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1위원회서 ‘북러 협력’ 우려 지속 제기...미국 “아시아판 나토 창설 안 해”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화면출처: UNTV)

국제안보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가 연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 나라들이 북한을 규탄한 가운데 미국은 ‘아시아판 나토’ 창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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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1위원회서 ‘북러 협력’ 우려 지속 제기...미국 “아시아판 나토 창설 안 해”

이치카와 토미코 일본 군축대사는 14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의 진전과 더불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결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이치카와 토미코 일본 군축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화면출처: UNTV)

[녹취: 이치카와 대사] “Japan is seriously concerned about the advancement of DPRK’s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and its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It is essential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be united and fully implement the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achieve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CVID) of DPRK’s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Japan urges North Korea to abide by all the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fully comply with the NPT and IAEA safeguards.”

이어 “일본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지키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나라들 일제히 북한 규탄

이날 회의에선 벨기에와 루마니아, 포르투갈, 리투아니아 등 유럽연합(EU) 나라들이 일제히 북한에 대한 우려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리 아델라이데 마테예 유엔주재 벨기에 1등 서기관은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서 제외됐다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마리 아델라이데 마테예 유엔주재 벨기에 1등 서기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화면출처: UNTV)

[녹취: 마테예 서기관] “We are very concerned over Minister Lavrov’s statement that the issue of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is off the table. The DPRK's nuclear program is illegal and the country cannot claim a status, which it was not granted under the Non-Proliferation Treaty. It is characteristic for the current Russian shortsightedness that it is willing to undermine the NPT in exchange for the delivery of ballistic missiles and other military equipment. It reinforces our fear that sensitive technology and information may be transferred to Pyongyang as part of a strategic partnership between the DPRK and Russia.”

이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불법이며,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부여받지 못한 지위를 주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탄도미사일과 그 외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대가로 NPT를 훼손하겠다는 것이 현재 러시아의 근시안적인 태도의 특징”이라며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민감한 기술과 정보가 북한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우리의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외무부 웹사이트를 통한 질의응답에서 북한 비핵화 개념은 종결된 문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 같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을 반박하며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고 밝혔었습니다.

코넬 페루타 유엔주재 루마니아 대사는 “우리는 북한이 핵실험과 더불어 우주 공간에서의 활동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발사와 관련 행위와 같은 불법 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코넬 페루타 유엔주재 루마니아 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화면출처: UNTV)

[녹취: 페루타 대사] “We urge the DPRK to cease its illegal activities such as nuclear tests, as well as launches that use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and related activities, including those in outer space. The advancement of the DPRK-Russian military partnership is another issue of great concern. We are equally worried with Iran's constant advance of on its nuclear program as well as its enhanced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Any support to Russia for it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regardless of the source, undermines our security and the overall architecture of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또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진전은 또 다른 큰 우려 사항”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대한 모든 지원은 출처를 불문하고 우리의 안보와 글로벌 비확산 체제의 전반적인 구조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반박…북-러 무기거래는 ‘루머’

북한은 이날 발언권을 요청해 일본과 유럽 나라들의 발언을 일축했습니다.

북한 대표는 “우리의 핵무기는 70년 이상 지속된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존재한다”는 과거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주유엔 북한대표부 측 외교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화면출처: UNTV)

[녹취: 북한 대표] “Our nuclear weapons were just made and exist to defend ourselves from the US nuclear threats, which lasted for more than 70 years. As such, and it talked about our nuclear threats only proves a conceived hostility towards the DPRK. DPRK is a responsible nuclear weapon state and has the sovereign right to maintain its capability to cope with the ever escalating threats from nuclear based military bloc led by US.”

이어 “따라서 우리의 핵 위협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낼 뿐”이라며 “북한은 책임있는 핵무기 보유국이고, 미국이 주도하는 핵 기반 군사 연합체의 계속되는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소위 우리 나라와 러시아 사이의 ‘무기 거래’라는 것도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날 북한 대표는 일본 등이 자국을 ‘북한의’ 공식 명칭인 ‘DPRK’ 대신 ‘노스 코리아’로 지칭한 점도 지적하며 “무지하고 비문명적인 언행은 외교관으로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발언에 대해 일본 대표는 ‘발언권’을 요청해 “일본은 80년 가까이 일관되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반박 발언을 하고, 일본이 재차 반박하면서 이날 북한과 일본의 ‘설전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아시아판 나토 창설 계획 없어’

한편 이날 브루스 터너 미 군축대사도 ‘발언권’을 요청해 중국을 비롯한 일부 나라들이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지적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터너 대사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 동맹과 그곳에 주둔하는 군대는 역내 안정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미국은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 의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브루스 터너 미국 군축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화면출처: UNTV)

[녹취: 터너 대사] “US alliances in the region, as well as military forces stationed there, are aimed at maintaining regional stability. The United States has no intention of creating an Asian version of NATO. However, we must respond to increasingly assertive and dangerous actions by others in the South China Sea and on the Korean Peninsula. Our military posture in the region is stabilizing and defensive. The short and intermediate range missiles deployed in the region are small in number and purely conventional.”

이어 “그러나 우리는 남중국해와 한반도에서 점점 더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국가들에 대응해야 한다”며 “그 지역에서 우리의 군사 태세는 안정적이고 방어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역내에 배치된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도 그 수가 적고, 순전히 재래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