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고 선박을 또다시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했습니다.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이지만 북한의 선박 구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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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박의 등록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최근 새로운 북한 선박이 등재됐습니다.
주암산1호 IMO 등재
GISIS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주암산1호에 대한 등록을 마쳤습니다.
주암산1호는 이전까진 중국 선적의 창다219호였지만 지난 2022년 8월 선적과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는 주암산1호가 2년 전 북한 해사기구에 등록됐지만 IMO에는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보고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북한은 수개월 혹은 수년 전에 자국에 등록한 선박을 뒤늦게 IMO에 보고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암산1호가 IMO에 등록되면서 주암산1호에는 새로운 IMO 고유 식별번호가 부여됐습니다.
이전까지 주암산1호는 언제든 변경이 가능한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MMSI)만으로 운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반적으로 MMSI만을 보유한 선박은 다른 나라 항구로의 기항이 불가능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상에서의 인명 안전을 위한 국제협약(SOLAS)’을 통해 각 선박이 자국 해상을 벗어날 땐 IMO 번호를 의무적으로 발신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중고 선박 구매
주암산1호를 등록한 주체는 북한 평천구역 소재 ‘잠룡쉬핑회사’로, IMO는 이 회사가 소유주가 된 시점을 2022년 8월 16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주암산1호는 중량톤수 499t의 소형급 선박이며, 건조연도는 2003년입니다.
이 선박은 건조 첫해부터 줄곧 창다219호로 운항되다가 2022년에 북한 선박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는 북한이 중국에서 운영되던 중국 선박을 중고로 구매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주암산1호 구매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몇 년 동안 중고 선박 구매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GISIS 자료를 토대로 북한이 2023년 최소 46척과 올해 6척 등 총 52척의 중고 선박을 구매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선박 업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노후 선박을 그나마 ‘덜 노후화’된 선박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 3년간 구매한 선박을 50~70척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앞서 선박 전문가인 한국 우창해운의 이동근 대표는 북한의 선박 구매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 “선박이 오래되면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며 1만t급 이하 선박 거래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