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연방 판사 지명자 명단을 발표했는데요. 한인 여성이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된 사관학교 자문단에 사임을 요청했습니다. 이어서9.11테러 희생자 유해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한국계 여성이 연방 항소법원 판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군요?
기자) 네. 백악관이 8일, 총 여덟 명의 연방 판사 지명자를 발표했는데요. 한국계 여성이 항소법원 판사 지명자로 포함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루시 고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지법 판사인데요. 백악관은 고 판사 지명 소식을 전하면서 “제9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서 재직할 첫 한국계 미국 여성이자 두 번째 아시아태평양계 여성”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제9연방항소법원이 미국에서도 상당히 큰 법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 9항소법원은 미국 내 13개 연방 항소법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총 29명의 연방 판사가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데요.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애리조나, 하와이 등 미 서부 지역과 알래스카를 포함한 방대한 지역을 관할합니다.
진행자) 고 지명자가 어떤 이력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고 지명자는 올해 53살로, 워싱턴 D.C. 에서 태어났고요. 하버드 대학 학부와 법률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일하며 법조인으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는데요. 연방 법무부에서 7년간 일을 하기도 했고요. 로펌이라고 하는 민간법률회사에서도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 판사를 거쳐 2010년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 지명자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지법 판사에 지명하면서, 한국계 최초의 미 연방 지법 판사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제 또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고 판사가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 판사를 같은 제9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었는데요. 하지만 당시 공화당이 주도한 상원에서 인준이 무산됐습니다. 연방 판사는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후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루시 고 지명자 외에,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들이 더 있다고 했죠?
기자) 네. 백악관은 이번에 8명의 후보들을 공개하면서 “후보들 모두 뛰어난 자질과 경력을 갖추고 있으며, 헌법과 법에 의한 통치에 헌신적인 사람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지명자들은 법조계에 다양성을 반영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는데요. 첫 한국계 여성 항소법원 판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루시 고 지명자 외에, 세 명의 중남미계 그리고 두 명의 흑인 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양성을 보여주는 후보들이 누구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지명자들 가운데 고등법원 판사 지명자는 루시 고 판사를 포함해 총 3명인데요. 모두 제9 항소법원 판사 후보들입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인 홀리 토머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 판사가 흑인 여성인데요. 만약 상원 인준 과정을 통과하면 제9 항소법원의 두 번째 흑인 여성 판사가 됩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 지법 판사로 지명된 마암 에우시멘사 프림퐁 로스앤젤레스 항소법원 판사는 상원 인준을 받을 경우 캘리포니아 내 4개 연방 지법에서 활동 중인 유일한 흑인 여성 판사가 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법관직을 지명한 게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취임 후 7번째 내놓은 후보자 명단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공석인 연방 법관은 100명이 넘었는데요. 지금까지 총 43명의 지명자가 발표됐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법원 강화를 위해 수십 년을 매진해온 만큼, 공석인 자리를 다 채우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앞서 백악관이 신임 연방 법관 후보들을 지명한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전임 행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에 대해선 사임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8일, 전임 도널드 프럼프 행정부 말기에 임명된 군 사관학교 자문단에게 자리에서 물러나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백악관은 군사학교의 자문단은 현 행정부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사를 전하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사관학교 자문단이 어떤 직책입니까?
기자) 육·해·공군사관학교 등 3개 사관학교에 각각 임명돼 사관생도의 사기와 훈련, 교육과정, 규율, 장비, 재정 문제 그리고 교육 방식 등 사관학교 전반에 관해 대통령에게 조언과 자문을 하는 위원회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몇 명에게 사임을 요청한 겁니까?
기자) 백악관이 사임 요청 서한을 보낸 자문단은 각 학교에서 6명 씩 총 18명입니다. 백악관은 이들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날 저녁 6시를 기해 임기가 끝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사임 요청을 받은 건가요?
기자) 사임 요청 서한을 받은 사람들 중에는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과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러셀 보트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대부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8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관학교 자문위원들에게 사퇴를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켈리앤 콘웨이와 숀 스파이서 등이 자문단 자격이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자격 요건은 소속 정당 여부가 아니라 그들이 봉사할 자격이 있는지, 현 행정부와 가치를 공유하는 지가 기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서한을 받은 자문 위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백악관의 요청에 반발했습니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올리고 “나는 사임하지 않는다, 당신이 그래야 한다”라고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또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자신이 진행하는 우파 방송에서 자신은 사임하지 않겠다며, “이 사안과 싸우기 위해 소송에 동참하겠다”라고 밝혔고요. 보트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트위터에 “자문위원 임기는 3년”이라며 사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9·11테러 20주년을 앞두고 의미 있는 소식이 있네요. 테러 희생자의 신원이 추가로 밝혀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9.11테러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숨진 희생자 가운데 2명의 신원이 밝혀졌습니다. 뉴욕 검시관실은 7일, 최근 도입된 첨단 DNA 분석 기술을 통해 희생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테러 당시 뉴욕에서는 몇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까?
기자) 총 2천753명입니다. 테러 당시, 여객기 납치범들이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건물을 들이받으면서 대형 건물 두 채가 무너져 내렸고요. 수많은 사람이 건물 잔해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후 잔해가 철거되면서 유해가 수습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화재로 인한 열과 화학물질 등으로 인해 유해 신원 확인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직 신원 확인이 안 된 희생자들도 많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뉴욕 검시관이 확인한 유해는 1천646번째와 1천 647번째 희생자입니다. 그러니까 뉴욕 사망자의 약 40%에 해당하는 1천106명은 아직 신원 확인조차 못 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9.11테러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20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바버라 샘슨 뉴욕시 수석 검시관은 “20년 전, 세계무역센터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얼마가 걸리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밝혔는데요. “2명의 새로운 신원 확인과 더불어, 우리는 반드시 해야 할 의무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신원 확인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2만2천여 조각의 유해에서 DNA를 뽑아 희생자의 신원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뉴욕 검시관실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이번에 2명의 희생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기술은 대량의 유전자 정보를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획기적인 분석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기술의 발달로 희생자 신원 작업도 힘을 얻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간에 위기도 물론 있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뉴욕 검시관실은 신원 확인에 성과가 없자 희생자 가족들에게 신원 확인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전했다는데요. 하지만 고도화된 기술이 도입되면서 같은 해에 신원 확인 작업이 바로 재개됐다고 합니다. 샘슨 관장은 “세계무역센터 희생자 검시 작업은 미국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도 복잡한 과학수사”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신원 확인이 된 두 희생자, 누굽니까?
기자) 한 명은 세계무역센터에서 근무하던 도로시 모건 씨입니다. 2001년 유해 일부가 발견돼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이 밝혀졌고요. 또 다른 희생자는2001년과 2002년, 2006년에 거쳐 유해 일부가 발견된 남성인데요. 이 희생자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9.11테러 20주년을 앞두고 관련 소식들이 또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얼마 전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9.11테러 관련 문서의 기밀 해제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수사국(FBI)의 9.11 테러 조사와 관련한 문건에 대한 기밀 해제 여부를 검토해, 법무장관이 앞으로 6개월에 걸쳐 기밀 문건을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인에 대한 역사상 최악의 테러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2천977명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의 계속되는 고통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9.11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테러 주범들에 대한 사전 심리가 7일 재개됐습니다. 9.11 테러 설계자로 알려진 알카에다의 전 고위 간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비롯한 용의자 5명이 이날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법정에 섰는데요. 정식 재판은 아니고요. 공판 전 심리가 진행된 겁니다.
진행자) 테러가 발생한 지 2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사전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진행자) 맞습니다. 모하메드는 지난 2006년 관타나모에 수용됐지만, 정식 공판은 시작되지도 못했습니다. 재판이 지연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증거 사용 문제인데요. 미 중앙정보국(CIA)이 심문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가 고문에 의한 것이라고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상황에서, 증거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법정 공방이 있는 겁니다. 용의자들은 현재 살인, 납치, 테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