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선 각국 정상과 외교장관이 모여 글로벌 사안을 논의하는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중동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북한의 비핵화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함지하 기자로부터 더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엔총회 일반토의 행사가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유엔총회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각국 정상의 연설, 즉 ‘일반토의’는 24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데요. 보통 대통령, 부통령, 총리, 장관, 대사 순으로 연설 일정이 잡힙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정상들은 일반토의 셋째 날인 26일까지 연설을 마치고 대부분 뉴욕을 떠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25일 저녁 백악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뉴욕 경찰과 미국 비밀경호국의 경계 태세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뉴욕을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반전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 뉴욕에선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위는 26일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도착과 맞물려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로 차단 범위가 넓어지는 등 경호 태세도 강화됐습니다. 시위대는 가자지구 전쟁과 레바논에서의 공습 중단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27일) 오전 연설을 마쳤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중인 관계로 뉴욕에 오지 않으려 했지만 거짓과 비방이 가득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반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을 시작하기 전 많은 나라 대표들은 자리를 떴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오늘은 어떤 나라의 연설을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까요?
기자) 네, 오늘은 한국의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 대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뉴욕에 파견했습니다. 조 장관은 오늘 오후 13번째 순서로 연단에 오르는데, 이에 따라 이곳 시각으로 저녁에 연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일반토의에선 북한에 대한 언급이 적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반 길 핀토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북한을 짧게 언급한 게 사실상 전부입니다. 하지만 조태열 장관의 연설에선 북한 문제가 언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장관은 일반토의가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동안 안보리 회의와 부대 행사에서 북러 무기거래와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것처럼 각국 정상의 연설에서 북한이 언급되지 않은 게 흥미로운데요. 북한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아무래도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고 있고,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상황도 하루하루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이들 지역의 긴박한 상황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열린 회의에선 미국 국무장관이 강도 높게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을 비난했고요. 또 부대 행사로서 한국과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다루는 인권 관련 토론회도 25일 뉴욕에서 열렸는데요. 유엔총회 기간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회의가 열린 건 10년 만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라고 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어제(26일) 뉴욕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며 북한이 2006년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각국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북한의 비핵화를 ‘이미 끝난 문제’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 등이 입장을 밝힐지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미중 외교장관 회담도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입니다. 오늘 회의가 열리죠?
기자) 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늘(27일) 뉴욕 유엔주재 중국대표부에서 회동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접촉은 지난달 2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부장의 만남 이후 약 한 달 만입니다. 양측은 오늘 회동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그리고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미중 정상 간 만남과 관련한 사안을 논의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뉴욕 유엔본부에 나가있는 함지하 기자로부터 제79차 유엔총회 관련 내용을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