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철도노조 파업에 의회 개입 촉구…올해 미국 독감 환자 620만 명, 사망자 3천 명 육박

CSX 화물열차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지역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올해 미국의 독감 환자가 620만 명에 달하고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3천 명에 육박하는 등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백악관이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 주제를 공개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철도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의회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어제(28일) 성명을 내고 철도노조 파업을 막기 위해 연방 의회가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철도 운행 중단은 우리 경제를 초토화시킬 것”이라며 “철도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그 어떤 조정이나 지체없이 철도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수용하는 법안을 즉각 통과시켜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철도 노사가 합의안을 수용해야 하는 마감시한이 언제입니까?

기자) 다음달 9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면 “첫 2주 동안 76만 5천 명의 노동자가 일손을 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렇게 되면 많은 지역이 깨끗한 물 확보를 위해 필요한 화학물질을 공급받지 못하게 될 것이고, 미 전역의 농장과 축산 농가는 사료 공급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화물열차가 없으면 미국의 많은 산업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노사 합의와 관련해서 의회가 개입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자신은 ‘친노동계 성향 대통령’으로서 “합의안 비준 절차나, 합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수백만 노동자와 가정에 영향을 미칠 경우, 합의안 도출을 위해 의회가 그 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철도 노사 간 잠정합의안도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로 마련된 것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철도가 노사 협상 결렬로 30년 만에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비상위원회를 꾸려 중재에 나섰습니다. 철도가 멈추면 공급망 혼란으로 물가상승이 불가피한데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부심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직접 중재에 나섰던 겁니다.

진행자) 정부가 중재에 나서 마련한 잠정합의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5년간 임금 24% 인상과 5천 달러 보너스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노사 간 이견을 보이는 부분이 유급 병가 휴가 확대인데요. 사측은 급여와 장애수당 인상을 위해 노조가 유급 병가 휴가를 포기했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 조합원들은 직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사측이 유급 병가를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잠정합의안을 두고 현재 투표가 진행 중이죠?

기자) 네, 사측과 임금 문제 등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는 총 12곳인데요. 현재 8개 노조가 합의안을 수용했습니다.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노조는 사측과 다시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요. 다음달 9일까지 12개 노조가 모두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대통령뿐 아니라 재계도 의회에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400개가 넘는 재계 단체들 역시 어제(28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 의회가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철도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식료품과 연료 수송 차질은 물론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면서 미국 경제에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단체들이 서한에 동참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상공회의소와 전미제조업협회, 미국소매협회, 미국석유학회 등 미국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단체들입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철도 파업이 미국 경제와 지역사회에 가져올 위기를 용납할 수 없다”며 “노사가 자발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의회가 즉각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과 재계가 이렇게 의회의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는데, 의회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번 주 안에 관련 입법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재앙적인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며 “철도 파업은 우리 경제를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철도가 미국 물류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실제로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미국 전체 화물 수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에 달합니다. 따라서 만약 철도가 멈춘다면 미국의 에너지와 농업, 제조업, 보건, 소매업 등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게 되는 건 물론, 하루 평균 2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재계 단체들은 서한에서 “철도 운영이 중단되면 즉각적인 공급 부족과 물가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CNBC’ 방송은 협상 마감시한이 다가오면서 일부 기술 기업들이 이미 철도 대신 트럭으로 운송 경로를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아이오와주 수시티의 한 상점에 독감 백신 접종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주위에 보면 콜록거리거나 훌쩍이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요. 미국에서 독감 확산이 심상치가 않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시작된 겨울철 독감 시즌이 예년보다 심각한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독감 환자는 약 620만 명에 달하고요, 사망자는 3천 명 가까이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직 11월이거든요? 겨울이 한참 더 남았는데, 독감 환자가 벌써 이렇게 많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추운 지역에서만 독감이 유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CDC는 미국 전역에서 독감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28일 현재 미국 내 33개 주에서 호흡기 바이러스 확산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으로 나타나고 있고, 고위험 지역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독감 외에 또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도 돌고 있잖아요?

기자) 네, 어린이들 사이에서 호흡기 질환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급증했는데요. 독감에 RSV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3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동시에 돈다고 해서 ‘트리플데믹(tripledemic)’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픈 사람이 예년보다 더 많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CDC에 따르면 11월 13일 주간 미 전체 사망자의 9.4%, 그러니까 10명 가운데 1명이 폐렴, 독감 또는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었는데요. 계절 기준선 약 6%에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특히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독감 시즌 동안 총 2천 9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어린이가 12명이고, 독감 입원환자 수도 5만 3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독감바이러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네, 이번 시즌 CDC에 보고된 독감 표본 중에 약 76%는 A형 독감인 H3N2 바이러스이고, 나머지는 H1N1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두 가지 바이러스 모두 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올해 독감이 이렇게 많이 유행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NBC’ 방송은 코로나바이러스, 그리고 RSV 유행과 함께 독감 시즌이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됐다고 전했는데요. 코로나 방역 조처로 몇 년간 바이러스 활동이 억제되면서 전염력이 강한 질환과 싸울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가진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람들이 서로 잘 만나지 않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바이러스에 맞서 싸울 능력이 떨어졌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2년간의 독감 시즌과 비교해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은 올해 더 빨리 시작되고 더 심해졌는데요. 코로나 방역 조처 완화와 맞물려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겁니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우리는 지금 전염력이 매우 높은 세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며 “앞으로 수주 간 독감과 코로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RSV의 경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전국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독감이 유행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요?

기자) 독감 시즌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 전에 많이 감염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보통 독감은 12월부터 증가해 1월에 정점을 찍는데 올해는 10월부터 유행하다 보니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도 전에 유행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말이 되면 각종 모임이 또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연말에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일이 많아지면서 독감 유행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CNN’ 방송에 연말 모임으로 독감은 물론 최근 코로나 확진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런스키 국장은 “호흡기 질환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바로 백신 접종”이라며 코로나와 독감 백신을 꼭 맞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 룸' 크리스마스 장식 모습.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초상화 밑에 있는 벽난로에 조 바이든 대통령 가족의 이름을 써 놓은 양말이 걸려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백악관이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 주제를 공개했다는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백악관이 28일 백악관 내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한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 주제는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인데요. 이는 미국 헌법 첫 문장에 등장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 공개는 매년 열리는 행사죠?

기자) 맞습니다.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공개되는데요. 크리스마스 장식은 영부인이 책임지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질 바이든 여사가 백악관 입성 후 두 번째로 공개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인데요. 지난해에는 ‘마음이 담긴 선물(Gifts From The Heart)’이라는 주제로 ‘믿음과 가족, 공동체, 통합과 평화’ 등을 장식으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 '블루룸'에 장식된 백악관 공식 크리스마스 트리.

진행자) 이번 장식의 주제에 대해 바이든 여사가 어떤 설명을 내놨죠?

기자) 네, 바이든 여사는 "우리 국가의 혼은 언제나 '위 더 피플'이었다"며 “이것이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에 영감을 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우리를 뭉치게 하는 가치는 가능성과 긍정, 그리고 연합에 대한 믿음으로 당신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크리스마스 장식을 위해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15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표적인 장식 몇 가지를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가장 먼저 볼 것은 백악관 안에 설치된 공식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이 나무는 백악관 2층에 있는 세 개의 응접실 가운데 한 곳인 '블루룸'에 설치됐는데요. 높이가 5.6m에 달하는 전나무로, 펜실베이니아주 오번에서 공수됐습니다. 이 나무에는 50개 주와 워싱턴 D.C. 등 미 전역의 단합과 희망을 나타내는 손으로 만든 푸른색의 새 모양 장식이 달렸고요. 나무 하단에는 흰 눈을 장식해 놓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볼 곳은 백악관 이스트 윙을 거주지로 연결하는 복도인 '이스트 콜로네이드(East Colonnade)'입니다. 이 공간에는 긴 복도를 따라서 나무가 길게 줄지어 장식되는데요. 올해 바이든 여사는 이 공간을 흰색으로 꾸몄습니다. 각각의 자작나무 밑에 눈 장식을 쌓아 놨고, 나뭇가지에는 흰색 방울을 주렁주렁 달아 마치 눈이 내리고 있는 듯한 형상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가족과 관련된 장식도 눈길을 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 달린 장식입니다. 이 공간은 국빈 만찬 등을 하는 주요 공간 중 하나인데요. 링컨 대통령 초상화가 걸린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링컨 초상화는 벽난로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바로 이 벽난로에 바이든 대통령 가족 이름이 적힌 양말 장식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 반려견인 '커맨더', 반려묘인 '윌로'를 본뜬 장식물도 백악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 장식된 '진저 브레드'. 독립기념관과 백악관 모양을 본떠서 만든 진저 브레드 뒤로 미국 헌법의 첫 문구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이 보인다.

진행자) 크리스마스 장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진저 브레드'인데요. 이번 백악관 장식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죠?

기자) 네,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 올해의 진저 브레드가 장식됐습니다. 올해 진저 브레드는 백악관과 독립기념관 모형으로 꾸며졌는데요. 이번에 만들어진 진저 브레드는 그 무게만 130kg이 넘습니다. 이 진저 브레드 뒤에는 미국 헌법이 함께 장식됐는데, 올해의 주제인 '위 더 피플'이 크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크리스마스 장식에 들어간 물품은 얼마나 되죠?

기자) 네. 장식을 위해 들어간 나무가 77그루, 불빛 장식이 8만 3천 개 이상 들어갔습니다. 또 장식품(오너먼트)은 1만 2천 개 이상이고요. 리본이 4천 500미터 이상, 그리고 종은 1천 600개 이상 사용됐고, 백악관 외부에 달린 화환은 총 25개입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번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백악관은 이번 연말 백악관 방문객과 초대 손님 등 모두 5만 명가량이 이번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을 관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