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총회 새 회기 개막을 앞두고 북한의 무기 체계 개발과 실험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빠른 속도로 무기를 개발하지만 유엔 안보리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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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79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핵 군축 관련 보고서에서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23년 북한은 2021년에 발표한 5개년 군사 개발 계획에 따라 핵 무기 운반수단을 포함한 다양한 무기 체계의 개발과 실험을 계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무총장 보고서] “In 2023,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ontinued its development and testing of various weapons systems, including means of delivery for nuclear weapons, in accordance with its five-year military development plan announced in 2021. After the successful launch of the country’s first solid-fuelled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Hwasong-18, in April 2023,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onducted two further launches of the missiles, on 12 July and 18 December 2023.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lso conducted the launches of its new solid-fuelled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Hwasong16B, equipped with a newly developed hypersonic glide flight combat unit, on 14 January and 2 April 2024.”
이어 “2023년 4월 북한 최초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8형 발사에 성공한 후, 북한은 2023년 7월 12일과 12월 18일 두 차례 걸쳐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했다”면서 “2024년 1월 14일과 4월 2일에는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탄두를 장착한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포-16나(B)형을 발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조치에 합의 못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같은 북한의 무기 개발 가속화에도 유엔 차원의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무총장 보고서] “The Security Council met to discuss the violation of Council resolutions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fter each of the launches but did not agree on action. The Security Council Committee established pursuant to resolution 1718 (2006) ceased its work on 30 April 2024, after the Security Council did not agree on a proposal to renew the mandate of the Panel of Experts established pursuant to Security Council resolution 1874 (2009) for a further year. Relations betwee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nd its neighbouring States has deteriorated.”
“안보리는 각 발사 이후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조치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는 결의안에 대해 안보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올해 4월 30일부로 중단됐다는 내용도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주변국 간의 관계는 악화됐다”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매년 새 유엔총회 회기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국제 사안들을 언급하는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북한과 관련해선 ‘핵 군축’과 ‘인권’ 등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작성해 일반에 공개합니다.
이후 군축 문제를 다루는 1위원회와 인권을 담당하는 3위원회에선 이 보고서를 근거로 북한 관련 내용을 토의합니다.
이후 각국은 북한 관련 결의안을 발의하고 이후 각국은 표결을 거쳐 이를 통과시킨 뒤 본회의에 상정합니다.
북한 영변 핵시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도 이번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북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속도 배가될 수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23년 10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영변의 기존 5메가와트(MWe) 원자로보다 더 큰 20메가와트 실험용 경수로가 시운전 중이고,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징후를 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무총장 보고서] “In October 2023,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detected signs that the new 20 MWe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 at Yongbyon, which is larger than the existing adjacent 5 MWe reactor, was being commissioned and had reached criticality. The new reactor could multiply the rate of weapons-grade plutonium production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hich has a stated ambition for an “exponential increase of nuclear arsenals.”
이어 “이 새로운 원자로는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북한의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속도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올해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개회사에서 “2023년 10월 초 이래 5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 징후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서 보고됐던 원심분리기 농축시설과 그 부속시설의 가동 징후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Other activities continue at the Yongbyon site. There have been ongoing indications of the operation of the 5MW(e) reactor since early-October 2023, and also indications of the ongoing operation of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nd its annex.”
그러면서 “경수로 건설과 운영을 포함한 북한 핵 프로그램 지속과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영변의 실험용 원자로가 현재 가동중인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보다 훨씬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경수로를 “최대 전력으로 가동하면 약 20킬로그램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Our estimate is that it could produce about 20 kilograms of weapons grade plutonium here once it's at full power. So you could estimate they could increase their arsenal by 5 to 10 nuclear weapons per year, which is significantly faster than they've ever done to this day in our in our assessments. I don't think we ever got above six weapons a year.”
이어 “북한이 매년 5~10개의 핵무기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북한이 생산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출신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새로운 경수로 가동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 역량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었습니다.
한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79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선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17년 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2018년에는 미국과 북한에 의해 핵으로 인한 긴장이 일부 완화됐다며 ‘북한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를 포함해 약 6년 째 군축과 인권 증진 문제를 다루면서도 구체적으로 북한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79차 유엔총회는 오는 9월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