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47% vs 트럼프 48% ‘초박빙’...TV토론이 분수령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우측) 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좌측) (자료사진)

11월 5일 미국 대통령선거전이 막바지 구간에 접어든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8일 공개된 뉴욕타임스-시에나칼리지 설문에서, ‘오늘 대선이 실시된다면 누구를 찍겠냐’는 질문에 48%가 트럼프 후보, 47%가 해리스 부통령을 택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6일 미 전역에서 적극 투표 의향 유권자 1천96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오차범위는 ±2.8%P입니다.

◾️ 트럼프 상승세

트럼프 후보가 1%P 앞선 이번 조사 결과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있긴 하지만, 지난달 중·하순을 거치며 해리스 부통령이 앞선 것으로 나왔던 여론조사들과는 달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말 전국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기 시작한 뒤,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을 지나며 격차를 벌인 바 있습니다.

7월 말 로이터통신-입소스 설문에서 해리스 부통령 43%, 트럼프 후보 42%로1%P였던 격차가 지난달 29일 공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 45%, 트럼프 후보 41%를 기록하며 4%P로 커졌습니다.

그러다 최근 트럼프 후보의 지지세가 오르는 양상입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로 이달 3일 1.9%P까지 벌어졌던 차이가 7일 1.4%P로 줄었습니다. 파이브서티에이트 집계로는 지난달 23일 3.7%P까지 갔던 격차가 8일 2.8%P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날(8일) 공개된 이번 뉴욕타임스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1%P 앞서며, 구도를 뒤집은 것입니다.

◾️ ‘허니문’ 끝났나?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허니문은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뉴욕타임스-시에나칼라지 조사 결과를 평가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고령 논란으로 압박받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재선 도전 포기를 발표하고 지지선언을 한 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직을 수락하며 ‘허니문 효과’를 봤습니다.

그러나, 주요 현안에 구체적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 상승세가 멈칫하는 흐름입니다.

이에 해리스 캠프는 8일 오후 선거운동 공식 웹사이트에 ‘전진하는 새로운 길(A New Way Forward)’이라는 제목의 정책 자료집을 게시했습니다.

◾️ 경합주 승부 관건

이번 대선의 승부를 실질적으로 좌우할 경합주들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둔해지고, 트럼프 후보가 기세를 올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시에나칼리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50%-47%)과 미시간(49%-47%), 펜실베이니아(49%-48%)에서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네바다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4 곳에서는 두 사람이 48%-48%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8일 공개된 CBS-유고브의 북부 경합주 ‘러스트벨트’ 3곳 여론조사에서도 미시간주 해리스 부통령 50% 트럼프 후보 49%, 위스콘신주 해리스 부통령 51% 트럼프 후보49%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펜실베이니아에선 두 사람이 각각 50%로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조사는 지난 3~6일 주별 1천명 안팎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 10일 첫 토론 주목

이처럼 초접전 양상으로 대선전이 전개되는데 따라, 10일 실시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첫 TV 토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두 사람은 대면한 적도 없고, 전화 통화조차 한 적이 없어서 특정 주제에 관해 견해를 주고받을 경우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토론은 3차례 대선 출마를 통해 주장과 스타일이 잘 알려진 트럼프 후보보다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결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시에나칼리지 조사에서 ‘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후보로 트럼프 후보를 꼽은 응답은 9%에 머문 반면,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한 경우는 28%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관해 “해리스 부통령은 TV토론부터 시작해 유권자들을 위해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추가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해설했습니다.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부동층을 잘 공략하면 확장성을 더 나타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실수를 하거나 트럼프 후보의 기세에 밀릴 경우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고 주요 매체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 호텔서 대역 상대 연습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호텔에서 토론 준비에 전념했습니다.

무대와 조명 등 실제 TV 토론 현장과 같은 환경을 조성해놓고, 트럼프 후보의 대역을 상대로 예상 질문에 관해 연습을 반복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정책 사안에 관한 준비에 몰두하면서도, 트럼프 후보의 ‘예측 불가한 발언’에 대비하는데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 물가·전쟁·이민 ‘책임론’

트럼프 후보의 토론 준비는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에 관해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 중인 전쟁 관련 국제 정세 불안, 그리고 치안과 이민 문제 등을 집중 공격하도록 논리를 쌓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부연했습니다.

◾️ 공화 유력 인사 해리스 지지

이런 가운데, 공화당 유력 인사들이 잇따라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 지지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248년 우리 나라 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보다 공화국에 더 큰 위협이 되는 사람은 없었다”며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은 이보다 앞선 4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서, 체니 전 부통령과 함께 일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입장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부시 전 대통령 측은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할 계획이 없다고 7일 NBC뉴스에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