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것은 삼중고 속에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을 고려한 내부 결속용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대북정책 검토 최종단계인 미국에 보내는 전략적 메시지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 노동당 최말단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포 비서 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부 기강잡기에 나서며 고난의 행군을 언급했습니다.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 국장은 당분간 대외관계 개선이 어려워 보이고 대북 제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내부를 향해 더 많은 고난을 감수하라고 경고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암묵적으로 노동당 간부들에게 부패와 부당 특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북한 경제와 주민 생활에 대한 중앙집권적 통제를 더욱 증가시키겠다는 광범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 간부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면 자연스럽게 주민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고난의 행군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내놓은 대미 전략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VOA에 김 위원장의 고난의 행군 언급은 미국에 추가 경제 제재 부과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피해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장
“북한은 미국에게 ‘우리는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북한이 더 이상 추가 대북 제재를 부과할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연재해까지 맞물려 북한 경제가 확실히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도, 1990년대 후반 공산국가 붕괴와 경제지원 중단 등으로 인한 대기근으로 굶어 죽은 북한 주민들이 수십 만 명에서 최대 3백만 명까지 추정됐던 고난의 행군으로 돌아갈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VOA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