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남북 관계, 김정은 대화 의지 없으면 풀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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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북관계는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북한 지도부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냉각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가 대화 노선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를 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올해 남북관계는 이렇다 할 만남 없이 2019년부터 시작된 교착 상태가 1년 내내 지속됐습니다.

오히려 북한은 지난 3월 미한 연합군사훈련 실시를 빌미로 비난 담화를 발표하고 3월 21일과 25일 서해와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저강도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또 8월에도 하반기 미한연합훈련 취소를 압박하면서 김여정 부부장 명의의 비난 담화와 함께 남북통신 연락선을 재단절하면서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적극 추진하던 한국 문재인 정부와의 바람과 달리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을 이어갔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정권이 올 한 해 동맹인 미국과 한국 사이를 이간질하는 무리한 요구를 통해 대화를 거부하는 행보를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북한의 입장은 한미동맹을 이간하고 연합훈련을 중단시키고자 하는 그런 일관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직통전화도 결국 그렇게 연결시켜서 연합훈련을 중단 시켜 보려고 하는 그런 불순한 속내를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죠.”

전문가들은 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9월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 꺼내자 북한 지도부가 흥미 있는 제안이자 좋은 발상이라는 다소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가 사흘 만에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신범철 백석대 초빙교수는 북한 정권이 보인 유화적 반응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한국을 시험해보려는 노림수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국을 중요한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범철 / 백석대 초빙교수
“북한은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는 협상 의지를 피력하는 동시에 핵 능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행보를 보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를 우선시하는 미국과는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고 한국 정부는 유연성은 보였지만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상황이 교착 상태에 이르게 된 거죠.”

한국의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정권이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제안에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전제조건을 굽히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은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종전선언에 대해서 다들 동상이몽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있지만 적정 수준에서 만일 합의가 된다면 종전선언이 입구가 될 수 있고요. 그러나 종전선언 내용에 대해서 대치국면이 이어진다고 하면 종전선언 안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길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죠.”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새해에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남북 교착국면을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