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서 ‘대선 승리’ 주장 마두로 규탄 결의안 발의…“북한 등에 외교적 지원”

지난달 29일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환호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마두로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서 발의됐습니다. 북한 같은 테러지원국에 대한 외교적 지원도 비판의 근거로 명시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화당의 카를로스 히메네즈 하원의원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2일 대표 발의했습니다.

공화당의 알렉산더 무니 의원과 버지스 오웬스 의원이 결의안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습니다.

최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당선됐다고 인정하는 한편 승리를 선언한 마두로 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각종 부패와 불법 행위의 주범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이 결의안에 담겼습니다.

결의안은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부패, 무력 통치, 베네수엘라의 안정과 민주주의 훼손의 명백한 패턴을 보여 왔다”고 밝혔습니다.

[결의안] “Whereas the illegitimate Maduro regime has exhibited a clear pattern of corruption, ruling by force, and undermining stability and democracy in Venezuela; Whereas in the hours following the presidential election, the National Electoral Council in Venezuela halted the Transmission of vote count data and prevented opposition poll watchers from viewing the voting data; and Whereas, on July 28, 2024, the people of Venezuela held their presidential election, which exit polls showed the overwhelming favorite and victor to be Edmundo González:”

특히 “대선 이후 몇 시간 동안 베네수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데이터 전송을 중단하고 야당 여론조사 참관인들이 개표 데이터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 7월 28일 베네수엘라 국민은 대통령 선거를 실시했고, 출구조사 결과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두로 정권의 국외 활동에 대한 비판도 결의안에 담겼습니다.

특히 “미 국무부가 2006년 이후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반테러 노력에 전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니콜라스 마두로는 미국 법률에 따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에 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고 관여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등에 대한 외교적 지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결의안] “Whereas Nicolás Maduro has provided diplomatic support to, and engaged with, countries that have been designated as state sponsors of terrorism under United States law, including by— establishing a diplomatic mission and embassy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ommonly known as “North Korea”) and allowing North Korea to similarly establish a mission and embassy in Venezuela;”

“마두로 정권은 “북한에 대사관을 설립하고 북한이 베네수엘라에 유사하게 대사관을 세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겁니다.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1974년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상주대사관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5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북한대사관이 먼저 개설됐고, 이어 2019년에 평양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결의안은 또 쿠바가 베네수엘라 군대를 재건하도록 허용한 것과 베네수엘라 최대 정유 단지를 개조하기 위해 이란 국영 석유 회사와 4억9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이 모든 종류의 폭력을 통해 에드문도 곤잘레스 우루티아,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및 기타 야당 지도자들을 포함해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협하고 탄압하려는 시도를 규탄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결의안] “Resolved, That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denounces the attempt by the illegitimate Maduro regime to intimidate and repress the Venezuelan people, including Edmundo González Urrutia, María Corina Machado, and other opposition leaders, through any kind of violence;

이 결의안은 베네수엘라에서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대선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야권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선거 결과에 대한 독립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1일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승자”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2013년 치러진 대선에서 처음 당선된 뒤 11년 동안 집권 중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99년 이후 사회주의를 표방했고, 차베스 전 대통령 사망 후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도 차베스의 노선을 따르고 있습니다.

한편 미 상원에서도 베네수엘라 대선 직전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이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의원 주도로 발의돼 외교위에 계류 중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