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유럽연합, 캐나다 등 국제사회가 한국인 6명이 북한에 장기 억류돼 있는데 대해 중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억류자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도 거론하며 끔찍한 관행을 종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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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4일 “우리는 한국 국민 6명이 10년 가까이 북한에 억류된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OHCHR 대변인] “We remain deeply concerned about the detention of six nationals of the Republic of Korea (ROK)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for nearly a decade. The UN Human Rights Office has consistently reported on the persistence of torture, arbitrary detention, forced labour, deprivation of food and lack of basic health care and sanitation within the places of detention in the DPRK. We remain concerned that the DPRK has not provided information about the fate and whereabouts of these individuals to their families and relatives.”
OHCHR의 리즈 트로셀 대변인은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4천일이 된 것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OHCHR “북한, 억류자와 가족들 권리 보호해야”
이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북한 내 구금 시설에서의 고문과 자의적 구금, 강제 노동, 식량 박탈, 기본적인 의료 및 위생 시설 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계속 보고해 왔다”고 상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이들의 운명과 행방에 대한 정보를 가족 및 친지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데 여전히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OHCHR 대변인] “We urge the DPRK to abide by its commitments under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and protect the rights of the detainees and their families. The DPRK should publish a list of all foreign nationals currently detained in the DPRK, provide detailed information about people in detention to their family members and cooperate with relevant States to resolve this issue as a priority.”
트로셀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에 국제 인권법에 따른 약속을 준수하고 억류자와 그 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현재 구금된 모든 외국인의 명단을 공개하고, 억류자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가족들에게 제공하며, 해당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관련국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지난 19일로 억류 4천일이 된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해 10년째 북한에 구금돼 있는 최춘길, 김국기 선교사 및 탈북민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고현철, 김원호, 함진우 씨 등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쉼터와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했던 김정욱 선교사는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밀입북했다가 지난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또한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10월과 12월 각각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이들의 소재나 생사를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살몬 보고관 “가족들, 고문과 맞먹는 고통에 시달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4일 “변호인이나 가족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운명과 상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I am seriously concerned about the fate and conditions of six nationals of the Republic of Korea who have been detained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ithout being able to communicate with their lawyers or family members. The DPRK has not provided any information about these detainees.”
살몬 특별보고관은 24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하면서 “북한은 이들 억류자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억류자 가족 가운데 한 명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희생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슬픔은 고문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끔찍한 관행을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I had an opportunity to talk to one of the family members of the detainees. The anguish and sorrow that the families of victims suffer from are equivalent to torture. We need to put an end to this egregious practice. I strongly urge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o respects its international human rights obligations.”
살몬 보고관은 “나는 북한이 국제 인권 의무를 준수할 것으로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살몬 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린 제네바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와 단독 면담한 바 있습니다.
EU “북한에 정기적으로 억류자 석방 촉구”
유럽연합(EU)은 북한에 구금된 한국인 6명 등 모든 억류자의 상태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에 우려하며 북한 당국은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타노 대변인] “The EU takes note with concern that citizens of other countries remain arbitrarily detained in the DPRK, following trials that do not conform with international fair trial guarantees, with no information available regarding their health or the conditions of their detention. The EU has regularly and publicly called on the DPRK to provide citizens of other countries detained in the DPRK with protections including access to consular assistance, and to release persons that have been arbitrarily detained or sentenced after an unfair trial.”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EU는 다른 국가 국민이 북한에 자의적으로 억류되고, 국제적인 공정한 재판 보장에 부합하지 않는 재판을 받는 한편, 이들에 대한 건강 및 구금 상태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EU는 북한에 억류된 다른 국가 국민들에게 영사 조력을 포함한 보호를 제공하고 불공정한 재판 후 자의적으로 구금되거나 형을 선고받는 이들을 석방할 것을 북한에 정기적이고 공개적으로 촉구해 왔다”고 상기했습니다.
실제로 EU는 지난 4월 열린 제5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 정부에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캐나다 “북한, 국제 인권 의무 준수하라”
캐나다 외무부는 이날 VOA의 관련 질의에 김정욱 선교사와 (북한에) 억류된 다른 5명의 한국인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캐나다 외무부] “The 19th marked 4,000 days since South Korean missionary Kim Jong-wook was detained in North Korea. He and five other South Koreans currently in detention have been denied a fair trial. Canada calls for their release and for North Korea to meet its international human rights obligations.”
그러면서 “캐나다는 북한에 이들의 석방과 함께 국제 인권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8일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10년째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최춘길 씨를 종교 자유 희생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또한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 28일에는 김정욱 선교사와 중국 단둥시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북한으로 유인돼 체포된 김국기 목사를 해당 명단에 포함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3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는 오는 10월 유엔총회 기간 중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가 열리는 시점과 맞물린 매우 효과적인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And we're coming close to the time of year when we'll have the North Korean issue will be raised. In the General Assembly this fall, they have a committee hearing In October. So it’s very useful and it is very important to keep up the pressure”
킹 전 특사는 국제종교자위원회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3명의 사건을 지적한 것은 “북한에 무언가를 하도록 추가 압박을 가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매우 유용하고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