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군 수천 명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공개했는데,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 여부와 임무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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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23일 “우리는 수천 명의 북한군이 훈련을 받기 위해 러시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 “We know that thousands of DPRK troops are in Russia to be trained. We don’t know what their mission will be or if they’ll go on to fight in Ukraine. But we do know that if they do this, it signals President Putin’s growing desperation in his war against Ukraine. Russia is suffering extraordinary casualties on the battlefield every day. If Russia needs to turn to DPRK for manpower, that’s a sign of desperation – not strength – on the part of the Kremlin.”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이같이 밝히고, 다만 “그들의 임무가 무엇인지, 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될지 여부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매일 전장에서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러시아가 병력을 위해 북한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라면 이는 크렘린궁의 강인함이 아닌 절박함의 신호“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하루 평균 1천 2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를 확보하고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병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에 북한군 병력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There is evidence that there are DPRK troops in Russia)”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면서, 추후 구체적인 사항을 알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미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조태용 한국 국가정보원장은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군이 현재까지 3천여 명에 달하며 오는 12월까지 1만여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되는 북한 군 총 병력 수가 2개 여단급 1만2천 명 규모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을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최근 북한군 파병을 확인하고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힌 데 대한 질문에 “허위, 과장”이라면서, “북한군의 위치는 평양에 물어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북한군 파병 관련 대응 조치에 나선 데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반응이 당혹스럽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참여했을 때 한국 안보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22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병력 파병 주장은 근거 없는 루머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