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사민당 신승...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중국 귀국

올라프 숄츠(왼쪽 두번째)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비롯한 사회민주당 지도부가 27일 회동에서 전날 총선 결과를 자축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26일 치러진 독일 총선거에서 사회민주당(SPD)이 승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제 총선이 끝나고 누가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캐나다에 구금됐다가 석방된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중국에 도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간첩 혐의로 중국에서 재판을 받던 캐나다인 2명도 석방됐습니다. 이어서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제76차 유엔 총회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26일 독일에서 총선거가 치러졌는데요. 개표 결과가 나왔죠?

기자) 네. 독일 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SPD)이 근소한 차로 득표율 1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사민당 득표율이 얼마나 나온 겁니까?

기자) 네. 25.7%가 나왔습니다. 그 뒤로는 중도 우파 연합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4.1%, 녹색당이 14.8%, 그리고 자유민주당(FDP) 11.5%, 그리고 극우 성향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득표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여당은 기민-기사연합이죠?

기자) 네.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가 소속된 기민-기사연합이 현 연립정부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총선 직전에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사민당과 기민-기사연합이 각축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독일 공영방송 ‘ZDF’가 지난 23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민당 25%, 기민-기사연합 23%, 녹색당 16.5%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사민당은 최근까지도 지지율에서 크게 밀렸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지율이 기민-기사연합에 크게 뒤졌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3달 사이에 지지율을 10%P 반등시키는 저력을 보이면서 결국 총선에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총선에서 승리한 사민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녹색당, 그리고 자민당과 연정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는 총선이 끝난 뒤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유권자들은 세 당이 차기 독일 정부를 구성하라는 뜻을 이번에 명백하게 밝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민당이 단독정부를 구성하지 않는 건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다른 정당들을 끌어들여 과반 득표율을 맞추고 연립정부를 꾸리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를 내세워 장기간 집권했던 기민·기사당 연합이 이번엔 정권을 사민당 연정에 내줘야 하는 처지가 된 건가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독일은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라도 먼저 연정 구성권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당도 연정 구성에 나설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기민-기사연합도 아직 재집권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연정 구성을 주도하는 데 성공하기만 한다면 기민-기사연합이 다시 집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연합 총리 후보도 “항상 가장 득표율이 높은 정당이 총리를 배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민·기사 연합 주도로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면 각 정당의 셈법이 복잡해지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가능한 연정 구성안으로 5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각 정당 간 연정 구성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선택지가 많다면 연정을 꾸리는 데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네. 짧게는 수주에서 길면 몇 달이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12월 성탄절 전에 연정을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 연정 구성에서 가장 주목받을 정당이라면 어디를 들 수 있습니까?

기자) 네. 예상하시겠지만, 역시 자민당과 녹색당입니다. 사민당과 기민-기사연합은 모두 자민당과 녹색당을 우선 협상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극우 성향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은 연정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메르켈 현 총리는 원래 총선이 끝난 뒤에 퇴임하기로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현 정부를 관리해야 합니다.

진행자) 누가 집권해도 이제 메르켈 총리 시대는 저무는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16년을 총리 자리에 있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재직 기간 유럽연합(EU) 안에서 독일의 위상을 굳건하게 하는 등 많은 업적을 쌓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사민당이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사민당 숄츠 후보가 독일 총리가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숄츠 후보는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에 이어 전후 네 번째 사민당 출신 총리가 됩니다.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현재 메르켈 총리 정부 안에서 재무부 장관을 맡고 있습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 중국 선전공항에 도착한 직후 손을 흔들며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를 떠나 드디어 중국에 도착했군요?

기자) 네. 멍 부회장은 전세기를 타고 지난 25일 중국 선전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멍 부회장이 공항에 도착해 “지난 3년 동안 고통 속에 기다렸다”라며 “중국 땅에 도착한 순간 할 말을 잃었다”라고 감회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3년 동안 고통 속에 있다는 건 캐나다에 있었던 기간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멍 부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캐나다에 자택 연금돼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 연방 법무부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미국 송환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미 법무부가 멍 부회장 송환을 요구한 이유가 있었죠?

기자) 네. 미 법무부는 화웨이 계열사가 이란에 금수 품목을 수출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는데. 멍 부회장이 이와 관련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로 그를 기소한 뒤에 캐나다 정부에 송환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멍 부회장 측은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미국 정부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멍 씨 변호인단은 미국 정부가 제기한 위법 행위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캐나다 정부에 멍 씨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설명할 때 캐나다 정부를 오도했고,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멍 씨에 대한 정치적인 발언 탓에 멍 씨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멍 씨의 미국 인도가 불가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멍 부회장 송환 재판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 결국 멍 부회장이 석방된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최근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유예하기로 함으로써 캐나다 법원이 그를 전격적으로 석방했습니다.

진행자) 멍 부회장 문제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캐나다와 중국 사이에 큰 현안이었는데요. 이제 문제가 해결된 셈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줄곧 멍 씨 석방을 요구하면서 미국, 그리고 캐나다와 마찰을 빚어 왔는데요. 이제 멍 부회장이 석방됨으로써 관계 개선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2명도 구금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도 석방됐죠?

기자) 네.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캐나다인 마이클 코브릭 씨와 마이클 스페이버 씨가 석방돼 25일 캐나다에 도착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공항에서 이들을 직접 맞이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두 사람의 기소도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캐나다가 멍완저우 부회장을 구금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두 사람을 기소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을 일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이 중국 사법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멍 부회장을 석방하기 위해 이른바 ‘인질 외교’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제76차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 전경.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제76차 유엔 총회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유엔 정기총회는 올 연말까지 계속되지만, 각국 정상과 대표들이 참석하는 고위급 ‘일반 토의’는 27일로 공식 막을 내리는데요. 이 기간에 있었던 총회 이모저모 한 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흔히 유엔 총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일반 토의’는 올해 21일에 시작해 27일 오후 끝나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사상 처음 화상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대면과 화상 연설을 병행해 그래도 전 세계 여러 주요 정상과 대표가 뉴욕 유엔 본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유엔 총회에 직접 참석한 정상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총회에 직접 참석한 국가 원수나 행정 수반은 100명이 넘습니다. 또 자국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나선 각국의 장관급 인사나 대규모 관계자들이 유엔을 찾으면서지난 한 주간 모처럼 뉴욕은 예전의 활기를 다소 찾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진행자) ‘일반 토의’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나 어떤 규정 같은 게 있습니까?

기자) 원칙상 회원국은 누구나 연단에 설 자격이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주제도 제한하지 않는데요. 그래서 각국 대표들은 이 시간을 자국 정책을 홍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국내외 현안에 대한 입장을 개진합니다. 다만, 유엔 총회 측은 연설 시간의 경우 15분을 넘지 말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간을 넘기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시간 제한은 협조 사항일 뿐, 강제적인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연설 중간 마이크가 꺼진다거나 그런 일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유엔 총회 일반 토의에서 가장 긴 연설을 한 인물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인데요. 1960년 9월 26일 열린 유엔 총회에서 무려 269분, 즉 4시간 30분 가까이 연설하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설 순서는 어떻게 정하는 겁니까?

기자) 전통적인 관례에 따라 브라질이 제일 먼저 발언권을 얻습니다. 이는 1950년대부터 굳어진 관행이고요. 이어서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이 두 번째 발언권을 갖게 됩니다. 그다음은 통상적으로 유엔 총회 의장국에 이어 각국 대표의 위상, 즉 대통령이나 국왕, 총리, 부총리, 장관 등의 직위와 각국이 요청한 날짜, 지역적 안배 등을 고려해 순번이 정해집니다.

진행자) 이번 유엔 총회에 여성 지도자는 몇 명이나 참석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지난 24일로 정상급 지도자들의 일반 토의는 끝났는데요. 21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대면 또는 화상으로 참석한 여성 지도자는 모두 13명이었습니다. 이들 가운데서 제일 먼저 연설에 나선 여성 지도자는 슬로바키아의 주자나 차푸토바 대통령이었는데요. 차푸토바 대통령은 일반 토의 첫날인 21일, 화상 연설을 통해 “여성과소녀, 약자들을 배제한 채 지구를 구할 수는 없다”라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유엔 총회 때와 비교하면 여성 지도자 수에 좀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는 코로나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했는데도 참가한 여성 지도자가 9명에 그쳤습니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4명이 더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