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벨기에 기업 '대북 지원자금 송금' 제재 면제 승인

북한 남포시 강서구 농민들이 북한 선전 현수막 앞에서 모내기를 이용해 벼를 심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이 유럽연합(EU)의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지원하는 벨기에 기업의 자금 송금과 관련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급여 명목 등인데 북한의 국경이 개방돼야 송금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소영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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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벨기에 기업 '대북 지원자금 송금' 제재 면제 승인

진행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1718위원회, 일명 대북제재위가 최근 벨기에 기업이 신청한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했군요.

기자) 네, 1718위원회가 지난 8일 벨기에 기업인 아그리컨설팅 유럽 SA(AESA)가 대북 지원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북한에 송금할 수 있도록 대북제재를 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1718위원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승인 서한을 공개했는데요. 서한을 보면 AESA는 지난 10월 30일, 유럽연합(EU)의 '식량안보사무소'(FSO) 지원을 위한 자금 이전과 관련한 제재 면제를 신청했고, 1718위원회가 열흘만에 이를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아그리컨설팅 유럽 SA(AESA)는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농업 컨설팅을 하는 기업입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본부가 있고요, 이탈리아에는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엔 주재 이탈리아대표부가 이탈리아 정부를 대신해 이번에 제재 면제를 신청했습니다.

이 기업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위탁을 받아서 북한에 있는 유럽연합(EU) 식량안보사무소(FSO)에 자금과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ESA에 따르면 대북 지원 목표는 식량과 영양 안보 제공, 굶주림과 영양실조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농업 개발 등입니다.

AESA는 지난 2019년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계약을 체결했고요. 같은 해 3월 1일부터 대북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1월 말부터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프로젝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관련 계약을 2026년 2월까지 연장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의 식량안보사무소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북한에 송금하겠다는 건데 액수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1718위원회가 공개한 서한을 보면 총액수는 68만 5천 15유로, 미화로는 약71만 7천 달러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용도도 설명됐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AESA 제재 면제 신청 서한을 보면 유럽연합 식량안보사무소의 팀 대표와 팀원들, 외부 전문가, 북한 스태프 등의 급여와 사무실 임대료, 현장 방문 비용, 차량 유지비, 워크숍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 등입니다. 그러면서 2025년 내 북한의 국경이 개방되고 대체 송금 방법이 확인되면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718위원회는 내년 11월 8일까지를 제재 면제 기간으로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국경 봉쇄로 평양에서 철수한 유럽연합 식량안보사무소의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까?

기자) 네. “여전히 평양에 있는 사무실은 폐쇄됐고, 작원들이 사용하던 차량은 주차돼 있으며, 물품들은 창고에 보관중이다. 직원들은 제한된 근무일수 동안 재택근무를 하면서 온라인으로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다"라고 돼 있습니다. 사무실의 재운영 가능성,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 등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에 승인된 제재 면제 신청건도 언제 이행될지는 알 수 없어 보이는데, 국제기구나 지원단체들의 대북 지원 의지도 많이 저하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에 대한 피로감이 커 보입니다. 기간 내에 제재 면제 물품 등을 북한에 반입하지 못하면서 제재 면제 기간 연장을 신청하는 단체들도 있지만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북제재위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 2월과 3월 각각 제재 면제 기간이 만료된 핀란드 비정부기구 ‘핀란드 교회 원조기구’와 미국의 보건의료 비정부기구 ‘샘 복지재단’ 등의 추가 조치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지난해부터는 국경을 일부 개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특히 최근에는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의 방북도 있었고, 일부 서방 국가들의 주북 공관도 다시 문을 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9월 스웨덴이 서방 국가로는 처음 신종 코로나 이후 평양에 자국 외교관을 복귀시키고, 대사관의 문을 열었습니다. 21일에는 안드레아스 벵트손 주북 스웨덴 대사가 신임장을 제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고요.

스웨덴에 이어 폴란드도 지난 15일 북한에 자국 외교관을 복귀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또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7월에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의 취둥위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이 국경 개방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국제기구나 비정부기구들을 대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여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안소영 기자와 함께 AESA의 대북제재 면제 승인과 관련한 상황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