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가상 자산 탈취를 통한 확산 금융 활동에 대해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국제기구가 중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북한의 탈취 방식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며, 다만 최근 가상화폐의 가치 하락으로 북한의 탈취 자금 규모가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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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9일 “북한은 계속해서 피해자들로부터 가상 자산을 훔치거나 갈취하고 있고, 불법 수익금을 세탁하기 위해 점점 더 정교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Virtual Assets continue to be used to support the proliferation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s well as by scammers, terrorist groups, and other illicit actors. The DPRK continues to steal or extort virtual assets from victims and increasingly uses sophisticated methods to launder illicit proceeds.”
이 기구는 이날 발표한 ‘가상자산’ 관련 보고서에서 “가상 자산은 사기범, 테러 단체 및 기타 불법 행위자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지원하는 데에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FATF는 지난해에도 ‘가상자산’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가상 자산과 관련한 북한의 활동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최근 전례 없는 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능하게 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이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북한과 관련해선 이전보다 더 정교해진 가상 자산 탈취 행태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FATF에 따르면 북한은 익명성을 강화하는 ‘가상화폐’와 자금 거래 대상을 감추는 기술인 ‘믹서’,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당사자들끼리 이뤄지는 ‘탈중앙화 금융’, 다른 가상화폐와의 교환을 촉진하는 ‘크로스체인 브릿지’ 등 점점 더 정교한 방법을 사용해 불법 수익금을 세탁했습니다.
다만 FATF는 특정 업체의 분석을 인용해 일부 기업의 추가적인 사이버 보안 조치와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에 대한 협약 등 노력이 전년 대비 도난 금액 감소에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가상화폐 탈취 자금이 2022년 17억 달러에서 2023년 10억 달러로 감소했다는 또 다른 업체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반면 FATF는 북한의 탈취 규모 감소가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비트코인과 이더 등 가상화폐의 가격은 크게 하락했는데, 이에 따라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 규모가 실제로는 작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가상화폐 탈취를 통해 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달 20일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전 세계의 위험한 사이버 공격 배후에 있는 범죄자 네트워크를 붕괴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을 거론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 must work together to disrupt the networks of criminals behind dangerous cyberattacks around the globe. As highlighted in April’s Cyber Arria, that includes malicious DPRK cyber operations, which are used to fund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
특히 “지난 4월 열린 아리아 포물러 방식의 사이버 회의에서 강조됐듯이 여기에는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도 포함된다”며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사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예산 심의를 위한 상원 세출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가 미국의 연구를 표적 삼아 사이버 작전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이들 적국이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미국 기관에 대한 특정 사이버 작전을 탐지하는 우리의 역량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사이버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이 같은 지적에 반발해 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22년 2월 7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우리의 사이버공격, 가상화폐 절취설을 내돌리는 미국의 비열한 행위를 우리 국가의 영상 훼손으로,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과 도전으로 보고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