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첫 음력설 축하 행사…NARA, 전직 대통령 등 11명에 기밀 반출 확인 요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음력설 축하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아시아계 이민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음력설 축하 행사를 열었습니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11명의 전, 현직 대통령들에게 국가 기밀문서 반출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 비서실장으로 제프 자이언츠 전 백악관 코로나 대응조정관을 임명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백악관에서 음력설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음력설 축하 행사를 열고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대통령과 영부인 주최로 이렇게 백악관에서 음력설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올해 미국 내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음력설에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음력설 전날인 지난 21일 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소도시 몬터레이파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중국계 이민자인 72세 남성 후 캔 트랜 씨가 중국계 중장년층이 춤 연습을 하던 ‘스타 댄스 스튜디오’라는 춤 교습소에서 총을 난사해 11명이 사망하고 용의자도 사건 이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3일 해프문베이시 외곽의 농장에서 두 건의 총격이 발생해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사건 용의자는 총격이 발생한 농장의 직원이었던 67세 중국인 남성 춘리 자오 씨이고요. 희생자들 역시 대부분 농장에서 일하던 중국계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26일) 행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우선 백악관의 행사장은 아주 화려했습니다. 단상 정면 벽면은 금색으로 한자 ‘복’ 자가 쓰인 빨간색 부채로 장식돼 있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먼저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와 묵념의 시간으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대통령] “Most of all, when you think about the loved ones who were left behind, they were grandparents, parents, aunts, uncles, siblings, friends, neighbors, but they were fellow Americans….”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총격의 희생자들은 사랑받는 할아버지, 할머니이자, 부모님, 형제, 친구, 이웃이었고, 무엇보다 이들은 미국인들이었다며, 이들을 위한 묵념을 함께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질과 나는 ‘여러분의 집’인 백악관에 열린 최초의 음력설 축하 행사에서 여러분을 환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여기가 바로 여러분의 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총격 사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음력설 행사를 열어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고요?

기자) 네, 그랬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총격 사건이 발생한 몬터레이파크를 지역구로 하는 주디 추 연방 하원의원의 말 덕분에 행사를 계획대로 열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를 앞두고 추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백악관에서 음력설 축하를 하는 것이 맞는지 물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주디 의원은 강력하게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 “우리는 두려움과 슬픔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26일) 연설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시기를 거치면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확산하고,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극심한 증오와 고통, 폭력, 그리고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폭력이 머물 곳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침묵은 곧 공조다”며 “우리는 침묵할 수 없고,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함께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겨냥한 범죄가 많이 늘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점을 언급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하지만 “이곳에 모인 여러분의 도움으로 지난 2021년 5월에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안에 서명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은 법 집행기관에 증오범죄를 식별·조사·보고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고, 증오범죄 정보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백악관에서 첫 음력설 축하 행사를 연 데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메릴랜드대학의 자넬 웡 정부·정치학 교수는 VOA에, “이번 백악관의 행사는 충격의 슬픔의 시기에,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한 백악관의 접근과 포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웡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인의 축제인 ‘디왈리’와 무슬림들의 절기인 ‘라마단’도 기념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이런 행사는 각종 언론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되는 만큼 파급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백악관의 이번 행사는 미국 내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7%에 해당하는 2천200만 명이 단독 또는 다른 인종, 민족 범주와 결합한 ‘아시아인’으로 자신을 식별합니다. 아시아인들은 무엇보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권자 집단이기도 합니다. 또 아시아계의 정치 성향을 보면, 지난 20년간 엄격한 총기법을 포함해, 전통적인 민주당 의제를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니까,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기도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6일) 연설에서, 32개 연방 기관이 마련한 행동 계획을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주민 지역사회, 이른바 AAAPI 가 직면한 여러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부터 AAAPI 공동체의 경제적 형평성을 증진하기 위한 일련의 회의를 시작하는데요. 이를 통해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여러 자원과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밥 바우어 씨가 21 일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 윌밍턴 사저 수색 입장문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 정계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전, 현직 대통령들의 기밀문서 유출 논란인데요. 관련 조사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26일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들에게 서한을 보내 ‘대통령기록법(PRA)’에 따라 반환되어야 할 재임 당시의 문서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CNN’ 방송이 처음 보도한 내용으로, 이후 여러 언론을 통해 서한의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이 서한을 받았을까요?

기자) 서한은 6개 전 행정부의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 측에 발송됐습니다. 서한을 받은 사람은 총 11명인데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그리고 1980년대 재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까지 요청 대상에 포함됐고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바이든 대통령, 딕 체니 전 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댄 퀘일 전 부통령도 서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미 사망했는데요. 이미 타계한 전임 대통령을 포함하면서 이들보다 전에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아직 살아있는 카터 전 대통령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대통령기록법(PRA)에 서명한 대통령이 바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법은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했고요. 따라서 카터 전 대통령은 서한을 받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NARA가 보낸 서한의 내용도 궁금한데요?

기자) NARA는 서한에서 “대통령기록법(PRA)를 준수할 책임은 행정부가 끝난 뒤에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NARA 외부에 보관된 재임 시절 모든 자료에 대한 평가를 수행해서, 기밀 여부에 상관없이 PRA의 적용을 받는 대통령 또는 부통령 기록이 실수로 개인적인 적으로 간주되는 자료에 섞여 있는지 확인해주기를 요청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기밀문서만 확인하는 건 아니군요?

기자) 네, 서한은 “이런 사례의 관심은 기밀 정보에 집중되었지만, PRA는 레이건 행정부부터 모든 행정부의 모든 대통령 기록을 기밀 상태에 관계없이 NARA로 이전할 것을 요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서한을 받은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들은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CNN 방송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조지 H.W. 부시, 오바마 전 대통령 등 4명의 전직 대통령 대변인은모든 자료를 NARA에 넘겼다고 밝혔다”라고 전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오바마 대통령의 대변인들의 경우, NARA가 서한을 보내기에 앞서 VOA가 보낸 질의에서도 퇴임 시 자료를 반납했으며, 추가적인 조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퀘일 전 부통령과 체니, 고어 전 부통령 측 역시 퇴임 시 모든 기록을 넘겼고, 이후 발견된 기밀문서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NARA가 이렇게 많은 전직 지도자들에게 국가 기록을 검토해달라고 배경이 뭘까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최근 펜스 전 부통령의 사저에서까지 기밀문서가 발견되면서 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밀문서 유출 소식이 이어지자 연방 의원들은 당적을 불문하고 행정부 고위직이 기밀문서를 제대로 취급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현재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대량의 정부 문서를 자택으로 가져간 데 대해 방첩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수사의 일환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하기도 했는데요. 법무부는 기밀로 분류된 약 300건의 문서를 마라라고 자택에서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법무부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임명해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고요. 또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의혹과 관련해서는 로버트 허 검사가 현재 조사를 진행중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쪽에서 발견된 기밀문서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여러 곳에서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펜·바이든 외교국제참여센터’의 개인 사무실을 비롯해 델라웨어주 윌밍턴 사저에서도 일부 기밀문서가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는 펜스 전 부통령의 변호인이 인디애나주에 있는 펜스 전 부통령 자택에서 기밀문서를 발견해 NARA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백악관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제프 자이언츠 전 백악관 코로나 대응조정관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백악관 비서실장이 바뀌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7일 제프 자이언츠 전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을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자이언츠 전 조정관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적임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면에서 적임자라는 걸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이 역사적인 대규모 물류 사업인 COVID-19 대응을 주도했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자신이 취임했을 때 정부가 미국인들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이 한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전임 비서실장의 뒤를 이어 임무를 잘 해낼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임기 중간에 비서실장이 교체되는 것이 흔한 일인가요?

기자) 네,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내에 비서실장을 교체하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닙니다. 특히, 두 번째 임기 때 더욱 그렇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4년 임기 가운데 4명의 비서실장을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사업가 출신으로 교육-의료 컨설팅 회사 등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공직에 진출했는데요. 오바마 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을 역임했고요. 이때부터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대통령과도 함께 일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코로나 대응 조정관을 역임했다고 했는데요. 어떤 부분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죠?

기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주도한 것이 가장 큰 업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은 2021년 초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자마자 미국 내에 백신을 대량으로 공급했습니다. 이 결과 2021년 12월까지 미국 내 백신 접종이 가능한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개발 초기 백신 물량 대량 공급을 이뤄냈지만,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 백신 공급과 별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시기 코로나 테스트를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고요. 또,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정부가 이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자이언츠 당시 조정관은 지난해 4월 해당 직에서 내려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비서실장은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가요?

기자) 비서실장은 일단 백악관에서 근무하는 모든 참모 가운데 최고 수장으로 백악관 보좌진들을 감독하고 통솔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마치 정부에서의 최고운영책임자(COO)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정부의 일일 업무를 담당하고 대통령의 정책 이행을 감독할 뿐 아니라 내각 구성원의 연락책 임무도 수행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2년인데, 이 기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인프라법 등의 정책 집행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에게 자리를 내주는 현 비서실장은 누구죠?

기자) 론 클레인 초대 비서실장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뒤 임기 중반 교체되는 겁니다. 클레인 비서실장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다음 주 공식적으로 비서실장의 이·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