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남미에 있는 나라 볼리비아에서 발생한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습니다. 이후 볼리비아 경찰이 쿠데타 주모자를 체포했습니다. 러시아에 구금돼 있는 미국 월스트리트 신문 기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타이완 당국이 중국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은 남미에 있는 나라 볼리비아 소식입니다. 26일 볼리비아에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26일) 무장 군인들이 행정수도인 라파즈에서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번 쿠데타는 육군 수장이었던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이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수니가 장군이 어떤 명분을 내세우고 쿠데타를 시도했습니까?
기자) 네. 수니가 장군은 이날(26일) 무장 군인들이 진입한 대통령궁에서 민주주의를 재건하기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엘리트들이 나라를 장악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국민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치인들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떤 상황에 부닥쳤는지, 그들이 우리를 어떤 위기에 빠뜨렸는지 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쿠데타 시도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나요?
기자) 네.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대통령궁 안에서 수니가 장군과 직접 대면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수니가 장군에게 즉각 병력을 철수시키라고 명령하고, 이런 불복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아르세 대통령은 육해공군 수장을 새로 임명한다고 선언하면서 자신에게 반기를 든 군인들이 “군복을 더럽히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이 정부 청사 바깥을 봉쇄하는 동안 장갑차들이 굉음을 내며 대통령궁 주변 광장을 빠져나갔고, 병사 수백 명이 뒤를 따랐습니다.
진행자) 앞서 아르세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 전에 수니가 장군을 육군 수장직에서 이미 해임했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르세 대통령은 수니가 장군이 지난 24일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25일 해임됐다고 확인했습니다. 24일 수니가 장군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내년에 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오면 그를 체포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6년부터 그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 군부 수장들에 의해 2019년에 축출될 때까지 재직했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보수 과도 정부가 들어섰는데요. 아르세 대통령은 이듬해(2020년)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돼 대통령이 됐습니다.
진행자) 볼리비아가 모랄레스 전 대통령 시절에 우여곡절을 겪었죠?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은 볼리비아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미주 지역에서 정치가 몹시 불안정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고 적어도 그가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리면서 수치스럽게 퇴진할 때까지 절실하게 필요했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고 BBC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고 아르세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건데, 최근 볼리비아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경제 문제를 두고 시위가 격화했는데요. BBC는 볼리비아 경제가 20년 전 미주 대륙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에서 가장 위기 처한 경제로 급격하게 추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쿠데타에 실패한 수니가 장군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나왔네요.
기자) 네. 군인들이 대통령궁에 들이닥치고 몇 시간 뒤에 볼리비아 경찰이 그를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수니가 장관이 체포되기 직전 기자들에게 눈길을 끄는 말을 했는데요. 그는 아르세 대통령 요청에 따라 군이 개입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시들해지는 인기를 끌어올리려고 그렇게 지시했다는 건데요. 야당의 안드레아 바리엔토스 상원의원도 경제, 사법 위기가 아르세 대통령이 자작극을 감행하도록 했다면서 수니가 장군 주장에 동조했습니다.
진행자) 쿠데타를 시도한 수니가 장군이 어떤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AP통신은 볼리비아 검찰이 최고 15년에서 20년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좌파 정부같이 가까운 동맹은 즉각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칠레와 온두라스도 쿠데타 시도를 비난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면서 자제와 평정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기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간첩 혐의로 기소됐던 월스트리트저널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비공개 재판이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법원에서 26일 시작됐습니다. 언론 접근이 금지된 재판에서 기자들이 심리가 시작되기 전에 잠깐 법정에 들어가 게르시코비치 기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요. 참고로 예카테린부르크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천40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진행자) 게르시코비치 씨가 언제 체포됐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지난해 3월 29일에 체포했는데요.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이후 모스크바의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거의 16개월 동안 구금돼 있었습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냉전 이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기소된 첫 번째 서방 언론인입니다.
진행자)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간첩 혐의로 기소됐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러시아 검찰은 그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명령에 따라 우랄바곤자보드사 공장에 관한 비밀정보를 수집했다고 이번 주 밝혔습니다. 이 공장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북쪽으로 15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탱크와 여타 군 장비를 만들고 수리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이런 혐의를 인정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당사자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정부는 모두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러시아에서 일할 수 있는 승인을 받은 기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해당 혐의를 부인해 왔습니다.
진행자) 게르시코비치 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것에 대해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이번 재판이 가짜 재판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존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6일 “에반은 미국 정부에 고용된 적이 없었고 간첩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에반의 계속된 구금을 정당화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그는 미국인 폴 윌런 씨처럼 그저 협상 카드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커비 보좌관이 언급한 윌런 씨도 오랫동안 러시아에 구금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윌런 씨도 역시 간첩 혐의로 지난 2018년에 체포된 뒤에 현재 16년 징역형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르시코비치 기자 같은 경우는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 최대 20년 징역형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AP통신은 반역이나 간첩 혐의의 경우 99% 이상 유죄 판결이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게르시코비치 기자 석방 문제를 두고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기자) 네.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미국에 수감돼 있는 러시아인을 맞교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관련해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것에 러시아 정부가 열려있고, 실제로 미국 정부와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비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게르시코비치 기자 재판에 대해서 러시아 정부는 어떻게 논평했습니까?
기자) 크렘린궁은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사안이 미국 안에서 매우 큰 반향을 일으킨다고 알고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그만큼 반향이 있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타이완이 중국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당국이 27일, 주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중국에 가지 말라며,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 등급을 올렸습니다. 타이완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량원제 대변인은 이 같은 조처는 중국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홍콩과 마카오에도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여행 경보 등급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타이완 당국은 안전과 보안 위험에 관해 총 4단계 여행 권고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단계인 빨간색 경보는 타이완 주민들에게 해당 목적지로 여행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요.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주황색은 불필요한 여행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세 번째 단계인 노란색은 여행 재고를, 마지막 네 번째 단계 회색은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지역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타이완 당국이 내린 경보는 주황색이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중국에 가지 말라는 건데요. 이번 조처는 중국이 지난주 이른바 ‘완고한 타이완 독립분자’들을 형사 처벌하겠다고 경고한 데 이어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완고한 타이완 독립분자’들이라면 타이완 독립을 결사적으로 추진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1일, 중국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등 중국 당국은 공동으로 타이완에 관한 새로운 법적 지침을 내놨는데요. 지침은 이들 기구가 “국가를 분열시키고 분리 범죄를 선동하는 완고한 타이완 독립주의자들은 법으로 엄중히 처벌하고, 국가 주권과 통합, 영토 보전을 결연히 수호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엄중 처벌이라면, 여기에 사형도 포함되는 건가요?
기자) 네. 새 지침에는 ‘국가와 국민에게 특히 심각한 해를 끼친’ 독립운동 ‘주모자’에 대해서는 사형을 선고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타이완 분리주의자로 간주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관할권이 없고요. 따라서 중국 당국이 어떻게 국경 밖에서 판결을 집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의 영토로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이탈한 하나의 성으로 간주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통일해야 하는 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래 무력을 불사해서라도 통일할 수 있다며 군사적 위협을 강화했는데요. 지난 5월 타이완에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한 후에는 압박 수위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처가 나온 거군요?
기자) 네. 타이완 대륙위원회의 량원제 대변인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새 지침은 중국을 방문하는 타이완인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량 대변인은 또 타이완의 조처는 중국 여행 전면 금지가 아니며, ‘대응 조처’도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는 타이완 주민들을 보호하고 위험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주민들은 독립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여러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타이완 주민은 급속한 통일이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다수 타이완 주민은 지금의 상태대로, 현상 유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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