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최근 플로리다주가 남미 출신 이주자들을 사전 통보 없이 캘리포니아주로 보낸 데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가 CNN 타운홀미팅에서 경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판했습니다.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하는 주가 늘어나면서, 여러 주가 청소년의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최근 미 남부 국경을 넘은 이주자들이 캘리포니아주로 이송된 데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플로리다주가 최근 사전 통보 없이 16명의 남미 이주자를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로 보낸 데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법무장관은 3일 밤 성명을 내고, 해당 조처에 플로리다주 당국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 내놓은 성명 내용 좀 더 자세히 볼까요?
기자) 네, 본타 법무장관은 “해당 사안에 대해 아직 조사 중이지만, 우리는 이들(이주자들)이 플로리다주 정부의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소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주자들이 플로리다 비상관리국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크라멘토로 이송됐으며, ‘버톨시스템스’라는 계약 업체가 이를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캘리포니아주는 미 서부 해안에 있는 주이고, 플로리다주는 반대로 남동부 끝자락에 있는 주 아닙니까? 어떻게 이 두 주가 이주자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된 건지 경위를 좀 살펴보죠.
진행자) 네, 캘리포니아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16명의 남미 이주자가 가톨릭교회 새크라멘토 교구 문 앞에 내려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출신인데요. 멕시코와 맞닿은 미 남부 텍사스주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먼저 버스를 타고 뉴멕시코주로 갔고요. 이후 전세기에 실려 새크라멘토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 이주자를 새크라멘토로 실어온 전세기가 플로리다주와 관계가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해도 바로 이 버톨시스템스사에 156만 달러를 지불하고 텍사스주에 있는 이주자들을 두 대의 비행기에 태워 매사추세츠주의 유명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주자들은 자신들이 캘리포니아주로 오게 될 것을 알았다고 하나요?
기자) 몰랐다고 합니다. 이주민들을 돕는 종교단체인 ‘PICO 캘리포니아’ 측은 텍사스주 엘파소의 이민자 센터 외부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자리와 여행을 지원하겠다며 이주자들에게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주자들은 자신들이 새크라멘토로 가는지 몰랐고 또 소지품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따라서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어떻게 이주자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새크라멘토까지 오게 된 건지 들여다보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본타 법무장관은 “아직 증거를 계속 수집하는 중이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주 정부가 허가한 납치는 공공 정책적 선택이 아니며 부도덕하고 혐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법이나 형사법 위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본타 장관은 캘리포니아주는 이주자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 정부는 캘리포니아주의 이런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주 정부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측 모두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이주자 이송 문제는 당파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개빈 뉴섬 주지사와 본타 법무장관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요. 민주당은 이민 정책에 비교적 관대한 편입니다.
진행자) 반면, 공화당의 입장은 좀 다르죠?
기자) 네, 공화당은 무분별한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남부 국경에 이주자가 급증한 이유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허술한 이민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부 국경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정부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해부터 불법 입국자들을 버스에 실어 민주당 시장이 있는 대도시와 워싱턴 D.C. 등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이죠? 내년 대선 출마를 이미 선언하기도 했고요?
기자) 맞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앞서 지난해 이주자들을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보낸 것과 관련해 “항공편이 더 많을 수 있고 버스도 더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며 불법 입국자들을 민주당 지역으로 보내는 일에 계속 힘을 보탤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계속해서 내년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 경선 후보의 타운홀 미팅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가 4일 CNN 방송의 타운홀 미팅에 출연했습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공화당 초기 주요 경선지인 아이오와주에서 열렸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두 번째로 진행된 CNN 타운홀 미팅이었죠?
기자) 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타운홀 미팅에 출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진행자와 격렬한 논쟁을 주고받는 한편, 행사에 참가한 참석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하지만 이번 타운홀 미팅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요. 진행자가 헤일리 전 대사의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는 일도 없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전 대사가 타운홀 미팅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동시에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유엔 대사로 일했지만,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가 된 헤일리 대사는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건을 일으킨 자신의 지지자들을 옹호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또 뭐가 있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쓴소리를 냈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대해 "김정은에게 축하를(Congratulations to Kim Jung Un!)”이라고 적었는데요. 이에 대해 헤일리 전 대사는 "김정은은 깡패(thug)”이며, “우리를 위협했다”면서 김정은을 축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대선 후보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당 글을 비판했죠?
기자) 맞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와 이번 주에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독재자를 찬양하냐며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국민과 우리 동맹들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며 “미국을 싫어하는 나라에 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전 대사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어느 쪽이 승리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것을 비판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립적인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또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영토 분쟁(territorial dispute)’이라고 명명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는데요. 헤일리 전 대사는 “이것은 자유에 관한 전쟁이며,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경선 후보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지지율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로이터’와 ‘입소스’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9%로 압도적이고요. 디샌티스 주지사가 19%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4%에 불과합니다. 한편, 이번 주에 펜스 전 부통령과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으로, 공화당 경선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미국 내 스포츠 도박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청소년의 도박 중독을 예방하려는 조처가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부 주가 공립학교에 관련 교육 과정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한 주는 현재 33개 주에 달하는데요. 조만간 3개 주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청소년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라고 했는데, 어떤 주에서 이런 조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스포츠 도박이 합법인 버지니아주는 지난해(2022년) 학교에서 도박 및 중독 가능성에 관해 교육하도록 요구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다만 주 교육위원회가 세부적인 커리큘럼을 아직 마련하고 있는 단계이고요. 관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주 정부에 다시 보고해야 합니다.
진행자) 다른 주 상황은 어떱니까?
기자) 뉴저지주와 미시간주에서 관련 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또 메릴랜드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최근 관련 법안이 부결됐지만 조만간 다시 법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메릴랜드주의 브라이언 사이모네어 주 상원의원은 "주에서 도박 산업을 확대해 왔고, 학교는 교육을 위한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며 도박으로 돈을 얻었다면 도박에 중독될 사람들을 도울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하고 있는 주에서는 몇 살부터 도박을 허용하고 있나요?
기자) 많은 주에선 합법적으로 도박을 할 수 있는 연령을 21세부터로 제한하고 있지만, 주에 따라서는 18세부터 도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즉, 청소년이 도박에 접근하기 쉬워진 겁니다. 청소년 도박을 방지하기 위해 나이 및 신원 확인 등의 조치가 도입됐지만, 청소년들은 여전히 부모 혹은 성인 가족의 계정을 사용하거나 나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도박장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을 해 본 청소년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문제성 도박에 관한 전국 협의회(NCPG)’에 따르면, 지난해 60%에서 80%에 달하는 고등학생들이 도박해 본 적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NCPG는 이 중 4%에서 6%의 학생들이 도박 문제에 빠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또 협의회의 키스 화이트 이사는 최근 버지니아의 40명의 고등학생과 얘기한 내용을 전하면서, 대부분의 청소년이 휴대 전화에 스포츠 도박 앱을 다운받아 놨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부는 합법적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청소년 시기에 도박으로 인한 피해를 본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AP 통신은 고등학생 때 도박 중독에 빠졌다가 현재 회복 중인 27세의 닉이라는 한 청년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다수의 카지노 도박장이 모여 있는 ‘저지쇼어’ 지역 인근에서 학교를 다닌 닉은 학교 친구들과 누가 더 많은 돈을 따는지 내기를 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도박에 5달러에서 10달러 남짓을 걸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박에 쓴 돈의 액수가 급격히 불어났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닉이 도박에 탕진한 돈은 무려 70만 달러에 달하고, 작년에는 직장에서 3만5천 달러를 훔치는 범죄까지 저질렀고요. 주말 동안 도박으로 이 돈을 모두 잃었습니다. 현재 형사 고발을 당한 닉은 도박 습관이 뿌리내리던 고등학생 시절 도박 예방 교육을 받았더라면 자기 삶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학교에서 도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뭐라고 말합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 유럽 등에서 도박 피해 방지 문제를 담당하는 ‘에픽 리스크메니지먼트(EPIC Risk Management)’ 컨설팅사의 댄 트롤라로 부사장은 도박이 교실에서 다뤄지는 것이 차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때 도박꾼이었다가 중독에서 벗어난 트롤라로 부사장은 그러면서 미국 학교에서 술과 대마초, 그 외 낯선 위험 등에 대해 잘 교육하고 있지만, 도박에 관한 교육은 전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