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위스콘신 방문, 경제 전망 낙관...백악관, 공공 인프라에 국산 확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위스콘신주 드포레스트에 있는 '북미노동자국제노조' 훈련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정부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백악관이 미국 내 기반시설 건설에 국산 부품 사용을 확대하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어서, 지난 2019년 23명의 희생자를 낸 텍사스 ‘월마트’ 총격범이 자신의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중서부 위스콘신주를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8일 위스콘신주 드포레스트 마을에 있는 ‘북미노동자국제노조(LIUNA)’ 훈련센터를 찾았습니다. 전날 밤, 취임 후 두 번째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의 경제 성과를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부의 계획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또 경제를 활성화했는지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에서 한 연설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우리는 1천2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지난달에만 거의 5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바이든의 경제 계획은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일자리 창출은 전날(7일)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이기도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8일) 연설에서 정부의 경제계획은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층을 위한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루칼라 청사진은 첨단 기술 분야를 주축으로 한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확충을 골자로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찾은 위스콘신주가 미국의 대표적인 경합주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선거 때마다 최고의 격전지로 꼽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 끝에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재선을 고려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을 찾은 데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차기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후보로 나오든, 위스콘신주는 경합주로서 또다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방문 후에 또 다른 지역도 찾는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9일에는 남동부 플로리다주를 방문합니다. 플로리다주 역시 주목받는 지역인데요. 플로리다주에는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또 수백만 명의 은퇴자들이 정착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또 플로리다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는 노인들의 연금과 의료혜택을 축소하길 원하는 공화당의 계획을 비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노인 혜택과 관련해서는 전날(7일) 국정연설에서도 언급된 부분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국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부채한도 이야기를 하면서 이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정부의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데, 일부 공화당 의원이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와 노인들을 위한 정부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의 일몰제를 원하고 있다고 말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공화당 의원들은 반발하며 야유를 보냈는데요.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모두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는 논외로 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겠다며, 노년층을 위해 양당이 합의하자고 호소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서 연설하면서 “어젯밤 사회보장에 대한 합의를 이룬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주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현장 연설 외에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 내용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인터뷰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내년에도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날부터 얼마나 많은 전문가가 앞으로 6개월 안에 미국에 경기 침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해 왔냐”며 하지만, 경기 침체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몇 달 안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은 지금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 단행하면서 경기 침체가 곧 닥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업률을 비롯한 최근 경제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선언입니다. 국정연설을 두고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정식 같았다는 반응도 있거든요? 바이든 대통령이 여기에 관해서도 언급했나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8일) 인터뷰에서 재선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켜봐라.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공식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80세 고령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만약 나의 건강상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국민들에게 완전히 정직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대규모 태양열 인프라 시설이 지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백악관이 미국산 제품 사용을 늘리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사회기반시설, 즉 인프라 건설에 있어 미국산 부품 사용을 확대하는 계획을 정부가 내놓았습니다. 백악관예산관리국(OMB)이 8일 발표한 내용으로 ‘로이터’ 통신이 처음 보도했는데요. OMB는 9일 개정안을 연방정부 관보에 게시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장려하는 것을 ‘바이아메리카(Buy America)’라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아메리카는 바이든 대통령이 7일 국정연설에서 강조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며, “공공 프로젝트를 할 때 우리는 미국산을 살 것이다. 이는 국제 통상규정에도 완전히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도로와 교량, 고속도로가 미국산 제품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연설 이후에 백악관이 바로 새로운 계획을 내놓았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아메리카는 사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한 내용입니다. 지난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한 지 며칠 만에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었습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정부 기관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미국 업체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는 기존 ‘바이아메리카’ 조항이 있지만,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진행자) 국내산 제품 확대를 위한 법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OMB의 규정은 지난 2021년 의회를 통과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을 기반으로 나온 겁니다. 인프라법은 공공인프라 프로젝트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또 국내산 규제 대상에 건축 자재를 포함시켰고, 규정 적용의 절차와 요건 등을 강화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번에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백악관예산관리국(OMB)의 리비아 시마보니언 ‘메이드인아메리카(Made in America)’ 실장은 “새로운 지침은 국내산 내용 기준의 이행을 강화하는 동시에 연방 재정 지원의 관리와 일관성, 투명성 그리고 감독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이드인아메리카’는 정부가 더 많은 미국산 상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작년에 새롭게 개설된 정책실인데요. 바이아메리카 규정 이행과 예외 적용 문제 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볼까요?

기자) OMB 지침은 미국에서 현재 쓰고 있는 건축 자재에 대한 제조 공정 표준을 설정하고 있는데, 플라스틱과 폴리머 기반 제품, 유리와 목재, 석고판에 대한 표준을 모두 다 포함한다고 시마보니언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OMB는 여기에 다른 건축 자재들, 그러니까 페인트나 착색제, 벽돌, 가공 목재 등에 대한 공정 표준도 추가했는데요. 해당 내용은 3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정부가 말하는 국내산의 기준은 뭡니까?

기자) 지난 3월 정부는 부품의 55%가 국산일 때 자국산으로 인정했는데요. 지난 10월에는 그 기준을 60%까지로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2024년에는 해당 기준을 65%, 2029년에는 75%까지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9년 8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엘파소의 사고 현장 인근에 희생자를 위한 임시 추모소가 세워졌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2019년에 발생한 대형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유죄를 인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미 남부 텍사스주 엘파소의 대형 소매점 ‘월마트’ 매장에서 총격을 가해 23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이 자신의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앞서 연방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8일, 총격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 씨가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죄 인정으로 사형은 면했지만, 중형이 예상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판사의 최종 선고가 나오진 않았지만, 연방 범죄에 대해서는 종신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고요. 현재 연기된 상태인 주 차원 재판에서는 여전히 사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에 처해 있습니다.

진행자) 크루시어스 씨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기에 이렇게 사형까지 거론되는 겁니까?

기자)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019년 8월입니다. 공격형 소총으로 무장한 크루시어스 씨가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당시 상점은 개학을 앞두고 자녀와 함께 학용품 구입에 나선 쇼핑객들로 매우 붐비는 상황이었습니다. 총격 발생 후 월마트 밖에 있던 경찰이 즉각 대응했고, 크루시어스 씨는 순순히 체포에 응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총격으로 총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외국 국적자도 희생됐죠?

기자) 네, 사망자 가운데 멕시코인들도 있었는데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엘파소는 멕시코와 맞닿은 미 남부 국경 도시로 주민 대부분이 중남미계입니다.

진행자)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겁니까?

기자) 수사 당국은 크루시어스 씨가 범행 직전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에잇챈(8chan)’ 게시판에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략에 대한 대응’이라는 글로 중남미계가 텍사스주를 침략해서 문화와 인종이 교체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에 연방 검찰은 크루시어스 씨를 일급 살인 혐의와 증오 범죄 혐의 등으로 기소했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는 크루시어스 씨가 유죄를 인정한 데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자칭 백인 민족주의자인 크루시어스 씨가 총 90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밝혀졌지만, “희생자 가족이 입은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이어 “오늘의 조처는 우리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증오 폭력을 법무부가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시어스 씨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크루시어스 씨의 변호인은 의뢰인이 연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 원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 법원이 내린 함구령과 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 때문에 더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주 재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주 법원 판사는 연방 재판의 결정을 먼저 보겠다고 말하며 지난해 재판을 연기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런 증오 범죄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AP’ 통신과, ‘USA투데이’, 노스이스턴대학이 공동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증오 범죄 관련 대형 총격 사건이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해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총격을 대형 총격(mass shooting) 사건으로 정의하는데요. 해당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후 발생한 증오범죄 관련 대형 총격은 총 13건으로, 그 가운데 크루시어스 씨가 저지른 2019년 총격 사건의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