈레반 관계자의 출입은 금지될 것이라고 IOC가 발표했습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이번 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성평등 팀을 원한다고 분명히 해왔으며, 그것이 우리의 요구이며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인권 탄압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021년 8월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통치하고 있는데요. 재집권 초기에는 여성들의 교육을 약속하는 등 전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재집권 3년째를 맞고 있는 지금, 다시 엄격한 ‘샤리아법’을 내세워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탈레반 정권은 여성들의 중∙고등교육, 대학 교육을 금지하고 있고요. 취업도 제한했습니다. 아프간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공원이나 체육관도 갈 수 없고요. 공공장소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부르카 착용도 다시 의무화했습니다.
진행자) 그러한 맥락에서 IOC가 탈레반 관리들의 올림픽 출입을 금지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덤스 대변인은 “파리에서 아프간 당국, 탈레반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상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의 어떤 대표도 2024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엔도 탈레반 정권의 여성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한 유엔 전문가는 탈레반이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을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탈레반 집권으로 인해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 기반 폭력은 더 악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아프가니스탄도 팀을 꾸려 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덤스 대변인에 따르면 남자 선수 3명은 육상, 수영, 유도 종목에 출전하게 되고요. 여자 선수 3명은 육상과 사이클 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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