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어떤소식들이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내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된 불법체류자 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연말 쇼핑 시즌의 소매판매가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미국소매협회(NRF)가 전망했습니다. 미국 원유의 집산지,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 재고량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되는 불법체류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회계연도 미국 안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된 불법체류자가 1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9월 30일로 끝난 2021년 회계연도 기간에 체포한 불법체류자가 7만 2천 명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예년과 비교하면 수치가 얼마나 줄어든 겁니까?
기자) ICE에서 이민 단속과 추방을 맡고 있는 집행∙퇴거운영국(Enforcement and Removal Operations : ERO) 요원들이 지난 2020년 회계연도에 체포한 불법체류자 수는 10만 4천 명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7년~2019년 사이 체포된 불법체류자 수는 연평균 14만 8천 명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는데요. 그러니까 전임 행정부 때와 비교하면 체포된 불법체류자가 절반 정도 줄어든 셈입니다.
진행자) 여기서 말하는 불법체류자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영어로 ‘undocumented immigrants’라고 해서, 서류를 갖추지 못한 외국 국적자를 뜻합니다. 합법적인 경로로 미국에 입국하지 않았거나,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했더라도 비자가 허락한 체류 기간을 넘겨서 불법체류 신분이 된 사람을 말합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 불법체류자 체포 수치가 공식 발표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니고요. 워싱턴포스트가 ICE의 자료를 입수해 26일 보도한 겁니다. VOA 측에서도 ICE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는데요. ICE의 자료가 정식으로 공개한 건 아니지만, 체포된 불법체류자 수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에 이민 옹호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도에 대한 구체적인 반응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워싱턴에 기반을 둔 ‘전국이민포럼’ 측은 ICE의 불법체류자 체포 건수가 줄어든 것은 “좋은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법집행기관이 공공 안전의 위협에 집중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불법체류자 단속이 줄어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없습니까?
기자) 공화당 쪽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불법 이민이 기록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 내 이민법 집행이 급격하게 감소한 점을 지적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인의 권리보다 불법 체류자의 이익을 증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렇게 불법체류자 체포 건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직후, 비시민권자의 추방을 100일간 유예하는 등의 행정 조처를 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 단속을 전담하는 ICE와 세관국경보호국(CBP), 이민 신청을 심사하는 이민서비스국(USCIS) 등이 이민 단속과 체포, 추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개선책을 마련할 때까지 불법체류자의 체포와 추방을 중지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시 행정명령에 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텍사스주가 행정명령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행정명령이 발표된 지 며칠 만에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추방 유예 조처는 연방 이민법에 어긋난다며 연방 법원에 추방 유예 중단 소송을 제기했고요. 텍사스주 연방 법원이 1월 말, 행정부의 조처에 일시 중단 명령을 내린 데 이어 2월에는 행정명령에 대한 무기한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실제로 추방 유예가 시행된 기간은 길지 않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해당 행정명령 외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뒤집으며, 보다 ‘인도주의적’ 방향으로 이민 문제를 다룬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고요. 또한, 신종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법 집행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던 것도 체포 건수가 줄어든 한 가지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에 불법체류자 단속과 관련해 새로운 방침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달 말, 불법체류자 단속 또는 체포 대상을 줄이는 새로운 지침을 내렸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메모에서 국가안보와 공공 보안을 위협하는 이민자들 그리고 최근에 국경을 넘은 사람들을 우선 단속 대상으로 분류해 추방하도록 명령했는데요. 따라서 범죄 전과가 없거나 미국에서 장기 거주한 사람, 고령층 또는 미성년자들의 경우 추방될 가능성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이 지침은 11월 29일부터 발효됩니다.
진행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 방침과는 많이 달라지는 거네요?
기자)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엔 ICE 요원들이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 예외 대상이 없었는데요. 미국에 장기간 체류한 사람이나 범죄자가 아니라도 불법체류자라면 무조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이 곧 시작되는군요?
기자) 네. 미국인들은 11월에 있는 추수감사절과 12월 25일크리스마스 등 명절을 앞두고대대적인 쇼핑에 나섭니다. 그래서 11월과 12월은 미국 소매업체들이 1년 중 가장 큰 특수를 누리는 기간인데요. 올해 연말 쇼핑 기간, 소매 판매가 많이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인들이 올 연말에 지갑을 활짝 열거라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소매협회(NRF)는 27일, 오는 11월~ 12월 연말 시즌의 소매 판매가 작년보다 8.5∼10.5% 증가해, 8천430억~8천5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수년간의 연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작년 연말 시즌에는 소매 판매 규모가 얼마나 됐습니까?
기자) 작년에는 약 7천77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만약 예측대로 소비가 이뤄진다면 최대 약 800만 달러까지 소매 판매가 증가할 수도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소매협회가 어떤 근거로 이런 전망을 내놓았을까요?
기자) 미국 가계의 소득 증대와 더불어 미국인의 저축액이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난 것이 소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소매협회는 분석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인의 저축률은 크게 늘었는데요. 현재 원자재를 비롯해 소비재 가격이 크게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지만, 금전적인 여유가 미국인의 지갑을 열게 할 거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은 ‘물류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컨테이너선들이 입항도 하지 못하고 바다에 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소매협회 측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물품 확보가 될지 걱정은 하고 있지만, 연말 상품 수요는 이례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매협회의 잭 클라인헨즈 선임경제학자는 따라서 “소매업체들이 매장 진열대에 상품을 올려놓을 수 있고, 상품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도착할 수 있다면 올해는 최고의 연말 쇼핑 시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연말 소비 증가에 영향을 줄 또 다른 요소는 없을까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 방역 조처가 완화되면서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매슈 섀이 소매협회 회장은 해외 방문객과 관광객 그리고 미국 소매 판매 간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따라서 해외 여행객 증가는 소매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요즘은 연말 쇼핑 시즌이 빨리 시작되지 않습니까? 쇼핑을 서두르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일부 소매업체들은 이르면 9월부터 연말 할인 행사를 시작하는데요. 다만 올해는 물류난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이 빨리 매진되거나 배송이 늦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섀이 회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도 올해는 연말 시즌을 앞두고 대책을 세워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선적 창고를 추가로 더 확보했고요. 청바지 회사인 ‘리바이스트라우스’나 신발회사인 ‘크록스’ 등은 제품 입항 경로를 물류 정체 현상이 심한 서부 항에서 동부 항구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에 있는 원유의 비축량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에너지정보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27일, 쿠싱의 원유 비축량이 2천730만 배럴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쿠싱 지역에 있는 원유 저장소가 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쿠싱은 미국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오클라호마주의 인구 8천 명가량의 소도시입니다. 이곳에는 300개 이상의 초대형 원유 탱크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총 저장용량은 8천만 배럴에 달합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원유의 집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국제 3대 유종 가운데 미국산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원유 비축량을 통해 원유 가격을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쿠싱의 원유 비축량 변화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른 가격 변화를 생각해 보면 되는데요.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경우에는 가격이 내려가지만,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경우는 가격이 올라가죠. 평소보다 원유 비축량이 줄었다는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지난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초기 원유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을 때는 원유 탱크가 거의 꽉 차는 수준까지 갔었는데요. 이때는 원유 가격이 하락했죠.
진행자) 그럼 쿠싱 원유 비축량이 감소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공급과 수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다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수요의 측면을 살펴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경제가 다시 살아나면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석유, 가스회사 정보기업 ‘케이플러(Kpler)’의 리드 아이앤슨 수석 상품분석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석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재고 감소가 빨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공급 측면에서는 어떤가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감소했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아직 본궤도까지 회복하지 못해 현재 원활한 원유 공급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9년 말, 미국은 하루 1천 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는데요. 최근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1천 150만 배럴이 채 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은 만큼 원유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군요. 실제 최근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증가 추세가 어떤가요?
기자) 에너지정보청이 공개한 미국의 휘발유 평균 소비자 가격의 동향을 살펴보면 1월부터 10월까지 연속해서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갤런 당 2.42 달러이던 휘발유 가격은 지난 5월 3.07달러로 3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3달러를 넘어선 건데요. 이후에도 휘발유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 10월 현재는 3.384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원유 가격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원유 비축량 감소는 단기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지난 두 달 사이 25%나 오른 원유 가격은 앞으로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