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톡] “트럼프, ‘김정은’ 의도 차단…한국과 조선업, 대중 압박 협력 의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국가안보팀은 수십 년간 대북 협상 경험이 있으며, 1기 행정부 당시 북한의 행태를 똑똑히 목격했기 때문에 김정은의 ‘의도’ 등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과 조선업 및 중국 문제에서 협력하기를 원하며, 이는 강력한 미한동맹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3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와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점점 더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약 1만 1천 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 해병대와 공수여단에 배치됐고, 일부는 이미 최전선에서 참전했다고 국회에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 전쟁 수행력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패트릭 크로닌 석좌) 확실히 그런데요. 북한은 러시아에 군수품에서부터 포탄과 로켓, 병력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서 이미 사상자가 나왔죠. 북한군은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전쟁을 수행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그저 자국 영토를 되찾는 것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영토를 확보하길 원하니까요. 휴전을 위한 진지한 협상을 하기 전에 말입니다. 궁금한 건 북한이 그 대가로 무엇을 얻느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겠죠.

진행자) 디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군의 실전 경험이 한반도의 불안정과 위협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이 사용하는 무기와 전술에 익숙해지면 한국에 대한 북한의 전략과 전술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시드니 사일러 전 분석관)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도전 중 하나는 그곳에 파병된 북한군의 정확한 자질과 역량, 임무, 그들이 참여하고 있는 작전 규모 등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선전 효과가 클 겁니다. 국내적으로는 우크라이나 파병 사실을 직접적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김정은은 최근 군부와 군수산업 고위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북한이 이제 국제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간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북한 인민군이 전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싸우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그가 한국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한 계산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1만 명의 전장 경험이 160만 명 인민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병사들이 전장 경험을 쌓고 돌아오는 데에는 덜 가시적인 다른 이점이 있습니다.

진행자)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대가로 잠수함 기술과 추진 기술을 이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잠수함 기술이 북한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미사일 기술과 결합할 경우 한국과 미국에 얼마나 위협적인가요?

크로닌 석좌) 북한은 해상 기반 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매우 야심 차게 구축해 왔습니다.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조차도 재진입체의 물리적 시험을 거치진 않았죠. 이번 주 파파로 사령관이 몇 가지 발언을 했는데, 북한이 잠수함이나 재진입체의 핵심 기술 중 일부를 분명히 요구할 겁니다. 러시아가 이 기술들을 제공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이는 분명히 군사력 균형에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 하지만 한국, 일본, 미국 역시 북한이 러시아 기술 덕분에 무엇을 개발하든 대응하고 억제할 수 있을 겁니다.

진행자) 전략적으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게 되면 모든 전략적 계산이 바뀔 수 있는데요. 미국 근처까지 잠항해서 핵무기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력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크로닌 석좌) 저는 잠수함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관여해 왔습니다만, 기술 개발에는 수십 년이 걸립니다. 잠수함 한 척을 배치하려면 잠수함 함대가 필요합니다. 이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따라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본격적인 잠수함 역량을 구축하려면 갈 길이 멉니다.

진행자)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북한이 그런 잠수함 역량을 갖출 때가 올 수 있는데요. 제 질문은 그런 상황에서도 미국의 핵 우산이 한국을 보호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크로닌 석좌) 미국의 핵우산은 강력하며 앞으로도 강력할 겁니다. 우리는 5천 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어떤 나라도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우리 동맹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선언적 정책, 핵 태세의 일부입니다. 내년에 새로운 핵 태세가 발표되면 무엇이 담길지 지켜봅시다. 새로운 군사 역량과 러시아의 핵 위협, 다시 말해 핵 금기를 넘을 가능성에 직면해 북한도 이를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인데요. 물론 이는 확장 억제력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킵니다.하지만 실제 억제력을 약화시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겠습니다. 김정은이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면 대중의 인식이 아니라 실제 억지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이것이 북한의 선전이 위험한 지점인데요. 의심의 여지 없이 북한은 언젠가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그리고 숨어서 핵 보복을 가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보유한 것처럼 묘사할 겁니다. 최악의 악몽은 선전 목적의 이런 (과장된) 역량과 실제로 그것을 믿는 아마추어 분석들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크로닌 석좌가 말했듯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북한의 신형 핵잠수함조차도 우리 기준으로 실행 가능한 전력을 갖추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겁니다.

크로닌 석좌) 대신 진짜 전략을 강조해야 합니다. 김정은의 진짜 전략은 핵보복 역량을 확보하는 겁니다. 북한 정권을 제거할 수 없도록 말이죠. 안전할 수 있도록 대응 역량을 보유하려는 거죠. 그것이 바로 김정은이 시도해 온 겁니다. 그는 정권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정권 생존이 여전히 핵심이에요. 이런 핵무기들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개입을 막고, 핵 보복 역량을 보유함으로써 실제로 개입을 막으려는 겁니다. 그는 강압적, 선전적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에게 이를 허용할 때만 가능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의 에이태큼스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허용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중대 도발로 간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에이태큼스 사용을 제한해 왔는데요. 북한군 파병이 이번 결정의 기폭제가 됐을까요? 또 이것이 북한이 더 이상 깊숙이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일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보다는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경고라고 보는데요. 그 결정은 분명히 북한군 파병으로 분쟁이 고조된 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처벌이라기보다는 말이죠. 확신하건대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본토에 사용하는 문제는 북한군 개입 이전부터 논의된 주제였습니다. 아마 여러 옵션 중 가장 즉각적이고 쉽게 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것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보내는 어떤 특별한 신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할 거라고 예상하는데요. 1기 때 주한미군 철수까지 암시했으니까요. 한국 일각에서는 이를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 한국이 핵 잠재력을 확보할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또는 우라늄 농축 권한을 얻거나 핵 추진 잠수함이나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등을 얻는 기회로 말이죠. 이런 것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한국 간 현실적인 협상안이 될 수 있을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런 사고가 진행 중이라니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협상가입니다. 그와 같은 사람과 거래할 때는 그는 창의적 사고자라서 대놓고 말할 겁니다. 그는 한국을 동맹이라고 보는데요. 우리가 상당한 무역 적자를 보는 동맹이라고 봅니다. 국방비 지출이 GDP의 3%라는 마법의 기준에 못 미치는 동맹이라고 보죠. 따라서 물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고려될 겁니다. 한국이 각각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준비된 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왜 한국은 중요한 동맹인가? 왜 중국 관련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기여가 우리에게 중요한가? 왜 국방비를 더 지출하지 않나? 주한미군에서 한국이 얻는 가치는 무엇인가? 한국이 심지어 잠재적 핵 역량까지 갖춘다면 방어에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을까? 지금은 고전적 동맹 모델을 지지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간과해 온 이 모든 질문들이 논의돼야 할 시기입니다. 당신 말씀이 맞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질문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안보 관련 엘리트의 대다수는 핵무장의 길로 가는 데 반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비용을 고려할 때 말이죠.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들이 논의 테이블에 올려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알려지지 않은 요소 때문입니다. 아마 크로닌석좌가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는데요. 제가 고민하는 건 핵무기 확산에 관한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가 꼭 “지금 핵 보유국은 9개가 있고,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여길까요? 아니면 “왜 한국은 핵무기가 없지? 이치에 맞나?”라고 생각할까요?

크로닌 석좌)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책은 핵 비확산 체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통해 5개 공식 핵보유국에만 특권을 부여했지만, 지금까지 최대 9개국까지 허용하는 상황이 됐죠. 하지만 이제 이란이 10번째 핵보유국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사고에 제약이 될 수도 있지만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전에 벌어졌던 일에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그는 새로운 관점에서 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나? 지금 미국에 최선의 이익은 무엇인가?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우리의 현실적인 역량은 무엇인가? 중국이 유일하게 거대한 도전으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우리가 한국과 같은 동맹과 어떻게 새로운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사일러 전 분석관이 핵 문제와 관련해 모든 것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암시했다고 보는데요. 우리는 최소한 선택지를 공동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또 그것이 확장억제와 억제력, 동맹 신뢰 강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도 연구할 필요가 있고요. 하지만 그 대신 한국은 아시아 중추 국가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특히 기술, 조선, 반도체, 경제, 무역과 관련된 중국과의 경쟁 문제를 다루면서 말입니다. 이는 중국이 공산당 주도로 지역과 세계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입니다. 중국은 공정 무역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식 중상주의를 통해 그렇게 하고 있어요.

진행자)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핵 관련 논의가 있다면 일본도 면밀히 주시하고 한국을 따르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한국이 어떤 잠재력을 얻게 되든 일본도 그것을 원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이 미국과 핵 관련 대화를 할 때는 일본이란 요소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제가 대화를 나눈 일본인들은 대체로 미국은 ‘한국이 핵 역량을 갖추게 되면 일본도 즉각 이에 동참할 것’이라고 너무 성급하고 느슨하게 판단한다고 말합니다. 일본엔 아직도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유산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 대중 사이엔 여전히 반핵 정서가 강합니다. 이 부분은 크로닌 석좌가 훨씬 자세히 알고 계시겠죠.

크로닌 석좌) 역설적이게도 일본은 이미 핵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이것을 면밀히 연구했지만, 핵무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는 핵 비확산 운동의 선봉에 있습니다. 만약 일본에서 핵무장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친다면 부결될 겁니다. 반면 여론 면에서 한국은 정반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본, 한국,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확장 억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 간 구성된 핵협의그룹과는 별개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이시바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추구해야 할 일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조선과 정비 분야에서의 성공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조선 산업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접근 방식을 역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뭔가 얻어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크로닌 석좌) 최근 한화의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필라델피아가 펜실베이니아주 선거에서 중요한 격전지였죠.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해군과 전진 배치 함정 유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이 보유한 유지와 수리, 정비 역량이 필요합니다. 한국이 필리핀 수빅만과 같은 지역에서 상업적 정비와 조선 산업에 투자할 수도 있겠죠. 미국은 한국이 LNG 운반선을 건조해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을 지원하길 원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서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지렛대로 삼고자 합니다. 한국은 에너지가 필요하죠. 한국은 LNG 운반선 건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에너지와 동맹에서 윈윈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아주 훌륭한 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대화의 시작일 뿐입니다. 더 큰 거래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이제 논의 테이블에 올랐고, 이런 사고는 정말 긍정적인 일입니다.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았어. 바이든 행정부와 서둘러 합의했어’ 이런 생각보다 말이죠. 이제 더 이상 그런 논의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건 아주 건설적인 시작입니다. 한국은 실제 경쟁에서 이웃인 일본을 앞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트럼프 행정부를 어떻게 상대할지 기준을 세웠었습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더 이상 생존해 있지 않습니다. 설령 아베 총리가 살아있다 해도 당시 했던 일을 오늘날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 정책을 수립하고 동맹과 새로운 협상을 추진하려 하니까요. 이시바 총리는 어느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별도로 조기 회담을 성사시키려고 했죠. 마러라고로 갈 수 있었겠지만 트럼프 캠프나 인수팀에서 거절했습니다. 이것이 일본에는 물리적이고도 눈에 띄는 차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옳은 일을 해왔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놀랍게도 이 문제에서 따라잡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의 국내 정치가 변했고, 이시바 총리가 소수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그래서 상징성도 있지만, 실체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비교를 위해 두 가지 주요 사례를 들 수 있는데요. 하나는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첫 만남이 순조롭지 않았던 경우이고요. 또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만났던 상황입니다. 보도자료를 보면, 대통령실에서 나왔기 때문에 분명히 긍정적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있었겠지만 제가 본 바로는 두 정상들은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서 공통된 관심과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략적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 문제도 어느 정도는 마찬가지일 수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더 많이 협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겁니다. 아무런 협의 없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리기보다 말이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는데요. 그런데 지금 미국과 한국이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윤 대통령이 그의 외교에서 여러 가지로 미국을 우선시하는 점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이 향후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사일러 전 분석관) 사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했죠. 그래서 영향력이 없었다고 말하는 건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을 좌우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면 공정한 평가일 겁니다. 외교를 시작하려고 하면 한쪽이 파트너를 불편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일이 불가피하게 일어나죠.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거나 남북 대화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때마다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한국 패싱’, ‘통미봉남’ 콤플렉스인데, 극복해야 할 과거가 돼야 합니다. 대신 올바른 방향으로 접근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파트너로 여길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하든, 이를 실행하는 데 있어서 말이죠.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우리와 어떤 형태의 대화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윤 대통령 간의 대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억지력을 유지할 것인가, 압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북한을 어떻게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것인가가 핵심이 될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가안보 직에 임명한 인사들, 예를 들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1기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2기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북한에 대해 덜 우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보시나요?

사일러 전 분석관) 우선 그들이 수십 년간의 경험에서 얻은 통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루비오 상원의원 같은 인사들은 이를 매우 주의 깊게 지켜봤고요. 하지만 트럼프와 그의 최측근들은 모두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벌어진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얼마나 준비가 부족했는지, 그리고 미국과의 합의나 관계 진전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를요. 김정은은 이후 트럼프 1기 남은 기간에도 이런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 경험은 트럼프에게 남아 있죠. 그들은 수백 번에 달하는 미사일 발사를 목격했고 김정은이 미국과의 모든 외교는 다 끝났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평가를 지켜봤습니다. ‘미국과의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봤다’는 지난밤 성명에서 조차요. 그들은 김정은이 본질적으로 자신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할 의향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팀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이전에는 더 우호적인 인사들이 있었고 지금은 강경한 팀으로 교체됐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된 경험에서 배운 교훈인 거죠.

진행자) 트럼프 1기 때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점이 매우 분명한데요. 모든 대통령들이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두드러졌죠. 미한 합동 훈련과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없을까요? 김정은이 또 미한 훈련과 전략 자산의 전개를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과 연계하려 하지 않을까요?

크로닌 석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그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 여러 사안을 따져봐야 할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진행된 조치들, 예를 들어 한국이 확장 억제를 위해 요청했던 전략 자산의 정기적 전개나 대규모 훈련 확대 등을 되돌리려 하거나 첫 임기 때 북한과의 협상이 성공하지 못했던 현실과 다른 우선순위 등을 따져봐야 할 겁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최고위급 소통인데요, 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이 되겠죠. 만약 두 정상이 소통하고 조선업과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면 한국은 괜찮을 겁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통제권, 기타 전략 자산 문제 등에서 조정과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조율 가능한 사안들이죠.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겁니다. 이는 건전하고 강력한 동맹의 틀 안에서 이뤄질 겁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솔직히 윤 대통령 이후의 상황이죠. 우리가 알 수 없는 상황에 들어가게 되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결정을 직접 내리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대통령들보다 제약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급 교감이 현재로서는 더 견고한 동맹을 구축하는 데 강력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

지금까지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와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