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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채한도 합의안 하원 운영위 통과...펜타닐 관련 중국·멕시코 기관·개인 제재


미 하원 운영위원회 소속 칩 로이(오른쪽) 의원이 지난 20일 워싱턴 D.C. 시내 의사당 앞에서 부채한도 협상에 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미 하원 운영위원회 소속 칩 로이(오른쪽) 의원이 지난 20일 워싱턴 D.C. 시내 의사당 앞에서 부채한도 협상에 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이 미 하원 운영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원은 31일 밤 전체 표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 재무부는 펜타닐 등 불법 약품 생산과 관련해 중국과 멕시코에 기반을 둔 단체와 개인에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에서 자진해서 그만두는 교사들이 최근 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의회에서 진전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 운영위원회가 30일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을 7대 6으로 가결했습니다. 지난 2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합의를 본 법안이 의회 통과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을 넘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합의안이 하원 운영위원회를 통과하는 게 힘들 수도 있다, 이런 말이 나왔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운영위는 공화당 소속 의원 9명과 민주당 소속 의원 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일부 공화당 의원이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표했기 때문입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 모임인 ‘프리덤코커스’에 소속된 칩 로이 의원과 랠프 노먼 의원은 정부의 지출 삭감 없이 4조 달러의 부채 한도를 늘리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법안을 비판했고요. 프리덤코커스와 노선을 같이하는 토머스 매시 의원도 반대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찬성표를 던지면서 7대 6, 가까스로 법안이 운영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운영위원회를 통과했으면 다음 관문은 뭡니까?

기자) 하원 전체 표결을 거쳐야 합니다. 하원 규정에 따르면 의원들을 법안을 받은 후 최소한 72시간의 검토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의원들이 일요일인 28일에 법안을 받았으니까, 가장 빨리 표결을 추진할 수 있는 시점은 수요일인 31일인데요. 톰 에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30일, 하원 전체 표결이 31일 밤에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안 처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미국이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을 막을 수 있는 시한이 6월 5일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의회가 다음 달 5일까지 부채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정부가 재정적 의무를 다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옐런 장관은 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는 것은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해칠 수 있고 국가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루빨리 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운영위원회는 가까스로 통과했는데, 하원 전체 표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하원 의석은 222대 213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법안이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프리덤코커스 소속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고요. 또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원은 각 당의 반대 의견을 잠재우기 위해 설득 작업 중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은 왜 법안에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일부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이 사회복지 지출을 너무 많이 줄인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보수 성향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지출을 너무 적게 줄인다고 반대하고 있죠.

진행자) 합의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합의안은 ‘재무책임법안(Fiscal Responsibility Act)’이라는 이름으로 총 99쪽에 달하는데요. 오는 2025년 1월 1일까지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대신, 2024 회계연도에는 비국방 분야의 정부 지출을 동결하고, 이듬해인 2025년에는 전체 정부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또 코로나 팬데믹 관련 미집행 예산을 환수하고요. 푸드스탬프라고 불리는 정부의 식품 보조 프로그램, ‘스냅(SNAP)’ 수혜자에 대한 근로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렇게 부채한도 상향 문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재정 적자 문제는 미국 정부의 오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합의안이 새로운 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적자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부채한도 합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부채 문제는 미국 정부가 계속 짊어지고 갈 짐인 겁니다.

진행자) 왜 정부 부채가 계속 증가하게 되는 걸까요?

기자) 초당파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과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Medicaid)’ 그리고 65세 이상 노년층을 위한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에 부채한도 협상을 논의할 때 이 부분이 언급됐어야 할 것 같은데, 법안 내용을 보면 해당 내용은 없거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협상 시작 전부터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 예산 삭감은 아예 배제했습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이 두 프로그램은 손볼 수 없었다고 ‘AP’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회 복지 관련 지출 규모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 메디케이드를 비롯한 ‘의무지출(Mandatory Spending)’은 미국 정부 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내 총생산의 약 1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CBO는 올해 말까지 그 비중이 15.6%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에 합의안이 통과하더라도 2025년, 의회는 또다시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정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그리고 사회 복지 관련 지출 삭감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미국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국제 우편 시설에서 적발된 펜타닐 (자료사진)
미국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국제 우편 시설에서 적발된 펜타닐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불법 마약 제조와 관련된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제재를 단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재무부는 현재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펜타닐’을 비롯해 불법 의약품 생산과 관련된 개인 9명과 단체 8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른 사람들, 어디 출신인가요?

기자) 재무부 성명에 따르면, 중국에 기반이 있는 7개 단체와 개인 6명, 그리고 멕시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 1곳과 개인 3명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이들의 어떤 행위가 문제가 돼서 제재 대상 된 겁니까?

기자) 이들은 불법 의약품을 합법적인 약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위조 상표를 각인하는 데 사용되는 ‘알약프레스’ 기계와 다른 여러 장비를 판매하는 데 관여했다고 재무부는 지적했습니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차관은 성명에서 “재무부의 제재는 미 전역의 펜타닐 중독과 사망자 급증을 부채질하는 공급망의 모든 단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재무부는 불법 약물을 만드는 기계가 펜타닐 사망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넬슨 차관은 “펜타닐이 함유된 위조 약은 이러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매년 수천에 달하는 미국 가정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마약의 국제적 생산을 차단하고, 마약으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 마약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든 권한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펜타닐을 복용하면 몸이 마비된다고 해서 ‘좀비마약’이라고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이게 어떤 약입니까?

기자) ‘오피오이드’라는 마약 성분이 들어가 있는 강력한 진통제입니다. 암 말기 환자 등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는 약물이 바로 ‘펜타닐’인데요.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최대 50배, 대표적인 진통제 모르핀보다 100배 더 강력하고요. 아주 적은 양도 치사량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펜타닐이 왜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효과가 강하다 보니 일부 사람들이 마약 대용으로 펜타닐을 남용하기 시작했고요. 펜타닐이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게 됐습니다. 특히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다른 불법 약물과 혼합되는 비중이 커지면서 피해를 더 키우고 있는데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부터 2021년까지 펜타닐 관련 사망률은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펜타닐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지면서 미국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1년 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10만 명을 돌파하자 관련 조치에 적극 나섰습니다. 행정부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펜타닐 제조에 사용하는 원료 화학 물질 즉, 전구체가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중국 측이 협력을 꺼리고 있다고 미 당국자들은 밝혔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랜스돈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 사진)
펜실베이니아주 랜스돈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크게 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교사 인력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거의 만성적인 문제인데요. 특히 은퇴나 해고 때문이 아니라, 자진해서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늘면서 인력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본인 스스로 교사직을 그만두는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교사직을 그만두는 사람은 9만7천 명입니다. 해고 등의 이유로 교직을 떠난 3만 3천 명보다 3배 정도 많은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절정이던 지난 2020년 8월에 13만 명을 돌파했을 때보다는 스스로 교직을 떠나는 사람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건데요.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3명 가운데 1명은 앞으로 2년 내로 그만두거나 다른 직장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교사 인력이 어느 정도 부족한 상황인가요?

기자) 2월 현재 공립 학교에서 열려 있는 교사직은 32만 개가 넘는데요. 고용은 17만4천 건으로 전체 열려있는 구직 건수의 약 절반에 그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스스로 교직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뭐죠?

기자)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번아웃', 다시 말해서 소진감 때문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 때문에 교사들에게 지워지는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자진해서 그만두는 것뿐 아니라 교사들의 이른 은퇴 결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지난해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교사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조기 은퇴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기자) 계속해서 이어지는 교내 총기 사고 역시 교사들이 교육 현장을 떠나기로 결심하는 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자신이 일하는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전미교육협회(NEA)의 베키 프링글 위원장은 교내 총기 사고 발생으로 인한 슬픔은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며 교사들이 불안해하고 또 슬퍼하고 있다고 프링글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교내 총기 사고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죠?

기자) 네, 지난해 5월 텍사스주 유밸디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5월 25일 현재, 미 전국적으로 66건의 교내 총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계속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교사가 교내에서 총기로 무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교사들은 이런 주장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기자) 교사들은 대체로 총기 무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랜드연구소'가 지난해 10월에서 11월 사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이 조사에서 절반 이상인 54%의 교사들은 자신들이 총기를 학교에 가져오게 되면 학교가 덜 안전해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교사들의 총기 소지로 학교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은 20%였습니다.

진행자)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또 한 가지 이유를 더 본다면요?

기자)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이 교직 이탈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교사들의 평균 연봉은 약 3만3천 달러이고요. 2021년에는 5만 5천 달러로 올랐습니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정해 보면, 지난 2002년 약 5만4천 달러에서 2021년 5만9천 달러로 6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 건데요. 한 대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45%는 공교육에선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존중받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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