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만에 문을 연 주북 스웨덴 대사관에서 현재 소규모 외교관들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위스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방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드레아스 벵트손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평양에 부임 업무를 시작했다고 스웨덴 외무부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서방 국가로는 처음으로 대사관 운영을 재개한 스웨덴 정부는 19일 평양 복귀 외교관 규모와 북한 내 활동 우선순위 등에 대한 VOA의 서면 질의에 “안드레아스 벵트손 대사가 소규모 외교관들과 평양에서 다시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웨덴 외무부] “Ambassador Andreas Bengtsson is once again working in Pyongyang together with a small team of diplomats from Sweden. Sweden has a long-term commitment to a peaceful solution to the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continues to offer its support to dialogue and confidence-building processes.”
이어 “스웨덴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대화 및 신뢰 구축 프로세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스웨덴 외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국 외교관들이 다시 평양에 복귀했다면서 대사관 운영이 신종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평양에 복귀한 벵트손 대사는 2021년 주북 대사로 지명됐지만 북한의 국경 봉쇄로 그동안 스톡홀롬에서 업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앞서 벵트손 대사는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29일 주북 중국대사관은 양야쥔 대사가 안드레아 벵트손 주북 스웨덴 대사 내정자와 회담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스웨덴 외무부는 벵트손 대사의 방북과 관련해 “외교 요원들을 평양에 영구적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주재 영국대리대사는 19일 VOA와의 통화에서 4년 넘게 비워둔 주북 외교 공관의 운영을 정상화 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호어 전 대리대사]”It will be like starting all over again. Four years is a long time. Relationship with individuals in the Foreign Ministry and other ministries will have to be rebuilt. We dealt with the trade ministry, the education ministry, cultural representatives and so on, but all those links would have been broken. so it will take time to reestablish connections.”
호어 대리대사는 북한의 국경 봉쇄로 각국의 공관이 임시 폐쇄된 “4년은 긴 시간”이라며 복귀 후의 활동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외무성과 대외경제성, 교육성, 문화성 등 함께 일해 온 인력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졌을 것이라면서 다시 관계를 다시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호어 전 대리대사는 전망했습니다.
스웨덴은 1973년 서방국가로는 처음으로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1975년에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의 이익대표국 역할도 하던 스웨덴은 지난 2020년 1월 말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같은해 8월 외교관들을 철수시킨 바 있습니다.
스위스 “가능한 한 조속히 방북 희망”
지난 1997년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개설하고 대북 지원 사업을 벌여온 스위스는 18일, 활동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Switzerland has a cooperation office in DPRK. Due to the country’s border closure in 2020 the Swiss Development Cooperation (SDC) temporarily suspended its activities in the DPRK. A Swiss technical team was planning to travel to Pyongyang in May. The visit has been postponed by the DPRK. Switzerland hopes to reinstate the visit at the earliest possible opportunity.
스위스 외무부는 18일 VOA의 관련 서면 질의에 “스위스는 북한에 협력사무소를 두고 있다”며 “2020년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스위스개발협력청(SDC)이 북한에서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상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스위스 기술팀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한 측의 요청으로 방북이 연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스위스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방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조 콜럼바노 주북 유엔상주조종관실도 19일, 평양 복귀 진전 여부를 묻는 VOA에 북한 당국과 유엔 직원들의 평양 복귀를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콜럼바노 상주조정관실]Discussions are ongoing on the return of the UN Country Team to resume regular activities to implement the Strategic Framework for Cooperation between the United Nations and the Government of the DPRK.”
콜럼바노 상주조정관실은 “유엔과 북한 정부 간 ‘대북 유엔전략계획’ 이행을 위한 정기적인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유엔 국가 팀의 복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16년 대북 유엔전략계획 2017-2021을 채택했지만, 북한의 국경 봉쇄로 활동이 중단되면서 4년 연속 이를 연장한 바 있습니다.
주북 유엔 상주조정관실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 (UNICEF·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WFP),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등 5개 북한 상주 유엔기구를 총괄합니다.
유엔은 지난 3월 조 콜럼바노 주북 상주조정관을 임명했습니다. 하지만 콜럼바노 조정관은 신종 코로나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평양에 상주하지 못하고 태국 방콕에 있는 유엔 지역 본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