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물선, 남포서 또 발견 ... 북한이 구매 후 점검 가능성

중국 선적의 자허188호가 북한 대동강변 남포항에서 발견됐다. 자료=MarineTraffic

중국 선적 화물선이 일주일 만에 또다시 북한 남포에서 발견됐습니다. 북한이 중국 중고 선박을 구매한 뒤 각종 점검 혹은 개조 작업을 벌이는 것이 아닌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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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물선, 남포서 또 발견 ... 북한이 구매 후 점검 가능성

북한 항구에서 중국 선박 ‘자허188’호가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중국 화물선인 자허188호는 한반도 시각으로 15일 오전 12시 25분경 남포의 대동강변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했습니다.

이후 16일 오전 1시 23분까지 만 하루를 머문 뒤 자취를 감췄습니다.

자허188호가 머문 곳은 북한 남포의 조선소입니다. 기존 선박이 수리 등을 목적으로 기항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 중국 선박이 이 지점에 머물렀는지 관심이 쏠립니다.

자허188호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고유 번호 대신 언제든 변경 가능한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MMSI)를 통해 위치 정보가 파악됐습니다.

따라서 99m 길이의 화물선이라는 점과 중국 깃발을 달았다는 것 외에 이 선박에 대해 추가로 알려진 정보는 없습니다.

중국 선박이 대동강변에서 포착된 건 약 일주일 만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 8일 중국 화물선인 아오후이68호가 북한 남포에서 발견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아오후이68호는 여전히 대동강변에서 위치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이 일대에는 2척의 중국 화물선이 머물고 있는 셈입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 체제가 강화된 2018년 이후 북한 항구에서 발견되는 해외 선적 선박은 크게 줄었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뒤부턴 다른 나라 깃발을 단 선박이 발견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습니다.

따라서 중국 선박 2척이 자신의 위치 정보를 공개한 채 일주일 간격으로 북한 항구에 입항한 것은 흔치 않습니다.

VOA는 최초 아오후이68호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을 당시 북한이 이 선박을 중고로 구매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선박을 구매하면 해당 선박이 북한 깃발을 달기 전까진 이전 선박의 등록 정보가 외부로 드러나곤 했습니다.

특히 아직까지 아오후이68호가 북한 해역을 떠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이런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허188호도 북한 해역에 도착한 직후 조선소로 향한 점으로 미루어 북한이 중고 선박을 구매한 뒤 각종 점검 혹은 개조 작업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중국 선박을 구매했다면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에 따라 북한이 다른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중고 혹은 신규 선박 구매는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전문가패널이 지난 3년 간 보고한 것처럼 북한은 많은 중고 선박을 취득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It's a violation of resolutions for North Korea to acquire new or used vessels. Obviously, in this case, they've acquired a whole lot of used vessels as reported by the UN panel of Experts in the past three years. So it's believed that they've acquired between 50 and 70 vessels. They do a lot of identity switching and swapping, so it's not always clear cut in terms of the vessel's identity, but clearly they're getting access to vessels in the market.”

이어 “지난 3년 간 50~70척의 선박을 인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선박의 명의를 도용하고 바꾸는 행위를 많이 해서 정확한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선박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자허188호와 관련된 내용을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만 주미 중국대사관은 아오후이68호에 대한 지난 8일 VOA 의 질의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진전시키는 것이 모든 당사국의 이해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