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거듭 우려를 나타내고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유럽연합은 북한에 추가 핵실험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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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7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발효에 역행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판했습니다.
로라 홀게이트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제63차 준비위원회 실무그룹 회의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을 주요 국제적 긴장 고조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홀게이트 대사] “The United States remains concerned about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unlawful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weapons programs and maintains a strong commitment to working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achieve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Likewise, we remain concerned about Russia’s unprovoked and unjustified invasion of Ukraine.”
홀게이트 대사는 “미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는 강력한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러시아의 이유 없고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홀게이트 대사는 미국 정부가 이 같은 국제적 위협에 대응하고 핵확산 방지와 투명한 핵 관리를 위해 앞장서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홀게이트 대사] “Our commitment to the CTBT, multilateralism,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remains steadfast as we work toward a world free of nuclear explosive testing. We demonstrated this commitment in July when we hosted colleagues from several States Signatories and Provisional Technical Secretariat staff at Sandia National Laboratories and at the Nevada National Security Site outside Las Vegas. This visit underscored both the strong U.S. support for the Treaty and this organization demonstrated and the transparency with which we manage our nuclear enterprise. We encourage other Nuclear Weapon States to provide the same level of transparency.”
“핵실험이 없는 세상을 향한 우리의 노력과 함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다자주의, 국제 협력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함없이 확고하다”는 것입니다.
이어 지난 7월 미국 정부가 샌디아 국립연구소와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네바다주 국가보안시설에서 여러 서명국 및 임시 기술사무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시설을 공개하고 이러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CTBT와 CTBTO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와 우리의 핵 사업 관리의 투명성을 강조한 것”이며 “다른 핵무기 보유국들도 동일한 수준의 투명성을 제공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회의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이 21세기에 전면적인 핵폭발 실험을 실시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이 더 이상의 핵실험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EU 성명] “We recall that the DPRK is the only country having conducted full-scale nuclear explosive testing in the 21st century. We strongly urge the DPRK to refrain from any further nuclear tests.”
이어 “CTBT의 보편화와 발효는 여전히 EU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아직 서명을 하지 않은 모든 국가들이 어떠한 전제조건이나 추가 지연 없이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CTBT가 발효될 때까지 EU는 모든 국가가 핵무기 실험 또는 기타 핵 폭발에 대한 유예를 준수하고 조약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EU 성명] “Pending CTBT entry into force, the EU calls on all States to abide by the moratorium on nuclear weapon test explosions or any other nuclear explosions, and to refrain from any action contrary to the object and purpose of the Treaty.”
현재 187개국이 서명하고 178개국이 비준한 CTBT는 발효되지 못해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CTBT가 발효되려면 핵기술을 보유한 44개국 모두가 서명 및 비준을 해야 하는데 이 중 미국과 중국, 이란, 이집트, 이스라엘은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으며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아예 서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유엔이 1996년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약을 채택하면서 발족한 핵실험 감시 기구입니다.
전 세계 300여 곳에 지진파와 수중음파, 초저음파, 방사능핵종을 탐지하는 핵실험 국제감시체제(IMS)를 가동해 핵실험 동향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로버트 플로이드 CTBTO 사무총장은 오는 29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앞두고 지난 22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만이 국제사회의 핵실험 금지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Finally, in 1996, the world said stop. A treaty was signed to end those tests once and for all The 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 Since the year 2000 there have been only 6 nuclear tests all by North Korea”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을 시작으로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016년 1월과 9월, 2017년 9월에 걸쳐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지난 몇 년간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재건하고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So these are signals ‘Be careful with us. We have all this and we can do some additional steps we can do a nuclear test.’”
그러면서 사실상 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이 “모든 준비를 마친 우리가 몇가지 추가적 조치와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대외적으로 보내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최근 VOA에 “북한이 핵실험장을 유지하고 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정치적 혹은 일부 기술적 이유로 7차 핵실험을 유보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They’re keeping it and ready to do a test. But we don't know why they're not testing. We really don't know. Is it political? Is it a technical problem?”
한편 북한은 핵실험과 관련해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는 이유로 “어떤 조약상의 의무로부터도 자유롭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해 4월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은 미국과 그 동맹의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주장하며 “적대적인 주변 환경이 근원적으로 종식될 때까지 행동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