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되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외교안보 내각에 누가 들어갈 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주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적합한 인물들이 거명되는 가운데 1기 행정부 인사 중 일부가 다시 기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언론은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를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안보 핵심 책사로 꼽아왔습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나의 특사’라고 부를 정도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언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레넬 전 대사는 국무장관이나 국가안보보좌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 4명의 국가안보보좌관 중 유일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화를 겪지 않은 인물로 알려진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도 국무장관 후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국무부를 이끌거나 다른 고위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지난 9월 26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가 개최한 대담에 출연해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에서 미국처럼 3~3.5%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We need our allies to pitch in the South Koreans are up to 2.5 percent of GDP in defense, you know, those numbers need to go to three percent or three and a half percent like the United States. So we can burden and share with our allies.”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미국의 부담을 동맹이 분담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부통령 후보로 고려됐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도 국무장관에 기용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의회에서는 외교위와 정보위에서 활동했으며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트럼프 행정부 시절 주일 대사를 지낸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됩니다.
지난 9월 상원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던 해거티 상원의원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미한일 3국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해거티 의원은 “3국 간 경제 관계 심화는 우리 공동의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을 강화하고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오 복귀 가능성
상원 군사위, 정보특위 소속인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은 국무장관 뿐 아니라 국방장관 후보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역시 육군에서 복무한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과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오도 국방장관 후보로 고려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아울러 트럼프 임기 말 국방장관 대행을 맡은 크리스토퍼 밀러도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3년 12월 휴 휴이트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지막에 아주 잘한 밀러가 있었다”며 “나는 그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안보보좌관엔 그레넬·콜비·해거티 등 거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는 리처드 그레넬 전 대사 외에 엘브리지 콜비 전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 해거티 상원의원,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지난 3월 ‘워싱턴톡’에 출연해 점증하는 한국 내 핵무장 요구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콜비 전 부차관보] “I think all options have to be on the table in our discussions. I'm not advocating for that. I don't think that the Washington Declaration address the fundamental problems in extended deterrence.”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 핵무장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고 전제하며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워싱턴 선언이 확장억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밖에 중앙정보국 CIA나 국방부 수장직에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장(DNI), 1기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키스 켈로그 장군이 언급됐습니다.
또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도 외교안보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행정부 꾸릴 것”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참모총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고 있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적을 일축했습니다.
그들은 나쁜 일을 하거나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난 그런 사람 대부분을 해고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I'm a different kind of a person. I fired most of those people. Not so graciously. They did bad things or a bad job. I fired them. They never fired one person.”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며 “그 사람들 대부분을 해고 했고 자비로운 방식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나쁜 짓을 했거나 일을 잘 못했다”며 “바이든 정부는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4월 타임지 인터뷰에서는 “모두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며 “우리는 매우 성공적인 행정부를 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