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대다수가 북한의 핵 문제를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미국인 10명 중 7명 정도가 한국과의 동맹을 지지했는데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유거브’(YouGov)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안소영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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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최근 한반도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KEI는 지난 2020년부터 해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한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또 북한의 도전 과제는 무엇이고 더 나아가 한반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국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올해 설문조사는 지난달 3일부터 13일까지 18세 이상의 미국인 성인남녀 1천 1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지난 10일 조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특히 미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유권자들도 미국의 외교 정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응한 미국인들은 한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한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응답자의 68%가 동의한다고 답했고요, 그렇지 않다고 한 응답자는 7%에 그쳤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고 호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한국과의 교역이 미국에 이롭다고 답한 비율도 68%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을 고려할 때 미한일 3국 협력을 지지한다고 답한 미국인도 90%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한국과의 협력 분야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어느 분야에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안보가 52%로 가장 높았습니다. 공급망이 49%로 그 뒤를 이었고요. 북한 문제는 47%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국제무역규정 개발과 5G와 같은 기술 인프라가 각각 46%와 45%로 4위와 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외에도 국제 보건, 기후 변화 등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직면한 외교적 도전을 묻는 질문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 문제를 야기하는 지역은 어디냐’는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그 첫 번째로 중국을 꼽았습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국인 중 58%가 중국이라고 답했고, 56%가 러시아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29%로 3위에 올랐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속에서도 미국인들이 북한과 중국 등을 도전 과제로 지목한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겁니다. 10일 설문조사 결과 설명회를 개최한 KEI의 제임스 김 국장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김 국장] “Even though there's a lot going on in the world today right now in the Middle East and also in Ukraine, Americans are generally focused on, on Asia. And so as you can see here you know, even though China and Russia is an overriding concern, North Korea comes in third and that hasn't changed over time and this is, you know, this is true even after 2022. So I think this is very, very meaningful that there is a focus on East Asia. Obviously the nuclear issue is very important and for the American public and so there's, you know, bound to be broad, robust support for US troop presence on the Korean peninsula.”
김 국장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아시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 관련 질문에 3위를 차지한 점을 지적하며 미국인들의 초점이 동아시아에 맞춰져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중에게 있어 북핵 문제가 매우 중요하고, 이에 따라 주한미군에 대한 광범위하고 강력한 지지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미국인들이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는지 알아보는 질문도 있었군요.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응답자 가운데 17%만이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28%는 반대했습니다. 일본과 타이완, 호주의 핵무장에도 각각 27%, 16%, 29%만이 지지한다고 답해 관련 사안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는 전반적으로 높지 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냐’는 질문도 있었는데요. 응답자의 90%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 같은 수준은 지난 2020년의 85%, 2021년의 86%, 2022년의 84%보다 더 높아진 것입니다.
진행자) 올해 주한미군과 관련한 미국인의 시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기자) 지난해의 56%에 이어 올해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가 주한미군을 현재 규모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2022년의 48%에서 다소 증가한 건데요. 주한미군을 축소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3%, 확대해야 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9%였습니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를 한 후에도 주한미군을 지지할 것이냐’ 질문에 6%만이 완전 철수를 지지했습니다. 이에 대해 KEI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한 간 군사 동맹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KEI의 제임스 김 국장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김 국장]” Even if North Korea gives up nuclear weapons, it seems to me that the American at least majority of the American would still support maintain or increasing the current troop level, and this is partly because of North Korea but there’s also a broader strategic reason for this.”
김 국장은 이같은 결과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더라도 적어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현재의 주한 미군 병력 규모를 유지하거나 증원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부분적으로 북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광범위한 전략적 이유이기도 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이 밖에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어떤 질문이 있었나요?
기자) 미국이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냐는 질문이 있었고요. 이에 응답자 85%가 동의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KEI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지난 2020년 이후 변하지 않았고요.
또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응답자의 49% 찬성했고, 21%가 반대했습니다. 이 수치 역시 지난 5년간 비슷한 수준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안소영 기자와 함께 KEI가 공개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