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F, 북한 자금세탁 ‘고위험국’ 유지…13년 연속

북한이 또다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와 관련해 심각한 결함을 가진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13년 연속인데요, 함지하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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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F, 북한 자금세탁 ‘고위험국’ 유지…13년 연속

진행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고위험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또 지목했군요.

기자) 네, FATF는 23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 결과를 25일 발표하면서 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 노력과 관련한 위험등급에서 최고 수준인 ‘대응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high-risk jurisdictions)’로 지정돼 있는 북한과 이란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FATF는 지난 2011년 ‘주의 조치국’이던 북한을 ‘고위험 국가’로 상향 조정한 이후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13년째 같은 조치를 받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FATF는 이번 성명에서 “북한이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체제의 중대한 결함을 계속 해소하지 못하고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및 자금 조달과 관련된 불법 활동을 통해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국제금융 시스템과의 연결성을 강화해 확산 금융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따라서 각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대응 조치의 이행과 집행을 갱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각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요?

기자) 성명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금융 제재의 철저한 이행과 북한 관련 위험으로부터 국제금융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회원국들에 촉구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북한 은행과의 거래 관계를 종료하고 자국 내 북한 은행의 모든 자회사 혹은 지점을 폐쇄하며 북한 개인과의 사업 관계 및 금융 거래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중국 등지에서 위장회사와 위장 금융기관을 내세워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FATF가 주의를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북한이 위장회사를 내세워 사업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돈이 결국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에 투입되고, 또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해지다 보니 ‘돈세탁’ 문제까지 불거진다는 게 FATF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북한을 ‘블랙리스트’ 국가로 지정해 각국이 관련 거래 혹은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할 때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의 우호국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 같은 FATF의 권고를 이행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자) 네, 그래서 FATF의 이번 성명에선 한 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볼 수 있는데요. 최근 1718 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무 종료로 인해 북한과 관련된 확산 금융 위험 평가를 지원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고 믿을 만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국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조사해 매년 2차례 이를 보고서에 담아 공개해 왔는데요. 지난 3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또 다른 상임이사국 중국이 기권표를 던지면서 전문가패널은 약 15년 만에 활동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확산 금융을 비롯한 대북제재 위반을 감시할 수 있는 기구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FATF는 이번 성명에서 “북한을 겨냥한 금융 제재 준수 조치와 대북 대응 조치의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북한을 감시하겠다는 뜻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FATF가 어떤 조직인지도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1989년 창설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구로,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 자금 조달 척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보통 1년에 3차례 총회를 통해 북한 등에 대한 ‘고위험국’ 지위 부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고요. 매년 10개 안팎의 나라를 대상으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 등에 대한 이행 상황들을 평가한 뒤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FATF는 이란에게도 ‘고위험국’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6년 ‘주의 조치국’으로 하향 조정됐다가 2020년 다시 ‘고위험국’으로 지정됐는데요. 따라서 FAFT는 북한과 이란을 특별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함지하 기자와 함께 FATF가 북한을 또다시 ‘고위험국’으로 지정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