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축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규탄했습니다. 북한이 맞대응을 하면서 한국과 북한은 사흘 연속 충돌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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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유엔총회 회의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을 규탄했습니다.
권성혁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1등 서기관은 24일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오늘 주제 논의 범위에 정확히 속해 있는 북한과 러시아의 모든 불법 군사협력은 분명히 규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성혁 서기관] “All the illegal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the DPRK and Russia, which precisely falls within the scope of today’s thematic discussion, must be unequivocally condemned. The DPRK and Russia must immediately stop violating international obligations. Thank you.”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는 국제 의무 위반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군축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1위원회는 이날 ‘재래식 무기’를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북한과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표는 “우리는 비엔나 무기 금수 조치를 위반한 무기와 탄약의 불법적인 흐름에 대해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무기와 탄약, 그 외 군사 장비를 조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우크라이나 대표] “Chair, as of today, we remain gravely concerned over the illicit flow of arms and ammunition in violation of Vienna Arms embargoes. In this regard, Russia has procured arms and ammunition as well as other military equipment from the DPRK for the use in it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We reiterate that such transfers were made in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또한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러시아가 전문가패널을 “북한과의 군사, 기술 협력에 대한 걸림돌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1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타격한 탄도미사일 중 하나가 북한제라고 밝힌 일부 전문가패널 위원의 평가를 상기시켰습니다.
이 같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비난에 북한은 반박권을 사용해 대응했습니다.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우크라이나와 한국 등의 주장이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 정당한 우호협력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더 많은 무기와 재정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위기를 장기화하고 정치 권력을 유지하려는 우크라이나가 고안해 낸 또 다른 비방 캠페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림무성 국장] “The assertion of those member states is nothing more than groundless rumours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DPRK and undermining the legitimate friendly and cooperative relations between sovereign states in accordance with the UN Charter.It is yet another smear campaign devised by Ukraine to seek for prolongation of Ukraine crisis and maintaining its political power by getting more weaponry and financial support from US and Western countries.”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 군의 동맹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을 기반으로 한 군사 블록으로 진화한 미한 군사 동맹이야말로 역내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림 국장은 각국이 제기한 북러 간 무기 거래 의혹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림 국장의 발언에 이번엔 한국 대표부 김성훈 참사관이 발언권을 요청해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부인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미사일 파편에서 한글이 발견되고, 조선어를 사용하는 북한 군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있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며 이를 일축했습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북한군 파병설’을 부인하지 않은 사실을 상기시키며 “보낸 자는 부인하는데, 받는 자는 명확하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성훈 참사관] “The sender denies, however, the recipient does not clearly deny. Strange isn't it? Though we don't support those soldiers at all, it is regrettable that their existence is dissolved by the government that sent into the deadly battlefield. Those soldiers already forgotten, forsaken by the government that sent to the battlefield.”
이어 “우리는 그 병사들을 전혀 지지하지 않지만, 그 죽음의 전장에 보낸 정부가 그들의 존재를 잊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들은 자신들을 전장으로 보낸 정부에 의해 이미 잊혀지고 버려진 존재”라고 김 참사관은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림 국장이 두 번째 ‘반박권’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이번엔 한국의 주장을 직접 반박하는 대신 한국 대표가 북한을 ‘DPRK’가 아닌 ‘노스 코리아’로 지칭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 국제회의에서 한국을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로 지칭했지만, 최근엔 ‘ROK’ 즉 대한민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은 21일과 22일에 열린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도 공방을 벌였습니다. 따라서 이날로 양측은 사흘 연속 설전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