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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권단체 “북한 인권 상황 악화…UPR서 한국인 억류자 실명 거론해야”


북한 주민들이 파주 판문점 휴전 마을 인근의 선전 마을인 기중동의 밭에서 일하고 있다. (자료화면)
북한 주민들이 파주 판문점 휴전 마을 인근의 선전 마을인 기중동의 밭에서 일하고 있다. (자료화면)

지난 10년간 북한의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유엔과 북한, 중국 등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권고 사항도 제시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국 인권단체 “북한 인권 상황 악화…UPR서 한국인 억류자 실명 거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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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세계기독연대(CSW)가 11일 북한의 인권 상황이 지난 10년 사이 악화됐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CSW는 이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10주년을 맞아 ‘2024년 북한 인권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에 따른 북한의 장기화한 국경 봉쇄는 북한에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파급을 가져왔고, 인도주의적 및 인권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2020년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한국과 미국의 책, 비디오, 노래 등을 금지하며, 이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진 주민에게 사형에 이르는 극단적인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종교 활동에 대한 단속 강화 등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의 여건이 나빠졌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2016년 4월 단둥 등 북중 국경지역의 선교사들이 무더기로 추방됐는데,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과 중국 내 탈북민의 상황에 대해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유엔 및 회원국, 북한 정부, 중국 정부 등에 구체적인 사항을 권고했습니다.

유엔과 회원국에는 오는 11월 열리는 북한에 대한 제4주기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에서 북한에 10년째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의 실명을 들어 질문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쉼터와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했던 김정욱 선교사는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밀입북했다가 지난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또한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가 2014년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이들의 소재나 생사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강제 북송된 탈북민 김철옥 씨도 UPR에서 실명을 들어 질문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김철옥 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탈북민 수백 명과 함께 강제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억류 한국인 선교사 생사와 소재 밝혀야”

보고서는 북한에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와 북송된 탈북 난민 김철옥 씨의 생사 및 소재를 밝히고 가족 및 영사 접근을 허락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을 포함한 모든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를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강제송환금지원칙을 준수하고 탈북자에게 망명 및 기타 지속적인 보호 수단을 제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 난민의 강제 송환과 관련한 가해자를 언급할 때 ‘인근 국가’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중국을 직접 명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와 주미중국대사관에 이번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김철옥 씨 등 국제사회의 탈북민 강제 북송 지적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은 탈북민을 경제적인 이유로 북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며 자국에는 탈북민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하는 등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9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올해도 악화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보고서는 철두철미 적대 세력들이 우리 국가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흉심 밑에 조작한 극악한 반공화국 모략문서, 대결문서”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당국, 인권 개선 노력 전혀 안 해”

CSW의 앨리 해슬리 정책 담당관은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당국은 인권 문제를 개선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중국 같은 일부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의미 있는 변화를 불러오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녹취:해슬리 담당관] “This is partly because it enjoys the support of a few countries such as China which obstructs efforts to effect meaningful change in the country. So I think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ensure that the stories of people escaping North Korea are told loudly and widely and that their voices are amplified. These individuals should be brought to international forums like the UN Human Rights Council, allowed to speak, and engage with policymakers, researchers, journalists, and other human rights organizations”

해슬리 담당관은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증폭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유엔 인권 이사회 등 국제 포럼에서 발언하고 정책 결정자, 연구원, 언론인, 인권단체들과 소통해야 한다”며 이런 협력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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