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했습니다. 칠면조 고기를 비롯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추수감사절 상차림에 드는 비용이 전년 대비 20%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속도는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지난 18일 잭 스미스 검사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며칠 만에 법무부가 특검 임명을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왜 특검을 임명한 걸까요?
기자) 특별한 사건의 경우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 대중의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갈랜드 장관은 특검 임명을 발표하면서 “전직 대통령의 차기 대선 선언과 현 대통령의 재선 도전 의사 등 최근 추이를 종합해 볼 때,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 대중의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말합니다. 갈랜드 장관은 첫 번째 조사는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권력이양과 2021년 1월 6일에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불법적으로 방해한 개인이나 단체가 수사의 핵심”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이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의혹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퇴임 때 대통령기록법에 따라 백악관 관련 문건을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반환하지 않고 플로리다 자택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방첩법’ 등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범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취급과 관련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해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법무부의 수사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자신은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날 특검 발표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마녀사냥에 따른 끔찍한 권력남용”이라고 비판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조사가 이미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부패하고 고도로 정치적인 법무부가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급진좌파 검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로 임명된 특별검사,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30년 경력의 배테랑 검사입니다. 1994년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후 맨해튼 지방 검찰청을 거쳐 브루클린에 있는 뉴욕 동부 검찰청에 합류했고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수사 조정관으로 재직하면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대량학살 등에 관한 수사를 감독했습니다. 2010년에 법무부에 복귀해서는 5년간 법무부 내 공공청렴 부서를 이끌었고요. 이후 테네시주 중부 지방 검사로 근무하다가 2018년 국제형사재판소로 돌아가 코소보 전쟁범죄 특별재판소 수석 검사를 역임했습니다.
진행자) 갈랜드 장관이 왜 스미스 검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는지 밝혔습니까?
기자) 갈랜드 장관은 “스미스 검사는 경력 전반에 걸쳐 사실을 따라가는 데 집중하면서 열정을 갖고 팀을 이끄는 단호하고 공정한 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스미스 검사는 특별검사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필요한지를 놓고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스미스 검사가 특검으로 임명된 데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성명을 내고 “법무부의 최고의 전통에 따라 나에게 부여된 수사와 그에 따른 기소 임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법과 사실이 지시하는 결론이 무엇이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독립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무부가 모든 조사에 특검을 임명하지는 않겠죠? 어떤 경우에 특검을 세우는 겁니까?
기자) 법무부가 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할 때, 법무장관은 외부 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할 수 있습니다. 특검은 독립성도 어느 정도 갖고 있고, 법무부 외부에서 활동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조사와 관련해 법무장관에게 계속 보고해야 하고요. 기소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갈랜드 법무장관이 내리게 됩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는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첫 2년 동안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 내통 의혹에 관해 조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뮬러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범죄 혐의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의 특검 임명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볼티모어대학의 킴벌리 웰 법학 교수는 VOA에, 갈랜드 장관이 특검을 임명한 것은 법무부가 여전히 트럼프 수사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출마 선언 사흘 만에 특검 발표가 나오면서, 법무부가 현 대통령의 잠재적 라이벌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직 검사 출신인 헤리티지재단의 존 맬컴 연구원은 특검이 법무부와 거리를 두고 조사를 한다고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결정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도 특검 임명에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특검 임명과 관련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특검 임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법무부를 정치화하지 않는다”며 특검 임명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오는 목요일, 24일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입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 친지들이 다 같이 모여 만찬을 즐기는 것이 미국의 전통인데요. 올해는 추수감사절 상차림을 하는 비용이 예년보다 많이 들 것 같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추수감사절 장 보러 갈 때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주요 식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추수감사절 만찬을 준비하는 미국인의 비용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전미농민연맹(AFBF)이 최근 발표한 연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 상차림 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20%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비용이 1년 만에 이렇게 많이 오른 적이 또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올해 상승 폭은 지난 1986년 농민연맹이 처음 추수감사절 만찬 비용을 조사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14%가 오르면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했는데, 올해 인상 폭이 더 커진 겁니다.
진행자) 올해 이렇게 비용 증가 폭이 커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류난과 전 세계적 식품 가격 상승, 그리고 기록적인 수준으로 보이는 인플레이션 등이 이유로 꼽힙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의 물가가 약 40년 만의 최고 수준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물가 인상이 추수감사절 만찬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건데요. 농민연맹의 발표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만찬에 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상차림, 그러니까 칠면조 고기와 완두콩, 고구마, 크랜베리, 호박파이 등으로 10인분 식사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올해는 총 64.05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53.31달러보다 10달러 이상 더 증가한 건 물론이고요. 지난 2020년의 46.90달러와 비교하면 상차림 비용이 1/3 이상 오른 겁니다.
진행자) 식료품 물가는 사실 조금만 올라도 바로 체감이 되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7%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월에 9%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요. 식품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 8월에는 전년 대비 13.5%를 기록했고요. 지난달에는 12.4%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물가 인상 외에 올해 추수감사절 만찬 비용이 늘어나게 된 이유가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바로 조류인플루엔자, 즉 조류독감입니다. 올 초부터 미국 내 46개 주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퍼지면서 칠면조 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요. 농민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에서 31일 사이 칠면조 고기 값은 1파운드당 평균 1.81달러로 며칠 만에 21%나 올랐습니다. 또 조류인플루엔자로 가금류들이 살처분되면서 계란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행히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할인 행사를 많이 하더라고요?
기자) 네, 소매업체들은 칠면조 가격 할인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인하고요. 추수감사절이 임박할수록 가격이 더 내려가는데요. 농민연맹의 로저 크라이언 수석경제학자는 추수감사절이 가까워질수록 할인 행사를 통해 비용을 좀 낮출 수는 있겠지만, “일부 가정에는 이런 가격이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 경제 전망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주요 은행 중 하나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은행 펀드매니저 2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 발표를 보면 향후 미국 경제 전망이 암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 즉 92%가 오는 12개월 안으로 미국 경제가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장기간의 저조한 경제 성장, 다시 말해서 경기 침체를 일컫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 상승을 일컫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말인데요. 쉽게 설명하면 경기는 계속해서 침체하는데,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나머지 응답자는 어떻게 전망했습니까?
기자) 네. 응답자 가운데 7%는 경기가 침체하되, 물가 상승도 둔화하리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면서 물가 상승은 둔화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는데요. 대형 금융 서비스 기관인 '시티그룹'도 미국 경제가 침체하는 와중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이와 비슷한 전망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주요 경제 인사들 사이에서 최근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창업자는 최근 'CNN' 방송에 출연해 경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경기 침체에 대비해 현금을 들고 있고 연말에 대형 TV나 냉장고 등 대규모 지출을 미루라고 조언했습니다. 아마존은 최근 1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감축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인사들 발언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2년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요.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 역시 2023년 중반 이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진행자) 경기 침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문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연준은 물가 안정을 최대 목표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연준이 최근 4번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0.75%P 올렸는데, 이로써 현재 금리가 3.75%~4.25% 수준이 됐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는 연준의 이런 금리인상이 경제 발전 속도를 둔화시켜 결국 미국을 경기 침체에 빠지게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연준의 올해 금리 발표가 다음 달 한 번 남았는데요. 역시 관심은 앞선 금리 인상 수준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그런데 인상 폭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지난 몇 주 동안 나온 자료는 0.5%P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것을 더 편하게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앞으로 나올 물가와 고용 관련 자료를 더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수잔 콜린스 총재는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이 다시 한번 금리를 0.75%P 올릴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