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미국인 등 외국인들이 탄 비행기가 카불 공항을 출발했습니다. 홍콩 경찰이 민주단체가 운영하는 '톈안먼 추모 기념관'을 압수수색했습니다. 2015년 프랑스 파리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아프가니스탄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인들을 태운 비행기가 카불 공항을 떠났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AP통신은 미국인들을 포함해 외국인 200여 명을 태운 카타르항공 비행기가 9일 카불공항을 출발했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 비행기가 어디로 가는 겁니까?
기자) 네. 이 비행기는 카타르 도하로 간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을 나오려는 사람들을 태운 전세기들의 출발을 허용하라고 촉구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국인들과 아프간인들을 태우고 아프간 마자리샤리프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세기들의 이륙을 허용하라고 8일 탈레반 측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비행기 이륙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전세기에 탄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출국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않았다고 탈레반 측이 주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세기들이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자리샤리프는 아프간 북부에 있는 도시입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미국 군용기가 아니라 전세기를 이용해서 아프가니스탄을 나오려는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이 수행한 대피 작전이 이미 지난달 31일에 끝났기 때문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전세기들이 떠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매일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탈출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로 한 모든 사람에게 여행의 자유와 안전한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도록 다른 협력국들과 함께 탈레반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행기가 아니라 육로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온 사람들이 있다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네. 미국인 4명이 육로로 아프간 국경을 넘었다는 보도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육로로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올 수 있도록 개인들, 그리고 탈레반과 직접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8일 독일에서 다른 나라 장관들과 회담했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함께 20여 개국 고위 관리들과 화상으로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 등 아프간 관련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외부 원조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아프간인 1천 800만 명이 식량과 청수, 의료, 기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것과 관련 없이 유엔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를 위해 유엔은 올해 12월까지 약 6억 달러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8일에는 탈레반이 과도정부 구성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새 총리 대행에 탈레반 창립자 가운데 1명인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를 임명한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8일 블링컨 장관과 마스 장관의 기자회견에 이 문제가 언급됐나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과도정부 구성에 포용성이 부족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탈레반 정부와 미국, 그리고 국제 사회 사이 관계의 성격은 전적으로 탈레반의 행동에 달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탈레반 병력이 수도 카불에서 시위대에 공포를 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카불에서 탈레반 통치에 항의하는 가두행진이 있었다는데요. 이때 탈레반이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공중에 총을 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탈레반 정부의 포용성 부족과 이번 폭력 사태가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카불을 버리고 탈출했던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이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가니 전 대통령은 8일 내놓은 성명에서 카불에서의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자신이 카불에 있었으면 유혈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란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자신이 남아 있으면 카불에서 시가전이 벌어져 지난 1990년대에 발생했던 것 같은 유혈사태가 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카불을 떠났다고 가니 전 대통령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카불을 떠나는 것이 일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라며 “하지만, 이것만이 전투를 잠잠하게 하고 600만 카불 시민들의 목숨을 구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가니 전 대통령이 카불을 탈출하면서 거액을 챙겼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이 보도에 대한 해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가니 전 대통령은 그런 보도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그는 자신과 부인이 개인 재정 면에서 투명했다고 강조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한 유엔 조사나 다른 독립적인 조사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경찰이 톈안먼 추모 기념관을 압수 수색했군요?
기자) 네. 홍콩 경찰이 9일 오전 해당 기념관을 압수 수색하고 전시 자료 등을 압수했습니다.
진행자) 이곳은 민주진영이 운영하던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몽콕에서 운영하던 시설입니다. 정식 이름은 ‘6월 4일 박물관’인데요. 지난 1989년 6월 4일에 발생한 중국 베이징 톈안먼 사태와 관련된 자료와 정보를 전시해 왔습니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지련회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됐는데요. 장기간 톈안먼 사태의 진상을 알리고 희생자 추모에 앞장서 왔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박물관을 압수 수색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박물관이 정당한 면허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박물관은 지난 6월 이후 문을 닫았는데요. 당시 박물관 측은 직원들 안전을 위해 운영을 중단하고 재개관하면 지련회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최근 지련회 간부도 체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 경찰이 8일, 지련회 간부 4명을 체포했습니다. 단체 회원 정보와 재정 정보를 제출하는 것을 거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9일 홍콩 법원은 작년 6월 4일 빅토리아파크에서 열린 톈안먼 희생자 추모 집회와 관련해 불법 집회 개최 등 혐의로 기소된 지련회 전·현직 간부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련회 사태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정치적인 동기로 활동가들이 체포됐고, 이는 거대한 권력 남용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사태는 홍콩 보안법이 중국이 어떻게 홍콩 내 반대파들을 탄압하는지 잘 보여준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에 관여한 용의자들의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테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20명에 대한 재판이 파리 소재 법원에서 8일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당시 테러로 사상자가 많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테러 분자들이 파리 국립경기장과 시내 여섯 군데의 식당과 술집, 그리고 바타클랑 극장을 폭탄과 총기로 공격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130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490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90명은 바타클랑 극장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테러 분자들은 모두 체포됐습니까?
기자) 현장에서 직접 공격에 가담한 사람 중에 1명만 체포됐고 나머지는 모두 사망했습니다. 이 사람 외에 체포된 뒤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은 테러 분자들에게 자금이나 총, 차량을 제공하거나 테러를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재판에서는 용의자 20명 가운데 6명이 궐석재판을 받았는데요. 이들은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테러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누군가요?
기자) 네. 올해 31세로 프랑스계 모로코인인 살라 압데슬람입니다. 그는 테러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2016년 벨기에에서 체포됐는데요. 8일 법정에서 판사가 이름과 직업을 묻자 자신을 ‘IS 전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IS가 당시 테러 배후를 자처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IS는 자신들이 테러를 감행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자신들과 싸운 프랑스를 공격하라고 추종자들에게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재판에 넘겨진 사람만 20명이라 대규모 재판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변호사만 330명, 그리고 피해자 300명이 재판에 참여합니다. 테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증언할 예정인데요. 앞으로 140일 이상 재판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대규모 재판이라 경비도 강화됐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 법원 주변에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습니다. 이날 법정 안에는 경찰과 변호사, 기자, 생존자, 피해자 가족, 그리고 심리지원 요원들로 북적였습니다.
진행자) 당시 사건이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테러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몇몇 생존자는 현지 언론에 아직도 악몽에 시달린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유죄가 인정되면용의자들이 어떤 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유죄가 인정되면 압데슬람을 포함해 대부분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