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 “미국은 하니예 암살과 무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31일 채널뉴스아시아(CN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도를 봤다”며 “우리가 인지하거나 연루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미칠 여파에 관해서는 “매우 추측하기 어렵다”면서, 오랜 시간의 경험을 통해 “어떤 사건이 다른 사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추측하지 않는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의미가 뭔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가자지구에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고, 얼마간의 미국인을 포함한 인질들이 돌아오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습니다.

31일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자료사진)

◾️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사망

앞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31일) 성명을 통해 하니예 정치국 의장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공격받아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니예 의장은 하마스의 정치 부문 지도자로서, 야히야 신와르 가자지구 최고 지도자와 함께 이스라엘의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꼽히는 인물이었습니다.

전날(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테헤란을 방문 중이었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을 내고 하니예 의장이 테헤란에서 살해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자료사진)

◾️ 이란 보복 다짐

이란 당국은 이날부터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이스라엘에 보복 의지를 밝혔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란)이슬람공화국은 이란 영토에서 살해된 하니예의 복수를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이슬람공화국은 영토, 존엄성, 명예를 수호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비겁한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동 정세 영향 우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마스 고위 지도자가 살해되고, 이란이 보복을 다짐하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칠 전망입니다.

BBC는 이번 사건이 중동 전역에 폭력 확산에 관한 두려움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