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합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아시아 지역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2030년과 203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프랑스와 미국이 각각 선정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24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해외로 나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에 자신을 초청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 후 바로 가자 전쟁 문제로 들어갔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은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야만과 문명의 충돌”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또 “우리는 오늘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중동에서는 이란의 테러 축이 미국, 이스라엘, 아랍 우방국들과 대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의원들 앞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문명 세력이 승리하려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드시 함께 서야 한다면서 미국이 이스라엘 편에 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서 있으면 아주 간단한 일이 일어난다”고 말했는데요. 그건 바로 “우리는 이기고 그들은 지는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간 사람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이들이 모두 집에 돌아올 때까지 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설 도중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갔다 구출된 노아 아르가마니 씨를 소개해 의원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연설이 존슨 하원의장 초청으로 성사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존슨 의장은 의회 내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연설하도록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건 이번이 네 번째인데요. 외국 지도자로서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AP통신은 자국에서 정치적으로 인기가 급락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연설을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의 의원들과 지도자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자신을 국제적 정치가로 보여줄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 도중 여러 차례 의원들의 기립과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습니다.
진행자) 존슨 하원의장이 이 시기에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을 추진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최근 미국 안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지도자에 대한 공화당의 확고한 지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번 연설을 성사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여론이 갈리는 원인이 뭔가요?
기자) 네. 미국과 국제 사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여론이 나빠졌습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과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 협상 과정에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한 탓에 협상 성사를 어렵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피로감이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안에서는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나라 안에서도 정치적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와의 전쟁이 길어지고 인질 석방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자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연립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특히 인질 가족들이 당장 휴전하고 인질들을 데려오라고 거듭 촉구해 왔는데요. 그러면서 이스라엘 안에서 자주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에서 연설하는 자리에 많은 민주당 의원이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에 불참한 것이 가장 눈에 띕니다. 이런 상하원 합동 연설에는 전통적으로 상원 회의를 주재하는 부통령이 참석하는데요.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일정을 이유로 연설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존슨 하원 의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불참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 등 일단의 민주당 의원이 불참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미국 정치권 상황이 미묘한 시점에 미국에 온 거죠?
기자) 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에 치러질 대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대선 구도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포기하자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에 온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에 긴장 관계가 이어지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인 보호 대책을 사전에 철저하게 세우고 군사 작전을 벌이라고 거듭 촉구했는데요. 그렇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여기에 충분하게 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두 정상 간 사이가 악화했습니다. 한때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을 중단하라고 명령하기도 했고요.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미 의회 연설 외에 이번에 어떤 일정을 소화합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날 예정이고요. 26일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납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이 눈길을 끄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서 어떤 말을 할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워싱턴 D.C. 에서는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4일 수많은 시위자들이 의사당 앞에서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전날인 23일에는 시위대가 미 의회 건물에 진입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시위대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촉구하며 의원 회관 안에 들어가 농성했습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30분 정도 농성하다가 의회 경찰에 연행됐는데요. 네타냐후 총리 방문 기간, 이곳 워싱턴 D.C.에서는 여러 시위가 벌어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이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
기자) 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이번에 베트남과 라오스,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그리고 몽골을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국무장관으로 18번째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문이라고 말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첫날부터 아시아태평양 협력국들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했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이번 순방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아시아태평양의 비전을 계속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다고 선언한 뒤에 아시아 순방을 시작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블링컨 장관은 23일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에도 여러 국제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블링컨 장관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블링컨 장관]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앞서 하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평화와 가자 전쟁 종식,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에 그대로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관여로 역내 협력 관계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이번에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데, 눈여겨볼 일정들을 짚어볼까요?
기자) 네. 먼저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연례 외교장관 회의가 있습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이 행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약속과 남중국해 등 각종 안보 현안, 그리고 경제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참석하는데요. 블링컨 장관이 왕이 부장은 만날 예정입니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만나지 않는다고 국무부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어 일본에서도 중요한 일정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일본에서 진행되는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 참석합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 측 장관들과 양국 및 역내, 그리고 국제 안보 현안들을 논의합니다. 두 사람은 이어 필리핀으로 건너가서 필리핀과의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도 임합니다. 이번 회담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첫 번째 양국 2+2 회담이라고 하는데요. 역시 남중국해 등 안보 현안과 두 나라 사이 협력 강화 문제를 논의합니다.
진행자) 필리핀에 이어서 다음 순방국은 어디입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싱가포르와 몽골을 방문합니다. 블링컨 장관은 두 나라에서 경제 협력과 안보 현안 등을 논의합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첫 순방지인 베트남에서는 최근 타계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국장에 참석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알프스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가 각각 2030년과 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 프랑스에서 제142차 총회를 열고 이 두 곳을 다음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했습니다. 참고로 2026년 동계 올림픽은 이탈리아에서 열립니다.
진행자) 올림픽 개최지는 IOC 회원국의 투표로 선정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프랑스 알프스는 이날(24일) 88표 중 84표를 얻었고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는 89표 중 83표를 얻었습니다. 이로써 프랑스는 올해 파리 하계 올림픽에 이어 2030년에는 동계 올림픽을 치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도 전에 동계 올림픽을 치른 적이 있죠?
기자) 네. 지난 2002년에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솔트레이크시티는 32년 만에 다시 동계 올림픽을 치르게 되는 건데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은 IOC 위원들을 둘러싼 뇌물 스캔들로 논란이 됐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IOC 위원들을 매수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에 따라, IOC 위원 여러 명이 축출됐고요. 이후 IOC는 부패 방지를 위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면, 이번에 올림픽 유치를 위해 솔트레이크시티나 프랑스 알프스와 경쟁한 나라는 어디였나요?
기자) 없었습니다. 프랑스 알프스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는 2030년과 2034년 동계 올림픽의 각각 유일한 후보들이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IOC가 요구하는 수준의 값비싼 인프라와 고도의 보안 비용, 경기장 건설을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나서는 나라와 도시를 찾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후 변화도 한몫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특히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서는 나라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통상 올림픽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국가 정상이나 고위급 외교관까지 나서서 경쟁을 지원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인들, 국가 원수가 IOC 회의에 참석해 개최 도시로 선정되도록 호소하는 것은 올림픽의 오랜 전통이었죠. 예를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영어로 연설하면서 러시아 소치가 2014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또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2009년 코펜하겐을 방문해 2016년 하계 올림픽의 시카고 유치를 위해 홍보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프랑스는 지금까지 동계 올림픽 대회를 몇 번이나 치렀습니까?
기자) 프랑스는 동계 올림픽을 3번 개최했고요. 미국은 5번 치렀습니다. 특히 오는 2034년에 두 번째로 동계 올림픽을 치르게 된 솔트레이크시티는 거의 10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갖게 됐습니다. 반면 프랑스 알프스 동계 올림픽까지는 5년 반도 안 남은 상황인데요. 최근의 올림픽 중 가장 짧은 준비 시간이라 일각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이런 우려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날(24일) IOC 총회장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직접 참석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유치 지지 발언을 통해 프랑스 정부가 충분한 지원과 재정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프랑스는 임시 정부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회 유치에 성공하긴 했지만 차기 총리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도 올림픽 유치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약물 양성 반응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참가할 수 있었던 중국 선수들의 도핑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IOC는 24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중국의 설명을 수용했으며, 미국은 이를 따라야 한다며 FBI의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존 코츠 IOC 부회장은 WADA가 완전히 존중되지 않거나 방해 또는 훼손될 경우 IOC는 개최국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