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 당시 거론됐던 240mm 방사포에 새 유도 기능을 적용한 신형 방사포 성능을 과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수도권과 전략산업단지가 타격권에 들어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면서, 러시아로 수출하기 위한 막바지 시험 사격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은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240mm 방사포 무기 체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방사포가 발사되고 타격지점을 조준하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공개된 사진에는 기존 방사포와 달리 꼬리 부위에 조종 날개 형상이 식별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들 방사포가 기동성과 타격 집중성에서 기술이 갱신됐다면서, 새로 도입된 유도체계와 조종성, 파괴 위력 등 모든 지표에서 우월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240mm 방사포는 한국의 전선부대와 수도권을 겨냥한 장사정포에 해당하는 무기 체계로, 북한의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이 있을 때마다 거론됐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기존 240mm 방사포는 1980년대 생산돼 낡은 무기 체계로 평가돼 왔지만, 북한이 300mm 방사포에 탑재한 유도 기능을 동시다발 능력이 더 큰 240mm 방사포에 적용함으로써 한국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10년대 중반 300mm에서부터 이뤄졌다가 2010년대 후반에 600mm 초대구경 조종 방사포가 등장을 하고요. 그랬던 그 기술이 240mm 정도의 소구경으로까지 내려갔다, 이전엔 전략군에만 배치됐던 이런 유도 성능을 가진 방사포가 군단급 부대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내려갔다 라는 것이 하나의 의미가 되겠습니다.”
북한이 신형 방사포에 유도 기능을 탑재하면서 사거리도 일부 늘렸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럴 경우 첨단산업이 밀집한 한국 수도권 남부까지도 타격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권용수 / 한국 국방대학교 명예교수
“정확도만 향상시키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유도 조종 기술이 가미되면 사거리가 좀 늘어나거든요. 이게 조금만 더 늘리면 어디서 발사하느냐에 따라서 다른데 전략산업기지 같은 데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가 되거든요.”
전문가들은 또 한국을 위협하는 무력 과시 외에도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차원에서 수출을 염두에 두고 무기 성능을 공개하려 한 측면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장용석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북한의 대러시아 수출이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이번에 검수라고 얘기했을 때는 그런 의미에서 방사포탄의 성능 시험인데 이게 수출을 위한 대량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검사를 하는 이런 과정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해요.”
한국 통일연구원의 홍민 선임 연구위원은 미한 군사훈련의 빈도가 크게 늘면서 북한이 이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자신들의 일정에 따른 무기 개발 현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내외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대규모 미한 을지 프리덤실드 연합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시점에 이런 시험을 했다는 것은,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해 자신들의 신형 무기 체계를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