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일방적 ‘대북제재 해제’ 안 돼…‘종전선언’ 평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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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총괄했던 전 외교당국자가 대북제재를 섣불리 일방적으로 해제해서는 안 되며,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종전선언만으로는 평화를 얻기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미국만이 아니라 북한과도 입장차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총괄했던 전 외교당국자가 대북제재를 섣불리 일방적으로 해제해서는 안 되며,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종전선언만으로는 평화를 얻기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미국만이 아니라 한과도 입장차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맡았던 이도훈 전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서울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행사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 문제의 핵심은 결국 경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도훈 전 본부장은 지난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화를 중단한 북한이 결국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경제난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이 체제 안정을 고려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 하노이 회담 때처럼 제재 완화 요구와 핵 군축으로의 협상 변질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도훈 / 전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부분적으로 제재 완화를 받으면 돈이 들어가고, 돈이 들어가고 있으면 경제 문제를 완화시키면서 버텨나갈 수 있는 게 생기고, 그렇게 하는 동안에 협상을 끌고 나가고 제재를 버텨나가면서, 그렇게 길게 끌고 갈 수 있으면 그게 핵 보유를 한 셈입니다.”

이 전 본부장은 이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제재의 효용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지만 현재 유엔 안보리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의 독자적 제재가 중첩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제재가 없었다면 북한이 더 수월하게 핵무기 개발 등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재를 해제해주는 등의 지렛대를 포기하고 북한의 선의를 기대하는 식으로 협상을 진행해서는 안 되며, 핵 보유를 스스로의 안보와 경제에 해가 된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직접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본부장은 또 한국 문재인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이자 비핵화의 시작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종전선언을 비핵화에 따른 결과로 인식하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은 종전선언을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는 것으로 규정했다면서 이는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차이가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도훈 / 전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9월 24일 날 김여정 부부장이 밝혔던 담화 내용을 보면 현재의 불안정한 조선반도의 정전체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는 것이라고 종전선언을 정의했습니다. 물리적으로 끝장낸다고 하면 과연 그것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종전선언하고 같은 것인지…”

이 전 본부장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과 이듬해 2월 하노이회담 당시 한국 문재인 정부의 북핵 수석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 국회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해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정책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지난 7일 화상회의로 열린 2021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개회식 영상 축사에서도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첫걸음이라면서,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협력의 새 질서를 만들고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함께해달라고 말하는 등 종전선언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