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부 장관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통일을 통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세계 평화와 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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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장관은 27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가슴 아픈 비극은 서울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가장 암울한 냉소주의가 발견된다는 것”이라며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녹취: 조태열 장관] “Mr. President and Madam President, the heartbreaking tragedy is that just miles from Seoul, we find cynicism at its bleakest. North Korea continues to pose threats to peace an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beyond with its ongoing development of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as shown by the recent disclosure of uranium enrichment facilities, as well as provocations that have stooped down to despicable levels such as sending trash balloons into the South.”
특히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서 볼 수 있듯 북한은 핵과 미사일 역량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로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오물 풍선을 날리는 등 비열한 수준의 도발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통해 미사일과 수백만 발의 탄약을 제공해왔다”며 북한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습니다.
[녹취: 조태열 장관] “Moreover, North Korea has been engaged in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providing with missiles and millions of ammunitions. It is indeed deplorable that Russia, a Permanent Security Council member and one of the founding states for the nonproliferation regime, is engaging in illegal arms trade with North Korea. In April of this year vetoed the extension of the mandate of the panel of Experts on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which had been functioning effectively for the past 15 years.”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비확산체제의 창립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북한과 불법 무기 거래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는 올해 4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조 장관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핵과 심각한 인권 침해는 동전의 양면”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조 장관은 “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과 심각한 인권 침해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면서 “북한은 주민들의 인권을 억압하고 부족한 자원을 굶주리는 주민들에게서 빼돌려야만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태열 장관] “The heart of the matter is that North Korea's nuclear missile programs and egregious human rights abuses are two sides of the same coin. North Korea is only able to develop these weapons of mass destruction with impunity by repressing the human rights of its people and diverting scarce resources from its starving populace. What Pyongyang offers is not a vision, but a cold and self-serving calculus, a calculus that only sees twin deficits persisting indefinitely, a defensible peace on the peninsula, and the defensible freedom in North Korea.”
그러면서 “북한이 제시하는 것은 비전이 아니라 냉정하고 이기적인 계산, 즉 적자가 무한정 지속되고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자유가 수호될 수 없는 계산일 뿐”이라고 조 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이날 조 장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 한반도의 미완의 과제임을 인식하며, 평화의 길이 자유의 확대와 한반도 통일을 통해 이뤄진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는 세계 평화와 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 비전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태열 장관의 이날 연설은 약 17분 간 진행됐습니다. 연설에선 한반도 문제 외에도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문제의 해결의 중요성과 인공지능(AI)의 올바른 사용 등이 언급됐습니다.
이날 조 장관은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오후 13번째로 연단에 올랐습니다.
유엔총회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일반토의는 지난 2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급 인사가 개막일부터 사흘 동안 연단에 오르고, 이후 부통령과 총리급, 외교장관, 대사 순으로 일정이 잡힙니다.
한국이 대통령이 아닌 장관급 인사를 파견한 건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제71차 유엔총회 이후 8년 만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과 지난해 직접 연설했지만 올해는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