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통령 후보 TV 토론…안보∙경제 등 현안 놓고 격돌

민주당의 팀 월즈 부통령 후보(오른쪽)와 공화당의 J.D. 밴스 후보가 2024년 10월 1일 뉴욕 CBS 방송 센터에서 열린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토론회에 참석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팀 월즈 부통령 후보와 공화당의 J.D. 밴스 후보가 첫 TV 토론에서 뜨거운 공방을 펼쳤습니다. 두 후보는 안보, 경제, 이민 문제 등을 두고 첨예한 입장 차를 보였으며, ‘북한’도 한 차례 언급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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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통령 후보 TV 토론…안보∙경제 등 현안 놓고 격돌

팀 월즈 후보와 J.D. 밴스 후보가 1일 밤 뉴욕에서 열린 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맞붙었습니다.

대선을 34일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는 안보, 기후변화, 이민, 경제, 낙태, 총기 규제 등 국내외 다양한 현안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미네소타 주지사인 팀 월즈 후보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상원의원인 J.D. 밴스 후보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짝을 이뤄 이번 대선에 나섭니다.

첫 질문 중동 문제에서부터 격돌…북한도 언급

토론 첫 주제는 중동 문제로, 두 후보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대응 방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월즈 후보는 이스라엘의 자위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보 리더십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특히 “핵심은 안정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전 세계가 몇 주 전 토론회에서 본 것과 같이 80세에 가까운 도널드 트럼프가 (유세장) 군중 규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월즈 후보] “What's fundamental here is that steady leadership is going to matter. It's clear and the world saw on that debate stage a few weeks ago, a nearly 80 year old Donald Trump talking about crowd sizes is not what we need in this moment. But it's not just that, it's those that were closest to Donald Trump that understand how dangerous he is when the world is this dangerous….What we've seen out of Vice President Harris is we've seen steady leadership. We've seen a calmness that is able to be able to draw on the coalitions to bring them together, understanding that our allies matter.”

이어 “도널드 트럼프와 가장 가까이 있던 이들은 세계가 이처럼 위험한 상황일 때 그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본 것은 안정된 리더십”이라며 “우리는 동맹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침착함과 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모습을 봤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의 팀 월즈 부통령 후보가 2024년 10월 1일 뉴욕 CBS 방송 센터에서 열린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월즈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보관을 비판하면서 북한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월즈 후보] “When our allies see Donald Trump turn towards Vladimir Putin, turn towards North Korea, when we start to see that type of fickleness about holding the coalitions together — we will stay committed. And as the vice president said, today is we will protect our forces and our allied forces and there will be consequences.”

“우리의 동맹들이 도널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을 향하고, 북한을 향하는 것을 볼 때, 또 우리가 연합체를 유지하는 데 있어 그러한 변덕스러움을 보기 시작할 때도 우리는 계속 헌신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 군대와 동맹군을 보호할 것이고, (이들에 대한 공격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밴스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계에 안정을 제공했고, 효과적인 억지력을 구축함으로써 그렇게 했다”며 “사람들이 선을 넘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녹취: 밴스 후보] “Donald Trump actually delivered stability in the world, and he did it by establishing effective deterrence. People were afraid of stepping out of line. Iran, which launched this attack, has received over $100 billion, and unfrozen assets, thanks to the Kamala Harris administration. What do they use that money for? They use it to buy weapons that they're now launching against our allies, and God forbid, potentially launching against the United States as well. Donald Trump recognized that for people to fear the United States, you needed peace through strength, they needed to recognize that if they got out of line, the United States global leadership would put stability and peace back in the world.”

또한 “이번에 공격을 감행한 이란은 해리스 행정부 덕분에 1천억 달러가 넘는 자금과 동결 해제 자산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란은) 그 돈으로 우리 동맹국을 향해 발사하고 있는 무기를 구입하고 있고,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미국을 향해서도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두려워하게 하려면 힘을 통한 평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상대국이 선을 넘을 경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회복시킬 것임을 인식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의 J.D. 밴스 부통령 후보가 2024년 10월 1일 뉴욕 CBS 방송 센터에서 열린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밴스 후보는 이스라엘의 반격에 대한 질문에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는 이스라엘이 결정할 문제”라며, 이스라엘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밴스 후보] “Look, it is up to Israel what they think they need to do to keep their country safe. And we should support our allies wherever they are when they're fighting the bad guys. I think that's the right approach to take with the Israel question.”

또한 “우리는 동맹이 악당과 싸울 때 그들이 어디에 있든 지원해야 한다”며 “이것이 이스라엘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제∙불법 이민 문제 접근법에도 이견

경제 문제를 두고도 두 후보는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월즈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자들에게 세금 감면을 제공했고, 그 결과 국가 부채는 8조 달러나 증가했다”며 “이제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소비세 또는 판매세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월즈 후보] “Donald Trump made a promise, and I'll give you this, he kept it. He took books to Mar-a-Lago, said: you're rich as hell, I'm going to give you a tax cut… What happened? There was an $8 trillion increase in the national debt, the largest ever. Now he's proposing a 20% consumption or sales tax on everything we bring in. Everyone agrees, including businesses, it would be destabilizing. It would increase inflation and potentially lead to a recession.”

그러면서 “기업들조차 이 정책이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 동의하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밴스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3년 반 동안 이 모든 훌륭한 정책을 실행할 기회가 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녹취: 밴스 후보] “Because she's been the vice president for three and a half years, she had the opportunity to enact all of these great policies and what she's actually done instead is drive the cost of food higher by 25%, drive the cost of housing higher by about 60%, open the American southern border and make middle class life unaffordable for a large number of Americans. If Kamala Harris has such great plans for how to address middle class problems then she ought to do them now.”

그러면서 “실제로 그녀가 한 일은 식료품 가격을 25% 올리고, 주택 가격을 60% 상승시키며, 미국 남부 국경을 개방해 수많은 미국 중산층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중산층 문제를 해결할 훌륭한 계획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의 팀 월즈 부통령 후보(오른쪽)와 공화당의 J.D. 밴스 후보가 2024년 10월 1일 뉴욕 CBS 방송 센터에서 열린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민과 기후변화 문제 등에서도 날카로운 대립을 보였습니다.

밴스 후보는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아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경 장벽' 구상을 지지했습니다.

또한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을 시작으로 이민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월즈 후보는 공화당 후보가 이민 문제를 해결책이 아닌 논쟁거리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민 문제가) 논쟁거리가 되면 우리는 인간을 비인간화하고 악당화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발언 해명에 진땀

이날 두 후보는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월즈 후보는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아시아에 있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처음에는 즉답을 피했으나 결국 이전 발언이 잘못됐음을 인정했습니다.

밴스 후보 역시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자신이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를 믿었기 때문에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명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두 명의 앵커가 질문을 던지고, 두 후보가 각각 답변 후 상대방의 발언에 반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두 후보는 사회자의 통제를 벗어나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도 연출했습니다.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 직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무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격렬하게 맞붙었던 대선 토론과 비교해 이번 토론은 다소 단조로워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국승민 교수] “Overall the debate was uneventful meaning I doubt it's going to create a lot of media attention after the debate. Although it was interesting to find both candidates finding common ground I was able to see this huge contrast between the presidential debate and the VP debate because the presidential debate was very confrontational but the VP debate two candidates were actually seeking a lot of common ground and that was pretty refreshing compared to the earlier debate.”

국 교수는 두 후보가 공통 분모를 찾으려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대선 토론에 비해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이 기대하는 품격 있는 토론을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VOA에 월즈 후보와 밴스 후보 모두 부통령 후보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후보가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상대 후보를 공략하며 대선 후보들의 비전을 강조했다는 진단입니다.

특히 밴스 후보가 경제 문제와 인플레이션, 이민 분야에서 해리스 후보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격했다고 평가했고, 월즈 후보는 의료보험, 낙태, 총기 규제 문제에서 강점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페리 교수] “In the case of Vance, clearly his strongest areas are things like inflation and immigration. And so I thought he did well on those answers. Those are the weakest points for the Harris and Walls team. And then likewise for Walz, I thought his strongest responses were going to be on gun control on abortion, reproductive care. I thought those were his strong areas and I thought he did well there. So in other words, each did well in the strong areas for their ticket and for their party and each did what I think he needed to do.”

다만 밴스 후보가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민주주의 수호 의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고, 월즈 후보는 달변가로 알려진 밴스 후보에 비해 경직된 모습을 보인 점이 각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한 달여 남은 대선 레이스에서 중동이나 한반도 긴장 고조 등 외교·안보 문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2024년 10월 1일 뉴욕에서 열린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팀 월즈 부통령 후보와 부인 그웬 월즈 여사, 공화당 J.D. 밴스 후보와 부인 우샤 밴스 여사가 토론회장을 떠나며 CBS의 노라 오도넬, 마가렛 브레넌 진행자와 인사하고 있다.

국승민 교수는 대부분의 미국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국내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미결정 유권자들은 경제, 인플레이션, 이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국승민 교수] “I believe still voters, especially undecided voters will care more about domestic issues, the economy, inflation and immigration.
So I believe given those reasons, international affairs will have less influence compared to domestic issues and it's not just a matter of undecided voters. Overall, American voters care more about domestic issues and foreign issues are usually the second or third seat in when it comes to presidential vote choice. It depends on how the situation in the Middle East progresses overall.”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심화되는 중동 상황이 대선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바버라 페리 교수는 중동의 긴장 고조, 북한의 도발, 그리고 국내적으로는 항만 노동자 파업 등 경제와 안보가 결합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공급망 차질과 소비재 가격 상승, 연료비 인상 등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두 후보 모두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