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각국이 단합해 전 세계가 직면한 어려움들을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언급하던 북한 문제를 올해 연설에선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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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전 세계의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내년 초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보고 절망에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그렇지 않다”며 “리더로서 우리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I know many look at the world today and see difficulties and react with despair, but I do not, I won't. As leaders, we don't have the luxury. I recognize the challenges, from Ukraine to Gaza to Sudan and beyond. War, hunger, terrorism, brutality, record, displacement of people, a climate crisis, democracy at risk, strain in our societies, the promi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and a significant risk. The list goes on. But maybe because all I've seen, and all we have done together over the decades, I have hope. I know there is a way forward.”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자지구, 수단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전쟁과 기아, 테러, 잔혹성, 기록적인 난민 발생, 기후 변화, 민주주의 위기, 사회의 갈등, 인공지능의 잠재력 그리고 이를 통한 심각한 위험”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내가 본 모든 것 그리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함께 해온 모든 것으로 인해 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 역사의 또 다른 변곡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과제이자 시험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우리를 갈라놓는 힘보다 더 강하다는 것과 우리가 매년 이곳에 모여 지켜온 파트너십의 원칙이 다시 한 번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견뎌낼 수 있는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Our task, our test, is to make sure that the forces holding us together are stronger than those that are pulling us apart, that the principles of partnership that we came here each year to uphold can withstand the challenges that the center holds once again. My fellow leaders, I truly believe we’re at another inflection point in world history but the choices we make today will determine our future for decades to come. We stand behind the principles that unite us. We stand firm against aggression. We end the conflicts that are raging today. We take on global challenges like climate change, hunger and disease.”
또한 “나는 우리가 세계 역사에서 또 다른 변곡점에 서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오늘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원칙을 지지하고, 침략에 맞서 굳건히 서 있으며, 오늘날 격화하고 있는 분쟁을 종식시키고, 기후 변화와 기아, 질병과 같은 전 지구적 도전에 맞서 싸운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의 전쟁은 이미 실패”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푸틴의 전쟁이 이미 핵심 목표에서 실패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자유로운 나라로 남아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단결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레바논 등 중동 내 분쟁과 중국과의 경쟁 문제, 이란의 핵무기 개발, 베네수엘라와 수단 관련 사안을 언급했습니다.
북한 문제 따로 언급 안 해
그러나 북한은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1년 일반토의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이어 2022년에는 국제 비확산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며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을 짧게 거론했습니다.
또 지난해엔 “미국은 북한의 지속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한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약 24분간 진행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유엔총회 회의장에 모인 각국 정상과 대표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종종 박수로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선 김성 유엔주재 대사를 포함한 3명의 인사가 자리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후반부엔 1명의 대표만이 남았습니다.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됩니다. 올해는 194개 나라가 연설에 나서며, 이중 미국을 비롯한 74개 나라는 정상급 인사가 직접 연단에 오릅니다.
첫날인 이날은 미국 외에 터키와 스위스, 카타르, 베트남 정상이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반토의 둘째 날인 25일 오전에 연설 일정이 잡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신 조태열 외교장관을 파견한 한국은 오는 27일 연설할 예정입니다.
또 대사급 인사가 나서는 북한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30일 연단에 오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