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시아 ‘냉전 이후 최대’ 24명 수감자 맞교환

러시아가 억류해온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미국 해병대 출신 기업보안 임원 폴 웰런 씨.

미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과 러시아 측이 24명 수감자 교환에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1일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러시아 당국이 억류해온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미국 해병대 출신 기업보안 임원 폴 웰런 씨를 석방했다고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ABC뉴스, 폭스뉴스 등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이들이 수감시설에서 나와 ‘러시아 밖의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동맹국은 이번 (수감자 교환) 합의에 근거해 억류 중인 (러시아) 수감자들을 러시아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 유럽 당국자는 이번 수감자 교환 합의의 일환으로 러시아 반체제 인사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씨가 석방된다고 밝혔습니다.

카라-무르자 씨는 러시아와 영국 이중국적으로, 지난해 4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 반역과 기타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세 사람 외에 다른 수감자도 러시아에서 석방되는지, 미국 등 서방에서 석방되는 사람은 누구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간첩죄 장기 징역

이번에 풀려난 것으로 보도된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우랄산맥 인근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도중 체포돼 간첩 혐의를 받았습니다.

지난 19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스베르들롭스크 지방법원은 비공개 재판 과정을 거쳐, 유죄를 확정하며 징역 16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웰런 씨는 지난 2018년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서 16년형을 선고받은 기업 보안 임원입니다.

◾️ 수차례 선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방보안국(FSB) 출신 바딤 크라시코프를 서방 측과의 수감자 교환 대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크라시코프는 지난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조지아 출신 전 체첸 반군 지도자 젤림칸 칸고슈빌리를 살해한 사건으로 2021년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현지에 수감 중입니다.

지난 2022년 미-러 양국은 러시아에서 경찰관 폭행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인 트레버 리드 씨와 러시아인 마약 밀매범 콘스탄틴 야로셴코 씨를 맞바꿨습니다.

앞서 1986년에는 미국 언론인 니컬러스 다닐로프 씨와 옛 소련 물리학자 제나디 자하로프 씨를 교환한 사례가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