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무장관들이 라오스에 모여 미얀마와 남중국해 등 역내 현안을 논의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대화에 열려 있지만, 러시아는 선의로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중국이 경기 활성화 노력의 일환으로 1년짜리 단기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25일 라오스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무장관 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라오스에 모여 3일 동안 역내 현안을 논의합니다. 이번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참석하는데요. AP통신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마지막 날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25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일본과 한국, 인도, 호주 외교관들도 참석하는데요. 경제, 안보, 기후, 에너지 등의 현안들에 집중하는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세안 측에서는 이번 회의에 관해서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네. 회의를 주최한 라오스의 살름싸이 꼼마싯 외무장관은 이날(25일) 회의 모두 발언에서 과거의 업적으로 이어진 회원국들과 협력국들의 흔들리지 않는 집단적 노력에 감사한다면서,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아세안의 계속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이번 회의의 주안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는데요. 살름싸이 장관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살름싸이 장관]
기자) 네. 빠르고 복잡한 지정학적, 그리고 지경학적 변화에 비추어 새로운 도전을 해결하고 미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아세안의 관련성과 회복력을 증진하기 위해 아세안의 중심성과 단결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살름싸이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중요한 의제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그리고 미얀마가 대표적인 의제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최근에 필리핀과 중국 사이에 생긴 충돌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 내 대부분의 수역을 영해로 주장하면서 남중국해에 접한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중국이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방금 언급한 나라들같이 남중국해에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들 나라와 중국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25일 회의가 끝나면 공동성명이 나올 예정인데요. AFP통신이 입수한 성명 초안에 따르면 몇몇 나라 장관이 남중국해 해로에서 발생한 심각한 사건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 이들 사건이 신뢰와 확신을 잠식하고, 긴장감을 높였으며, 역내 평화와 안보, 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고 이들 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성명이 언급한 심각한 사건들이라면 중국과 필리핀 사이 충돌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필리핀군이 주둔하고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 주변 수역에서 자주 충돌이 벌어지는데요. 필리핀 선박들이 암초에 주둔한 군인들에게 보급 물자를 수송하는 걸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들이 가로막는 과정에서 양측 선박이 물리적으로 자주 충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주말에 암초 보급 문제를 두고 두 나라가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보급 물자를 실어 나르는 것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합의 실행 여부에 대해서 회의적인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합의 사항에 중국이 필리핀 선박을 검색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외에 미얀마도 아세안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죠?
기자) 네. 아세안 회원국인 미얀마에서 지난 2021년에 쿠데타로 민간 정부가 무너지고 군정이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전이 계속되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는데요. 아세안이 그동안 이 문제를 외교로 풀어보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아세안은 다섯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채택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군사정권이 이걸 무시해 왔습니다. 한편, AFP통신이 전한 성명 초안에 따르면 장관들은 미얀마에서 계속되는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이 제시한 평화안을 거부하는 미얀마가 그간 아세안 정상급 회의에서 모두 배제됐는데요. 이번에 대표를 보냅니까?
기자) 네. AP통신은 이번 회의에 미얀마 측에서 외무장관이 참석한다고 25일 보도했는데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외교관은 AFP통신에 아세안에 외교적으로 다시 참여하려는 미얀마 군부의 준비가 그들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따로 만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아세안 회의에서 왕 부장을 만날 것이라고 지난주에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왕이 부장과 남중국해 내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은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러시아와의 협상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이 24일 중국 광저우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중국을 찾은 최고위 우크라이나 관리인데요.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가 선의로 협상할 준비가 되면 우크라이나가 참여할 준비가 되지만, 아직 러시아 측에 그런 준비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이 준비가 돼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왕이 부장을 만난 뒤 영상을 통해 왕 부장과 논의한 내용을 전했는데요. 자신이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쿨레바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쿨레바 장관]
기자) 확고하게 지켜야 할 두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는 건데요. 첫 번째는 우크라이나가 없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합의는 절대 없다는 겁니다. 이건 합의를 위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음 두 번째 원칙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완전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건데요. 쿨레바 장관은 이 두 가지 원칙이 지켜지면 우크라이나가 어떤 협상에도 참여하고 어떤 해결책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왕이 부장과 쿨레바 장관 대화에 관해서 어떻게 논평했습니까?
기자) 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여건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우리는 평화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휴전과 평화 회담을 재개하는 데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할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에서는 쿨레바 장관 말에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화할 뜻에 대한 쿨레바 장관 언급이 러시아 입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크이우 측에 전쟁 종료 조건을 제시했는데요.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네 곳 내 나머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고 이들 지역을 넘겨줄 것,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철회하면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최고사령관이 현재 전황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24일 공개된 영국 가디언지와의 회견에서 현재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침략자들이 여러 방면에서 공격해 들어온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병사들이 그들의 진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그런 예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와 수미 인접 지역을 점령하려고 했던 최근 시도를 언급했는데요. 러시아군이 이에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내 몇몇 마을을 점령했다고 연이어 발표했는데요. 러시아군이 이룬 전과에 관해서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 승리는 주요 도시 점령 같은 작전상 돌파구였다기보다 지엽적인 전술적 승리라면서 “적은 원칙적으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중국이 주요 정책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인민은행이 2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0bp(basis point) 내려 2.3%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bp는 금융시장에서 쓰는 용어로 1bp는 0.01%인데요. 그러니까 0.2%P를 내렸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이라는 용어가 좀 어려운 데, 이건 뭔가요?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입니다. 1년 만기 MLF 금리는 지난해 8월 2.5%로 0.15%P 인하된 후, 지금까지 변동 없이 유지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약 1년 만에 금리를 내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는 세계 경제 규모 2위의 중국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이래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입니다. 시장은 0.1%P 인하를 예상했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번 주 초, 다른 대출 금리들도 인하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또 중요한 결정을 내렸군요?
기자) 네. 7 일짜리 대출 금리를 1.7%로 인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이른바 4대 은행을 비롯한 중국 주요 국영은행들은 25일, 당국의 금리 인하에 맞춰 일제히 예금 금리를 낮췄는데요.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는 10bp 낮춘 1.35%가 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은행들은 작년에도 몇 차례 예금 금리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은행들은 지난해 예금 금리를 3차례 인하했고요. 올해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예금 금리를 내리는 것을 통해 경제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뭘까요?
기자) 소비 진작 등 경기 회복을 위한 유동성 확보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몇 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 성장을 되살리는 데 필요한 조처라는 데 동의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예금 금리를 낮추는 것이 은행들의 업무 성과에는 좋을지는 몰라도 소비자들의 지출을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가 아직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군요?
기자) 네. 중국 경제는 지난 2분기에 연간 4.7%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1월부터 3월까지의 1분기의 5.3%보다 떨어진 것입니다. 또 여전히 부동산 경기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은 미국, 유럽연합(EU)과도 전기차 보조금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EU는 중국이 자국 산업을 부양하기 위해 전기차 업체 등에 대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해 불공정한 시장 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그에 따라 전기차의 경우, 미국은 지난 5월에 기존의 25%에서 100%로 관세를 올리겠다고 밝혔고요. EU도 이번 달, 최고 37.6%의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25일, 오래된 자동차를 전기차로 교체할 경우 지급하는 보조금을 2배로 늘렸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